궁중 사극 스릴러의 정수 — 「올빼미」(2022) 리뷰

올빼미(영화) - 나무위키

 

궁중 사극 스릴러의 정수 — 「올빼미」(2022) 리뷰

안태진 감독 / 류준열, 유해진 주연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계에 돌풍을 일으킨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미국·캐나다 전역 50개 이상 도시에서 상영되며 해외까지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개봉 2주 차에 이미 《범죄도시4》의 북미 성적을 앞질렀고, 3주 차에는 《서울의 봄》과 《극한직업》의 기록을 차례로 넘어서며

한국 영화 사상 전례 없는 북미 흥행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한국 사극이 문화적 장벽을 넘어 외국 관객들에게도 통할 수 있다는 청신호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볼 만한 작품이 있다. 왕사남의 흥행을 이끈 일등 공신 중 하나인 유해진이 출연하는 또 다른 사극, 「올빼미」다.

국내에서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이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작품이었기에 해외까지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완성도만 놓고 보면 어느 나라 사람에게 소개해도 부끄럽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작품이다.

 

 

줄거리

「올빼미」는 인조와 소현세자의 죽음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가상의 인물을 가미한 팩션(Fact+Fiction) 영화다.

주인공은 천경수(류준열). 맹인처럼 살고 있지만 사실 완전한 맹인은 아니다.

그는 ‘주맹증’ 환자로, 빛이 있는 낮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어둠 속에서만 희미하게 볼 수 있다.

탁월한 침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내의원 어의 이형익(최무성)에게 발탁되어 궁으로 들어간다.

때마침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김성철)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유해진)는 아들의 귀환을 반기면서도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청나라에서 새로운 문물을 흡수하고 돌아온 세자가, 낡은 왕의 권위를 흔드는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 경수는 소현세자가 살인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진실을 알고 있지만 드러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점점 더 위험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영화 '올빼미' “소현세자의 죽음과 미스터리! 류준열·유해진·최무성·조성하·안은진 출연 작품” < 커뮤니티 < 기사본문 - 한국강사신문

 

Key point

가장 먼저 꼽을 것은 두 주연 배우의 호연이다.

유해진은 그동안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배우다. 《올빼미》는 그런 그가 처음으로 절대권력의 “왕”을, 그것도 아들을 죽인 의혹을 받는 악역을 연기한 작품이다.

친숙했던 그의 얼굴 위에 광기와 공포가 덧씌워지는 순간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는 유해진이 명품 조연에서 본격적인 주연 배우로 완전히 이미지를 굳힌 작품이 바로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 「럭키」의 이례적인 성공이 있긴 했지만.)

그 맞은편에서 대단한 선배 배우에 전혀 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춘 류준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23년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맹증 침술사가 왕세자의 암살을 목격한다’는 흥미로운 소재,

그 소재를 정석적으로 잘 풀어낸 시나리오,

그리고 그것을 백분 살리는 훌륭한 연출,

삼박자가 맞물려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했다. 어둠과 빛을 활용한 시각적 연출, 제한된 시야를 기반으로 한 긴장감 조성 등 스릴러 장르로서의 완성도도 높다.

 

 

Warning point

중심 사건인 소현세자의 죽음이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천경수가 궁에 들어와 적응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지루하다는 평도 일부 있다.

다만 필자는 이 부분이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맹증이라는 독특한 소재 덕에 경수라는 인물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무엇보다 이 전반부의 서사가 없었다면 후반부 사건이 몰아칠 때 감정적 몰입이 훨씬 약해졌을 것이다.

결말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이건 어느 정도 동감한다.

조선의 권력 구조 안에서 경수가 택하는 마지막 선택은, 상식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영화가 2시간을 달려온 방향이 분명하고, 그 메시지를 완성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감안할 만하다.

현실적 개연성보다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 더 크게 남는 결말이라는 뜻이다.

 


 

왕사남을 재미있게 본 외국인이라면 《올빼미》에서 또 다른 맛의 조선 사극을 만날 수 있다.

감동 대신 서늘한 긴장감, 눈물 대신 숨 막히는 스릴. 같은 조선 왕실이지만 전혀 다른 온도의 영화다.

한국 역사에 막 흥미가 생긴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다음 편이 될 것이다.

 

영화 '올빼미', 10만↑ 동원하며 하루 만에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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