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가지는 설득력, 김재환의 찾지 않을게

인생음악을 결정짓는 요인

인생드라마 인생영화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필자가 유일하게 ‘인생작’을 언급할 수 있는 장르는 인생음악이다.

필자의 인생음악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력을 준 것은 단순한 멜로디, 장르가 취향에 맞느냐 보다 목소리의 설득력이었다. 노래의 가사, 멜로디는 자칫하면 비슷해지기 쉬워 표절의혹이 빈번한 상황 속, 그러나 부르는 이의 목소리, 다시 말해 음색 혹은 부르는 스타일은 사람에 따라 고유하기 때문에 음악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측면에서 인생곡으로 뽑을 만하게 목소리에서 울림을 주는 가수는 김재환이었다.

그리고 그의 <찾지 않을게>는 필자의 인생곡인데, 그의 목소리가 가장 잘 드러나고, 어우러지던 곡이다.

 

 

가수가 가지는 설득력

김재환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개인 연습생으로 출연해 실력 하나로 존재감을 증명했고, 워너원 활동을 거쳐 해체 이후에도 솔로 가수로 꾸준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일관되게 느껴지는 건, 화려한 이미지보다 목소리 그 자체로 설득하는 가수라는 점이다.

 

 

김재환 찾지 않을게

<찾지 않을게>는 김재환이 세 번째 미니앨범 2021년 4월 7일 발매된,<Change>의 타이틀곡이다. 변화라는 앨범의 제목처럼, 그는 이 곡에서 익숙한 발라드 문법을 벗어나 K-POP적 감각을 가미한 라틴 팝 사운드를 선택했다.

라틴 리듬을 기반으로 한 기타 라인 및 사운드는 곡에 이국적인 질감을 더하지만, 과시적으로 튀지 않고 전체 흐름 안에서 절제되어 있다.
덕분에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곡은 지나치게 처지지 않고, 오히려 약간의 담담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가사는 이별 이후의 태도에 집중한다. 화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다시 찾지 않겠다고 반복해서 다짐한다. 숨이 막힐 만큼 그리워도, 일상이 무너질 것 같아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그러나 이 다짐은 완전한 단절과는 다르다. 노래 곳곳에는 상대를 쉽게 잊지 않겠다는 고백이 함께 놓이며, 아직 남아 있는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이 곡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모순에 있다. 찾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잊지 않겠다고 인정하는 솔직함. 이별을 미화하지도, 냉정한 척하지도 않는 태도가 노래 전반에 흐른다.

 

 

지나친 감정호소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그래서 닳지 않는 노래

이 감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건 무엇보다 김재환의 목소리다. 필자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김재환의 고음은 억지로 짜내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열리듯 올라간다. 그래서 듣는 사람의 귀가 불편해지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감정이 과해지지도 않는다. 너무 가볍지도,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게 곡의 분위기에 맞춰 정확히 조절된 발성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찾지 않을게〉에서는 그의 부드럽지만 단단한 음색이 라틴 팝 특유의 리듬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고, 문장 사이의 여백을 살리며 노래하는 방식 덕분에 이 곡은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청자는 화자의 선택을 조용히 따라가며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게 된다.

그래서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닳지 않는다. 〈찾지 않을게〉는 김재환의 음악적 변화이자, 그가 어떤 목소리로 감정을 다뤄왔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점이다. 그리고 필자에게는, 감정을 끝까지 소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려준 노래로 남았다.
찾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잊지 않겠다 전하는 이 곡의 가사와 달리
계속 찾게 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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