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귓가에 맴도는 웃음소리, 〈채널 소녀시대〉가 남긴 것

리얼리티 예능은 늘 큰 숙제가 있다. “어떻게 하면 출연자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주게 할 것인가?” 2015년 온스타일에서 방영된 <채널 소녀시대>는 그 해답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원래는 멤버들이 각자 채널을 개설해 조회수로 경쟁하는 포맷이었으나, 결국 ‘소녀시대’라는 대체 불가능한 관계성이 포맷을 이기고 리얼리티의 정점을 찍어버린, 예능 제작진에게는 일종의 ‘기분 좋은 사고’ 같은 프로그램이다.

 

 

<채널 소녀시대>는 소녀시대 8인이 완전체로 출격하는 최초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소녀시대가 누구인가 하면, 2007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한 대한민국의 8인조 걸그룹이다. 걸그룹 교과서라 불리는 <다시 만난 세계>부터 초메가 히트곡 <Gee>, <소원을 말해봐>까지. 데뷔 초부터 탄탄한 팬덤력을 쌓아감과 동시에 인기 걸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이후 <I GOT A BOY>, <Mr.Mr.>, <Lion Heart> 등의 곡들을 연달아 모두 히트시키고, 방송,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엄청난 인기와 파급력을 이끌며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소녀시대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아이돌 음악을 전 세대로 확장시킨 K팝 글로벌화의 주역.”이라고 전했다. 2024년 스타뉴스의 전 국민 대상 설문 조사 의뢰 결과 ’21세기 가장 사랑받은 K팝 걸그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내가 이 작품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유는 거창한 구성 때문이 아니다. 멤버들이 마트에서 시끌벅적하게 장을 보고, 풀장 앞에서 유치한 게임 하나에 목숨 걸며 웃고 떠드는 그 ‘무해한 풍경’ 때문이다. 예능팀원으로서 소위 ‘각 잡힌’ 코너보다, 출연진이 진심으로 즐거워할 때 터져 나오는 에너지가 시청자에게 얼마나 큰 힐링을 주는지 이 작품을 통해 체감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와서 좋았던 것을 넘어, 당대 최고의 아이돌이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20대의 핫 키워드를 공유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시각적 즐거움과 대리 만족을 선사했다. 예쁜 언니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노는 것, 예능이 줄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즐거움에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또한 <채널 소녀시대>는 나에게 아주 큰 힐링이었다. 그 방송을 보고 있으면 그저 행복했다. 또한 왠지 모르게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특히 지금, 이 작품은 나에게 단순한 추억 팔이 이상의 영감을 준다. 사실 제작진이 준비한 ‘조회수 경쟁’이라는 포맷이 멤버들의 ‘찐친 케미’에 묻혀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실패한 기획이 아니라 오히려 레전드 회차들로 남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제작진이 출연자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포맷을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현장의 유연함’을 가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시간이 10년 넘게 흘렀어도 지치고 힘들 때면 <채널 소녀시대> 속 멤버들의 웃음소리를 떠올리곤 한다. 출연자가 행복해야 보는 이도 행복하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운 ‘건강한 에너지’를 내가 만드는 콘텐츠에도 담아내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아이돌 리얼리티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예능이 가진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인시켜 준 소중한 인생작이다.

 

 

<참고자료>

소녀시대 ‘X’ 공식 홈페이지

<채널 소시> 방송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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