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콘텐츠: 〈응답하라 1988〉

 

우리는 왜 계속해서 보게 될까? <응답하라 1988>

드라마 홍수 시대에서도 계속해서 찾게 되는 드라마들이 있다. <응답하라 1988>은 계속해서 찾게 되는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11월 6일부터 2016년 1월 16일까지 20부작으로 방영된 ‘응팔’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랑 받는 드라마이다. 최근에는 10주년 특집이 따로 방영했을 정도이다. 시대극은 마음의 향수를 일으킨다고들 하다. 그렇다면 단순히 시대극이라서 꾸준히 사랑 받는 것일까?

 

자극적인 도파민 시대에서 귀중한 힐링물

지금 사회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넘쳐난다. 자극적인 쇼츠, 릴스, 복잡한 장르물 등 일상이 도파민으로 절여져있다. 우리는 단순히 재미를 쫓으며 휴식한다고 하지만 뇌는 피로함을 느낀다. 그래서 힐링물이 꼭 필요하다. ‘응팔’은 악역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거의 없다. 어른들 캐릭터의 동일, 일화, 미란, 성균, 무성, 선영, 재명이나 아이들 캐릭터의 보라, 덕선, 노을, 정봉, 정환, 택, 선우, 진주까지. 다소 밉거나 싫은 캐릭터가 존재할 지 몰라도 악역이라고 네이밍할 수는 없다. 그 시대를 반영하면 자연스러운 행동들을 하는 인물들이거나 어디선가 한 번씩 봤던 인물들이기에 그렇다.

에피소드 구성 자체도 특별한 사건 해결이 아닌 그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이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아이들이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것으로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각박해졌기에 응팔 같은 이야기가 소중한 것이다. 어른들은 추억거리가 생기고 미경험자들은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이다.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응팔 7화 ‘그대에게’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진주가 갖고 싶다는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모든 골목 어른들이 힘을 합쳐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새벽 눈이 오자 제 일 마냥 모두 안타까워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다행히 진주가 말하는 ‘눈사람’은 ‘아이스크림’이었기에 사건은 일단락되며 회차가 끝난다. 지금 흔하게 보이는 장르물 (폭력, 방화, 살인, 사기 등)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시대감이 묻어나는 소품 사용

시대물인 만큼 몰입에 약간의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 그래서 제작진들은 촬영 세트와 소품을 온전히 옛날 것으로 구현했다. 스파게티, 햄, 커피, 코코아통 같은 식품부터 수학의 정석, 카세트 테이프, 자동차, 우표, LP판 등 일상용품까지 작은 소품마저 한 달 이상 걸려도 구해오는 정성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1988년을 겪은 사람이든, 안 겪은 사람이든 모두를 1988년으로 데려다두는 것이다.

 

단순히 추억만 하지 않게 하는 서사적 요소

추억만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것만은 아니다. 1988년대를 겪지 않은 자들,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서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러브라인만 덕선x택x정환, 선우x보라, 정봉x미옥, 선영x무성, 4개가 등장한다. 메인 러브라인인 덕선, 택, 정환의 삼각관계는 최종적으로 18화나 되어서야 상대를 확정을 지었기에 그 전까지 어남류 라인, 어남택 라인으로 시청자가 나뉘어 열혈 응원을 해대었다. <응답하라 1988>은 러브라인 상으로는 아이들 캐릭터의 미성년자 시절과 어른이 된 시점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회차로는 17화 후반부터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정봉x미옥, 선우x보라는 6년을 거친 재결합이고 선영과 무성 또한 자연스레 합쳐지는 것 같았지만 선우의 반대를 겪었다. 그리고 한 골목의 이야기답게 각각의 러브라인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긴밀히 연결이 되어있다. 러브라인을 추리하는 재미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렇듯 <응답하라 1988>의 매력은 다양하고 그 매력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우리는 그래서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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