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자신의 후배 검사들에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알콜 의존증에 걸린 아버지. 몇 년이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단절을 택한 아버지는 딸의 검사 임관 소식을 전해 듣고서야 비로소 방문을 열고, 딸을 마주했다. 몇 년 만에 들어가 본 아버지의 방은 책이며 가구가 한껏 어질러져 있었고, 벽지엔 읽을 수 없는 낙서가 가득 차 있었다.
법은 언제나 옳은가. 법은 언제나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가. 우리는 알고 있다. 법은 옳고 정의로운 대상을 밝게 빛내주는 존재이자
구석에 숨어 숨 쉬는 불의를 향해 무심히 손전등 비추는 존재이며 동시에 증거로 남지 못한 목소리 앞에서는 한없이 차갑게, 침묵하는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법을 동경하고, 법 앞에 동요한다.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은 내 편을 들어주겠지, 법만은 나를 알아봐 주겠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