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 리센느(RESCENE) 디지털 싱글 [Runaway] MV 속 서사에 대하여 ㅣMV 해석

이번 4월 8일, 리센느(RESCENE)가 디지털 싱글 <Runaway>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곡은 리센느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로, 수록곡은 앨범 명의 ‘Runaway’입니다. 함께 공개된 MV는 4월 19일 기준 1900만을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Runaway>라는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살펴보며 해당 뮤직비디오를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본 글은 앨범 소개글을 바탕으로 개인의 견해와 감상 위주로 해석한 글로, 창작자의 의도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글의 해석은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알립니다)

 

1. <Runaway> MV 속 스토리

https://www.youtube.com/watch?v=rsZwrTNklos

 

먼저 <Runaway> MV 속 스토리를 대략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딘가에 갇힌 채 철저히 통제받는 삶을 사는 다섯 소녀들.

어느 날 다섯 소녀들의 일상에, 소녀들의 마음 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며

다섯 소녀들은 결국 이곳을 함께 탈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소녀들은 그간 자신들을 가두었던 세계의 거대한 동력 장치를 멈추고

그대로 빠져나와 숲을 달린다.

숲을 달린 끝에, 다섯 소녀들은 더 이상 자신들을 가두는 세계가 아닌 더 넓은 세계의 아침 해를 마주한다.

 

2. <Runaway>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Runaway>의 향기

MV 속의 서사 구조와 상징들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이번 곡 <Runaway>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리센느(RESCENE)의 그룹명은 ‘장면(Scene)’과 ‘향(Scent)’의 의미를 결합한 것으로, 향을 통해 ‘다시 장면을 떠올린다’는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를 바탕으로 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리센느의 곡들은 ‘음악’뿐 아니라 특정 ‘향’에 대한 키워드가 함께하는데요, 이번 디지털 싱글 <Runaway>의 향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요?

“이번 앨범의 메인 향기 인센스(Incense)’는 스산한 공기 속에 무겁게 가라앉은 침묵과 그 위를 천천히 감도는 연기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다. (중략) 가라앉은 침묵 속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잔향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의 감정과 존재를 정의해 나가는 변화의 시작을 상징한다. 흩어지듯 머물던 자아는 이제 사라지지 않는 향처럼 또렷해지고, 다섯 멤버는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며 더욱 단단한 결속을 만들어낸다. 리센느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들만의 색과 흐름을 찾아가며, 길을 잃지 않고 끝내 원하는 모습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 리센느<Runaway> 앨범 소개글

이번 곡의 중심 향기는 ‘인센스(Insense)’인데요, 이 인센스 향은 ‘수동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의 감정과 존재를 정의하는 변화의 시작을 상징’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흩어지듯 머물던 자아’는 ‘또렷’해지며, 그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색과 흐름을 찾아 끝내 원하는 모습에 도달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모습.

즉, 이번 앨범이 표상하고자 했던 키워드는 ‘수동적이었던 자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또렷이 정의해나가기 시작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MV 서사 <Runaway>의 향기

앞서 뮤비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여러분은 해당 뮤비의 스토리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저는 처음 뮤비를 접했을 때 ‘자신들을 가두고 통제하던 특정 기관으로부터 탈출하여 자유를 찾아 떠나는 다섯 소녀들의 판타지 스토리’ 정도로 받아들였었는데요, 그러나 <Runaway>의 향기 컨셉트에 대해 살펴보고 난 후엔 그 메시지와 뮤비의 스토리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감상을 받았습니다. 지금부터는 <Runaway>의 향기 컨셉트 (메시지)와 뮤비 속 스토리 서사 사이의 연결 고리를 중심으로 MV를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처음 소녀들의 모습을 기억하나요? 소녀들은 모두 어떤 건물에서 철저히 통제받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수업을 듣고, 똑같은 교육을 받으며, 같은 동작을 행하도록 통제받죠.

지금부터는 이 공간(건물)을 ‘그곳’이라고 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곳’에서 소녀들은 철저한 통제 아래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생활을 하며 살아갑니다. 앨범의 전체 컨셉트를 고려해봤을 때 ‘그곳’은 자아, 주체성 없이 살아가는 삶, 혹은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세계(외부적인 요인)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앨범 소개글 속 ‘수동적으로 머무르’던 삶의 모습이죠.

더 이상 수동적으로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의 감정과 존재를 정의해 나가는 변화의 시작을 상징한다.”– 리센느<Runaway> 앨범 소개글

 

그러나 자아도, 주체성도 없는 삶은 사람을 점차 메마르게 합니다. 뮤비 초반, 소녀가 나무 뿌리에 휘감긴 채 소파 속으로 끝없이 침전하는 모습이 연출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나무 뿌리에 붙잡혀 소파 속으로 침전하는 소녀의 모습은 주체성 없는 삶의 무기력함, 그 자체가 가져오는 고통과 답답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소녀는 작은 틈을 통해 벽 너머를 엿보게 됩니다. 벽 너머로는 동력 장치로 보이는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이는 항상 흘러가던 일상 속 새로운 발견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갇혀있던, 언제나 보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갇혀있던 관점 너머의 또 다른 세상을 확인하는 모습)

 

 

항상 반복하던 일상에서 느껴지는 답답함,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견으로 인해 언제나 똑같이 흘러가던 일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이러한 일상의 변화가 소녀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발레 동작을 틀리기도 하고,

공부를 하다가 그대로 뒤돌아 나오기도 하며,

창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이 변화들은 불안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반복되던 일상에 균열이 일어나고, 일으키기도 하면서, 더 이상 같은 일상을 반복하진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소녀들의 마음속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나타냅니다. 이 변화들은 그 자체로 그간의 자아 없는, 주체성 없는 삶을 거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간 소녀들을 통제하고 가두어 주체성 없이 살아가게 만들었던 ‘그곳’의 동력 장치가 꺼지고 모든 불이 꺼져 빛을 잃은 모습.

소녀들은 결국 ‘그곳’을 떠나 바깥의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기로 하는데요, 그런 소녀들 앞을 거대한 톱니바퀴가 가로막습니다. 이전에 벽 너머로 엿보았던 동력 장치입니다. 그러나 소녀는 자신의 발레 슈즈로 톱니바퀴를 멈추고 동시에 ‘그곳’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이는 그간 자신을 자아도, 주체성도 없는 삶에 가두었던 세계에 고하는 종말이자, 자아 없이 살아가던 자신에 대한 작별의 선언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곳’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연히 멈춘 것이 아니라, 소녀가 직접 발레 슈즈를 꽂아 버림으로써 완전히 멈춰버립니다. 때문에 위 장면은 ‘그곳의’ 단순한 소멸이 아닌, 소녀들이 그 세계에 ‘직접 주체적으로 고하는 작별이자 종말의 선언’입니다.

 

‘그곳’을 나와 숲을 달리는 소녀들.

 

‘그곳’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다섯 소녀들이 입고 있는 옷은 모두 하얀 레이스의 원피스이지만 저마다 조금씩 디자인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헤어 스타일부터 옷 디자인, 발끝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동일한 모습이었던 것에 반해 옷에 디자인뿐 아니라 헤어 스타일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비슷해 보일지라도 각자 조금씩 다른 모습입니다. 이는 아주 조금씩이지만 소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 추측됩니다. 자아 없이 살아가던 소녀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저마다의 개성이, 자신다움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숲을 달리고 달려 마침내 산등성이 위로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 햇살을 마주하는 다섯 소녀들.

 

소녀들 앞에 펼쳐진 수많은 산등성이들은 앞으로의 여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막 주체성 없는 삶으로부터 벗어난 것이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또 자신다움을 정의해나가는 앞으로의 여정에는 분명 험난하고 힘든 일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의해나가기 시작한 그 시작점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또 눈부신 한 걸음입니다. 소녀들을 향해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더없이 밝게 빛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 빛 아래의 다섯 소녀들은 앞으로도 자신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다섯 소녀들의 ‘그곳’으로부터의 탈출은 주체성 없이 살아가던 삶으로부터의 도망이자 탈출이며, 자신다움을 찾아가기 시작한 움직임,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점으로 보여집니다.

여기까지 <Runaway>가 담고자 했던 주요 메시지를 중심으로 MV 속 서사를 해석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뮤직비디오는 ‘주체성 없이 살아가던 다섯 소녀들의 자신다움을 찾아가는 첫걸음’을 담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unaway’는 단순한 탈출에 머무르지 않는다.

스스로 선택한 방향으로 나아가며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서 진짜 ‘나’와 ‘우리’를 완성해 가는 이야기다.” – 리센느<Runaway> 앨범 소개글

 

 

향을 통해 풍경을 그려내다, 리센느의 음악 세계

리센느의 음악들은 특정 향에 대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향을 따라가면 마치 과거에 경험해 본 듯한 서사나 풍경이 그려지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되죠. 저는 이처럼 향에 대한 콘셉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사’ 혹은 그 ‘풍경’이 담긴 음악이 리센느만이 가진 음악 세계의 독창성이자, 매력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리센느의 음악은 특정 향에 대한 테마, 그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음악의 무드, 가사,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음악’은 청각적인 체험이지만 그를 통해 이렇게 입체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것이 더욱 신선하고 독특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앞으로 리센느가 그려나갈 입체적인 음악 세계가 더욱 기대됩니다.

 

 

참고 및 활용 자료 출처

더뮤즈 엔터테인먼트 – 리센느 소개란(리센느 콘셉트 소개글 일부 발췌 및 활용)

Re:Scene

더뮤즈 엔터테인먼트 – 리센느 <Runaway> 앨범 소개글 (일부 인용 및 발췌)

https://themuze.kr/Runaway_

https://themuze.kr/discography

RESCENE (리센느) ‘Runaway’ Official MV

RESCENE (리센느) ‘Runaway’ Official MV

You May Also Like...

그때 그 노래 — 2011년, 우리가 듣던 음악

음악은 추억을 부르는 향수다. 특정 음악을 들으면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 이유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들을 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자기 정체성과 과거 회상을 일시적으로 복구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요즘은 숏폼을 통해 추억의 노래들이 다시 바이럴되기도 한다.

본문보기 »

K-POP 숨은 명곡 , 앳하트(atheart) – butterfly doors 리뷰

이번 앳하트의 Butterfly Doors MV는 LA 올 로케이션 뮤직비디오로 미국 LA의 이국적인 배경과 몽환적인 밤의 무드가 곡의 세련미를 극대화한다. 뒤에 부분에서 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의 곡 이야기를 한다면 촬영장소가 LA 유나이티드 시어터(United Theater) 이였는데 ,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이 장소에서 가장 트렌디한 808 베이스 기반의 R&B 곡을 선보였다는 점이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유산 위에서 미래의 팝을 노래한다’는 대비적 연출이 보여지는 부분이었다.

본문보기 »
error: 콘텐츠가 보호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