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있어 비로소 반짝였던 우리, 다시 빛날 수 있을까. 드라마 〈샤이닝〉

매주 금요일마다 에디터의 마음에 빛을 비춰주는 드라마가 있는데요. 바로 JTBC 드라마 <샤이닝>입니다. 박진영, 김민주가 주연을 맡은 <샤이닝>은 10부작으로, 19살에 만나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재회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는 ‘로코’는 아니지만, <샤이닝>은 가슴 아리면서도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잔잔한 템포로 전개하며 점점 사라지고 있는 ‘멜로’의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드라마 <샤이닝>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지 살펴보겠습니다.

 

 


 

 

인생 남주의 자격을 갖춘 ‘연태서’의 매력

‘인생 남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인생 사진, 인생 음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드라마에서도 ‘인생 남주’라는 말이 있는데요. <샤이닝>의 연태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생 남주’로서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연태서’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우직하게 삶을 살아내는 인물입니다. 조용하지만 약하지 않고, 때론 차가워 보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합니다.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도 슬픔을 티 내지 않고 오히려 밤에 홀로 조용히 눈물을 삼키는 편입니다. 소년 가장으로서 다리를 다친 동생 ‘희서’를 살뜰히 챙기며, 무릎이 불편한 할머니 걱정에 잠 못 이루는 그런 인물입니다. 사랑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말을 하지 않아도 어디에 있는지 눈치채며 그곳으로 뛰어가기도 하고, 상대방의 일방적인 헤어짐 통보에도 화를 내거나 꼬치꼬치 캐묻기보단 ‘그럴 이유가 있겠지’ 하며 오롯이 이별을 받아들입니다. 상대방의 꿈을 누구보다도 응원하고 힘들 때면 곁에서 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나보다는 남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 ‘연태서’의 삶을 지켜보며 시청자들은 ‘연태서’에게 마음이 기울게 됩니다. 그에 대한 ‘측은지심’과 더불어 평탄하지 않는 삶을 꿋꿋이 살아내는 모습, 그럼에도 온 힘을 다해서 한 인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연태서’라는 인물을 ‘인생 남주’에 또 한 번 추가하게 됩니다.

 

 

 

‘지하철’이라는 공간의 상징적인 의미

<샤이닝>에서 ‘지하철’은 상징적인 소재로 작용합니다. 주인공들의 추억이 녹아있으며, 또 주인공들의 재회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지하철이라는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또한 그들에게 중요한 곳으로 자리 잡습니다.

19살 태서와 은아는 함께 서울을 방문해 ‘동작역’에서 한강을 바라보는데요. 동작역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비록 작은 창을 통해서였지만, 이 추억이 그들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추억은 두 사람에게는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순간이 되기도 했죠.

또한 ‘태서’는 해외 지사 발령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대기업의 프로그래머를 그만둔 후, 지하철 4호선의 기관사가 되는데요. 지하철 기관사는 항상 정해진 노선을 향해 운행하며 서울이라는 도시를 벗어날 수 없는 특성을 가지는데, 이러한 직업의 특성이 ‘태서’의 삶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항상 동일한 자리에서 별다를 것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태서’가 ‘지하철 기관사’를 직업으로 삼은 건, 어쩌면 일찍부터 정해진 운명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은아’는 4호선 역사 내에서 지하철 안내방송을 듣고, 그 목소리가 ‘태서’임을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10년이 지나도 또렷하게 태서의 목소리를 알아차리는 은아와, 그런 은아를 봤지만 다음 역으로 출발해야 하는 ‘태서’의 어긋남은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과 아련함을 선사합니다. 이 사건을 통해 비로소 10년 만에 처음 마주하게 된 두 사람은 재회의 불씨를 지피며 스토리의 진행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잔잔함에 마라 한 스푼, 예상치 못한 얼얼함

흔히 멜로 드라마는 ‘잔잔하다’는 평이 많은데요. <샤이닝>에는 잔잔함 속 마라맛 같은 사건과 관계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은아의 새엄마인 ‘소현’이 본격적인 결혼 전에 파트너가 따로 있었다거나, 이제 막 수능을 끝낸 고등학생이 부모님 몰래 집 안에서 진한 키스를 한다거나,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한 ‘소현’이 피임은 했냐고 물어보는 등의 직설적인 에피소드들은 <샤이닝>을 결코 잔잔하기만 한 드라마로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다소 파격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알고 보면 마라맛 드라마’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등장시키기도 합니다. 슴슴한 국물에 마라 한 스푼, 예상 못했던 매콤함과 얼얼함이 시청자들의 입안을 휘감습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두 사람의 관계에 결코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두 사람의 사랑이 순탄하지 않을 것을 암시합니다.

 

 


 

 

<샤이닝>은 현재 6화까지 방영되었는데요. 종영까지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은아’와 ‘태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의 사랑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풋풋한 청춘에서 어엿한 어른이 되어 재회한 두 사람, 과연 마지막까지 서로를 밝게 비춰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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