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SPAGHETTI’ 리뷰, ‘이빨 사이에 낀 스파게티’의 의미는?

르세라핌이 약 7개월 만에 돌아왔다. 싱글 1집의 타이틀곡 ‘SPAGHETTI’는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발매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얼터너티브 펑크 팝(Alternative Funk Pop) 장르로, 펑키한 리듬과 유머러스한 가사, 거친 보컬이 어우러진 곡이다. 제목처럼 머릿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자신들의 존재를 ‘이에 낀 스파게티’에 빗대어 표현하며, 르세라핌 특유의 자기확신과 실험정신을 드러낸다.

사쿠라와 허윤진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제이홉의 여유로운 랩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발매 이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빨 사이에 낀 스파게티라는 가사가 너무 신선하다”, “듣고 나서도 계속 생각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소 기괴하고 웃긴 표현이지만, 결국 모두가 그 표현을 기억한다는 점에서 르세라핌의 전략은 성공적이다.

‘SPAGHETTI’는 르세라핌의 음악적 세계가 한층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펑키한 기타 리프와 묵직한 베이스가 중심을 이루며, 멤버들의 보컬이 자유롭게 리듬을 타고 흐른다. 이전보다 훨씬 거칠고 솔직한 음색이 두드러지고, 완벽히 다듬은 보컬 대신 생동감 있는 질감이 살아 있다. 후렴구의 시작부터 “이빨 사이에 낀 SPAGHETTI”라는 가사가 가사의 내용에 집중을 한층 더하는 트리거가 된다. 또한 “Eat it up, eat it, eat it, eat it up”이라는 구절이 한국어 ‘이래라, 이래이래라’처럼 들린다는 언어유희적 해석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듣는 사람의 귀에 따라 두 언어가 겹쳐 들리면서, 마치 “우릴 이렇게 소비해, 이렇게 따라 해봐”라는 메시지를 풍자적으로 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제이홉의 랩이 더해지며 이러한 리듬감이 더욱 뚜렷해지고, 음악 전체에 재치 있는 긴장감을 부여한다.

‘SPAGHETTI’는 르세라핌이 세상의 평가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낀 스파게티처럼 네 머릿속에 남는다”는 가사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자신들의 존재감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는 선언문에 가깝다.

이 곡에서 르세라핌은 미움과 호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싫은 음식도 계속 먹다 보면 손이 간다”는 메시지처럼, 낯설고 불편한 감정조차 결국 익숙해지고, 빠져들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허윤진과 사쿠라가 작사에 참여한 가사에는 “누가 뭐래도 우리 식으로 만든 맛이 있다”는 자기 확신이 뚜렷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가사가 너무 기발해서 계속 생각난다”, “이상하게 자꾸 듣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SNS에서는 ‘SPAGHETTI’ 커버 영상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르세라핌은 음악을 넘어 하나의 밈과 감각적 언어를 만들어내며, 대중이 스스로 그들의 세계관을 즐기게 한다.

‘SPAGHETTI’의 뮤직비디오는 르세라핌의 독특한 미학을 시각적으로 완성한다. 붉은 토마토소스, 면발, 접시, 주방 조명 등 익숙한 요소들이 강렬한 색감과 과장된 세트 속에서 뒤섞이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키치한 비주얼이 주는 혼란감이 오히려 곡의 메시지와 완벽하게 어울린다. 스파게티를 먹는 장면을 배경으로 한 안무 신에서는 크로마키 편집을 활용해 비현실적인 질감을 더했고, 장면 곳곳에는 B급 감성을 키치하게 풀어낸 연출이 인상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멤버들의 스타일링도 눈을 사로잡는다. 일부 무대 영상에서 허윤진은 눈썹을 완전히 지워버린 메이크업으로 등장해 독특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채원은 머리를 밝게 탈색해 스파게티 소스가 묻은 면발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을 연출했고, 사쿠라는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며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세 멤버의 과감한 변화는 이번 콘셉트의 실험성과 예술적 의도를 극대화한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신선함이 돋보인다. 후렴구에서 홍은채가 토하는 듯한 안무를 선보이는 장면은 무대의 압도적인 하이라이트다. 실제로 보는 순간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는다. ‘먹고, 넘기고, 다시 토해내는’ 동작은 중독과 순환이라는 곡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음악적 메시지와 시각적 이미지가 하나로 맞물린다.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과 매혹이 동시에 일어나는 순간이다.

르세라핌은 이번 ‘SPAGHETTI’를 통해 음악, 언어, 비주얼, 안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냈다. 유머와 실험, 도발과 예술이 한데 섞인 이 곡은 단순한 K-pop 싱글을 넘어 하나의 퍼포먼스 아트로 느껴진다.

‘SPAGHETTI’는 르세라핌이 지금까지 구축해온 세계를 한 단계 확장한 작품이다. 완벽한 아름다움보다 낯선 에너지와 솔직함을 선택했고, 그 결과는 놀라울 만큼 강렬하다. 듣는 순간 웃기고, 두 번째엔 생각하게 되고, 세 번째엔 결국 따라 부르게 된다. 이 곡은 “불완전함 속에서 완벽함을 창조한다”는 르세라핌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다. ‘이에 낀 스파게티’라는 비유는 결국,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겠다는 선언이자 자신감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대로, 듣고 나면 머릿속에 단단히 끼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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