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우리는 “가장 보통의 존재”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언니네 이발관의 프런트맨이자 보컬 이석원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섬뜩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앨범을 창작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붙여진 제목처럼, 이 앨범은 내내 자신의 존재와 현실에 대해 노래한다. 첫번째 트랙은 앨범명과 같은 <가장 보통의 존재>이다. 이 트랙에서 화자는 자신을 “보통의 존재”라고 이야기하며, 당신의 기억 속에 자신을 남길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잔잔하고 서정적 분위기의 초반부와는 다르게 후반으로 갈 수록 점점 리드미컬해지고 거칠어지며, 가장 마지막 부분은 의도적으로 거칠게 마스터링하는 과정을 거친 로파이로 마무리된다. 이런 전개에 대해 이석원은 의도한 사항 이라고 밝혔는데, “너는 꿈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라는 로파이 직전의 가사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두 번째 트랙은 <그대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이다 이 트랙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직전의 트랙과는 다르게 매우 리드미컬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다음 트랙은 이 앨범 발매 이후 가장 주목받았고, 지금까지 언니네 이발관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는 <아름다운 것>이다. 제목 그대로, 이석원과 언니네 이발관 맴버들은 이 트랙을 만들면서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곡을 만들어보자는 다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무려 1년이란 시간동안 하나 하나 쌓으면서 만들었다는 그들의 이야기처럼, 이 곡의 완성도와 가사는 왜 지금까지 이 노래가 언니네 이발관의 대표곡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대변해준다. 이 두 번째와 세 번째 트랙은 서로 연관이 있는데, 이석원은 두번째 트랙은 가해자의 입장에서, 세번째 트랙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곡 이라고 설명한다.
이후 여러 트랙들이 계속 이어지다가 <인생은 금물> 이라는 곡에 닿는다. 이 트랙은 앨범의 중추를 구성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삶을 살지 아무도 모르기에 태어나는 것을 꺼리라는 전반적인 가사의 내용과 인생을 금물이라 칭하는 제목이 매우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별이 되면 모두가 슬퍼하고 피하고 싶지만, 누군가를 만나 별이 되어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고 언니네 이발관은 노래한다. 이후 하나의 트랙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인 <산들산들>로 이어진다. <산들산들>은 잔잔한 사운드와 덤덤한 보컬로 진행된다. 이 곡은 결국 평범한 사람으로 남는 화자가 자신이 보통의 존재임을 깨닫고, 외로움,슬픔과 함께 자신의 길을 가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이 노래의 전반적인 구성이나 가사는 이 앨범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마무리하기에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이 한국 인디 음악사에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당시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무너져내려가던 한국 인디 신을 소생시킨 작품이기도 하고, 아직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꼽는 앨범이다. 언니네 이발관만의 목소리와 톤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개인적이지만 또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존재>는 그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