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팬들이 좋아하는 무대 의상 중 교복이 있다.
특히 대부분 신인 시절 청량한 노래에서 많이 착용하는데, 교복 착장은 학생들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풋풋함’과 ‘밝은 느낌’을 극대화시켜준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어둡고 슬픈 사랑 노래에 교복을 컨셉으로 한 앨범이 있다.
바로 2023년 발매된 보이그룹 TNX의 미니 2집 [Love Never Dies]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다. TNX라는 팀도 멤버도 잘 모르던 시절, 오로지 음악과 컨셉만으로 나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 앨범은 10대와 20대의 아픈 청춘과 사랑, 이별을 주제로 한다. 특히나 앨범의 모든 트랙이 같은 주제를 다른 음악으로 소화한다는 점, 그리고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순서대로 듣다 보면 이별의 아픔에 대한 감정이 마치 기승전결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강해, 단순히 다양한 여러 노래를 담기 위해 앨범을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가진 앨범을 완성하기 위해 곡이 하나하나 만들어진 듯한, 완성도 높고 서사가 제대로 주입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앨범을 설명할 때는 1번 트랙부터 차례대로 한 곡 한 곡 톺아보고 싶다.

1. Love Never Dies
앨범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인트로 곡이다. 가사가 없는 음악으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이 음악들은 뒤 트랙의 반주들이다. 각기 다른 트랙의 멜로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를 미리 암시한다.
2. I Need U
정식으로 앨범이 발매되기 전 뮤직비디오와 함께 선공개된 첫 번째 타이틀 곡이다. 흔한 K-POP 타이틀 곡과는 조금 다르게, 비교적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곡이다. 가사에서는 이별 후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가사가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TNX 음악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대중성 있고 K-POP 팬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듣기 좋은 멜로디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사라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난 1만 바라본다”, “나 혼자 또 과몰입 했던 드라마는 아니었기를 또 빌지” 가사에서 메시지를 읽지 않았음을 뜻하는 ‘1’, ‘과몰입’과 같은 단어는 기존 이별 노래에서는 흔히 등장하지 않았던, 10대 20대들의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요소를 넣은 점이 잔잔한 노래를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참신하고 다른 세대가 아닌 1020세대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3. Love Or Die
두 번째 타이틀 곡이자 TNX의 대표곡이라고 할만큼 가장 유명한 곡이다. 앞 트랙인 ‘I Need U’가 잔잔하고 조용하게 상대방을 그리워했다면, 이 곡부터는 상대방에 대한 원망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Or Die”라는 표현은 흔히 “~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라는 뜻으로, 죽기 살기로 임하겠다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Or 앞에 있는 것에 대한 의지와 각오를 다짐하는 것으로, 그만큼 앞 단어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인 것이다.

하지만 이 곡에서는 Or 앞의 “Love”보다는, 뒤의 “Die”가 더 강조되는 듯한 느낌이다.
나에게는 사랑이 아니라면 죽음만큼 극단적인 고통밖에 없는데, 과거의 사랑이 없기에, 결국 남은 것은 죽음, 즉 이별의 아픔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으로 느껴진다.
멜로디도 비교적 격해지고, 특히나 가사에서 참신하면서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가장 반복되고 핵심적인 가사는
‘넌 날 망쳐가, 좋은데 아파, 이제 넌 내게 Waste 지워버려도 돼’ 인데,
상대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별의 고통이 너무나 크기에 그 원망과 아픔이 큰 듯하다.
이에 더해 가장 인상 깊었던 가사는
‘우리 서로 나눈 메시지를 봐
대체 이게 사랑 아니면 뭔데’
‘착각한 게 아니라니까 사랑이라니까’
이다. 이별뿐만 아니라 짝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감정을 참신하게 표현하면서도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듯한 생각을 정확히 짚은, 공감도가 굉장히 높은 가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곡은 타이틀 곡인만큼 뮤직비디오와 무대 영상 또한 많은데, 교복과 학교를 컨셉으로 아픔을 노래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교복 = 10대 = 청량’이라는 공식을 깨 신선함과 동시에 청춘의 아픔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단순한 교복 컨셉을 넘어 뮤직비디오의 분위기와 미감 또한 감성적으로 잘 담겨서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I Need U”와 같은 배경, 같은 의상으로 다른 두 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점이 동일한 컨셉과 배경을 강조하여 앨범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했다고 생각한다.

4. Wasn’t Ready
“Wasn’t Ready”는 랩과 보컬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멤버 성준의 음색이 예쁘게 담긴 곡이라고 생각한다. “I Need U”와 비슷하게 잔잔한 멜로디로 상대방을 아직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곡인데, SNS에 남아있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서서히 마음의 정리를 해가는 과정을 풀어냈다고 한다.
5. Slingshot
앞의 곡들이 기승전결의 ‘기’와 ‘승’에 해당했다면, 이 곡은 ‘전’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잔잔한 느낌이 강했던 앞의 곡들과 달리, 이 곡은 퍼포먼스가 강한 댄스곡 스타일이다. 프로듀싱에 참여한 멤버 은휘의 말에 의하면, 앨범을 제작할 때 잔잔하고 사랑스러운 곡이 많았기에,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넣어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제작된 노래라고 한다. 퍼포먼스를 위해 만들어진 곡일지라도, 오히려 상대를 원망하는 감정의 극한까지 표현한 듯한 이 노래가 있기에, 앨범의 서사가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네 머릿속에 그려 놓은 보기 좋은 이별 네 꿈에서나 꿔 No 그딴 건 없어’, ‘괴로워 괴로워 너란 사람 내겐 너무 괴로워 끝내버려 이제는 해로워 해로워 해로워’ 와 같이, 가사 또한 이전 곡들보다 세고, 이제는 상대방을 정말로 잊을 듯한 다짐과 마음이 느껴진다.
6. 따따따 (Short Ver.)
마지막 곡은 멤버 은휘가 단독 작사, 작곡, 편곡한 ‘따따따’이다. 제목은 모스부호를 묘사한 것인데, 이는 모스부호를 통해 사랑의 시그널들을 주고받다 그 신호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마지막에 끝맺음을 하는 모습을 그려냈다고 한다.
‘내가 보낼 수 있는 삼박자’ ‘너를 향해 매일 맞추는 박자’ ‘네겐 너무 초라한 나니까’ ‘눈이 부셔도 멈추지 않을 거야’ ‘멀리 왔어 난 자그만 빛이 되어 남았고 그거면 돼 알아줬으면 했어’
빛을 깜박여 신호를 보내느라 눈이 아파도 멈추지 않고 알아주기만 했으면 한다는 마음은,
아무리 미워하고 원망했더라도, 그럼에도 여전히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 것 아닐까. 감정의 극한까지 갔던 원망이 무색하게도, 결국은 “Love Never Dies”인 것이다.

타이틀 곡 “Love Or Die”는 더 이상 “Love”가 없기에 남은 유일한 “Die”를 뜻함에도 결국 앨범은 [Love Never Dies]이다. 날 망쳐가는 널 원망함에도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 그리움을 남긴 것이다.
뛰어난 미감의 교복 컨셉과 음악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이 앨범은 밝은 청춘 뒤에 숨겨진 사랑의 그림자를, 음악을 통한 서사로 완성시켰다. 음악성과 컨셉, 깊고 탄탄한 메시지까지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컨텐츠로도 제작된 이 앨범의 세계관은 TNX의 다음 앨범인 [BOYHOOD]까지 연결되니,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TNX는 작년 발매한 [For Real?]과 올해 1월 발매한 [CALL ME BACK]에서 또 다른 사랑을 노래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라는 흔한 소재를 자신들만의 음악과 메시지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생각해, 앞으로 이런 사랑 얘기를 제대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력 또한 뛰어나니, 더 많은 사람에게 이들의 음악이 닿기를, 또한 이런 훌륭한 앨범이 또다시 탄생하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