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 투바투의 진심을 담은 앨범 리뷰

 

 

 

1. 7년의 궤적이 빚어낸 성찰의 고요함

2026년 4월 13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수빈, 연준, 범규, 태현, 휴닝카이)가 미니 8집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로 우리 곁을 찾았습니다. 이번 신보는 지난 2025년 8월, 멤버 전원이 빅히트 뮤직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팀의 영속성을 증명한 뒤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릅니다. 앨범명에 명시된 ‘7TH YEAR’는 팀이 걸어온 물리적인 시간을 넘어,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심리적 파동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앨범의 핵심 메타포인 ‘가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려한 무대 위 조명 뒤편에서 다섯 멤버는 외부의 엄격한 시선과 미래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 끊임없이 찔려왔습니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마주한 재계약이라는 갈림길은, 그들에게 축복인 동시에 거대한 공허함이었을 것입니다. 앨범 제목인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는 바로 그 휘몰아치던 불안의 폭풍이 지나가고,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기적 같은 고요함을 상징합니다. 8년 차 그룹으로서 마주한 현재를 외면하지 않고, 가장 아픈 곳을 꺼내어 음악으로 치유하려는 시도가 앨범 곳곳에서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그동안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꿈의 장’부터 ‘별의 장’에 이르기까지 한 소년이 세상과 충돌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한 편의 판타지 소설처럼 유기적으로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그 어떤 시리즈보다 특별합니다. 다섯 멤버가 더 이상 관찰자의 시선이 아닌, 직접 화자가 되어 자신들의 해묵은 속마음을 가감 없이 꺼내놓기 때문입니다. 앨범의 메인 테마 기획부터 수록곡 작업까지 멤버들의 손길이 깊숙이 닿아 있으며, 이는 실제 삶에서 길어 올린 고민들이기에 그 어떤 은유보다 진정성 있는 무게로 다가옵니다.

 

2. 트랙별 심층 음악 리뷰: 실험적 사운드에 담긴 진솔한 고백

이번 앨범의 진가는 각 트랙이 가진 독창적인 사운드와 그 안에 숨겨진 서사의 조화에서 드러납니다. 실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으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여섯 개의 트랙을 면밀히 살펴봅니다.

 

https://youtu.be/DvX-KLIrP60?si=rUiheF0tKnwFN0hj

 

① Bed of Thorns

‘네가 만든 침대이니 네가 누워라(You’ve made your bed, now lie in it)’라는 서구권 관용어에서 착안한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이는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를 설령 고통스러울지라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성숙한 수용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음악적으로는 날카로운 아르페지오 신디사이저의 질감과 드럼머신의 둔탁한 울림이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일렉트로닉 곡입니다. “찬란히 흐르는 tears 내 가시덤불을 적셔”라는 가사는 고통을 성장의 양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시적으로 드러냅니다. 지난 어제와 다가올 내일 사이, 잠시 멈춘 시공간 속에서 자신을 직면하는 남다른 깊이가 느껴지는 오프닝 곡입니다.

 

https://youtu.be/jOnLqqDRfY4?si=LWZk-cC9kFSkn3Wd

 

 하루에 하루만 더 (Stick With You) [TITLE]

미니 8집의 타이틀곡으로, 중독적이고 파워풀한 후렴구가 귀를 사로잡는 일렉트로 팝 장르입니다. 빈티지한 909 드럼 사운드에 테크노 펑크 요소를 가미해 사운드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가사는 이별을 준비하는 상대와 관계를 놓지 못하는 애절한 마음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감정은 역설적으로 ‘꿈’이라는 가치를 붙잡고 나아가겠다는 멤버들의 집념과 닮아 있습니다. 재계약 이후 새로운 출발선에 선 팀의 현재와 맞닿아 있는 이 곡은, 청춘 서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성숙한 사랑과 의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배우 전종서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내면의 불안이 결국 자신에게서 비롯됨을 깨닫는 영화적 서사를 전달하며, 손으로 루프 기호를 그리는 텃팅 안무는 무한히 함께하고 싶은 간절함을 시각적으로 완성합니다.

‘하루에 하루만 더 (Stick With You)’ 뮤직비디오는 흥미로운 서사가 특징입니다. 다섯 멤버가 각기 다른 상황 속에 놓인 한 인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계속 불안에 사로잡히고 결국 마지막에는 그 감정의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 같은 내러티브와 세련된 연출이 어우러져 곡의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역시 곡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손과 팔의 관절을 이용한 텃팅 동작으로 ‘하루에 하루만 더’라는 가사를 강조하는 포인트 안무가 눈에 띕니다. 특히 손으로 루프 기호를 표현한 동작은 하루에 하루를 더 붙잡아 무한히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TDXYipW4fA?si=cTMsRsfjA_zsjLK1

 

③ Take Me to Nirvana (feat. 万妮达 Vinida Weng)

업비트한 리듬 위에 섬세한 사운드 레이어가 중첩된 일렉트로 팝 곡입니다. 중독적인 그루브는 불확실한 감정들을 내려놓고 온몸으로 해방감을 느끼는 자유의 순간을 그려냅니다. “모든 번뇌 그 너머 맘의 허물을 벗어”라는 가사는 스스로를 옭아매던 압박감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중국 아티스트 비니다 웡의 피처링은 곡에 이국적인 색채와 독특한 개성을 더하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향하는 글로벌한 음악적 확장을 증명합니다.

 

https://youtu.be/LpOFAv6aed8?si=x8LdvD-Z6yh-JsWg

 

④ So What

지난 7년 동안 활동하며 느꼈던 불안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위트 있게 풀어낸 곡입니다. “호불호가 좀 갈려도 so what”, “노력이 날 배신해도 so what”, “우린 걍 해 하고 싶은 음악 내 곁에 있어준 그 모든 사람들을 모아” 등 직설적인 가사는 8년 차 그룹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한 자아를 보여줍니다. 연준이 작사와 작곡에, 태현이 작사에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으며, 독특하고 힘 있는 비트 위에 거친 랩과 자유로운 코러스가 어우러지는 신스 펑크 장르의 노래입니다.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주체성이 돋보입니다.

 

https://youtu.be/JnSqh9VJ0Yc?si=YKRdFcCWFOkpTaBW

 

⑤ 21st Century Romance

서정적이고 아련한 정서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알앤비 곡입니다. 휴닝카이가 멜로디 작업에 참여해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곡 전반에 녹여냈습니다. 공허한 소음으로 가득한 디지털 시대에도 내면의 본질적인 신호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광활한 공간감을 살린 사운드 디자인은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리스너들을 깊은 사유의 공간으로 안내합니다.

 

https://youtu.be/UqAxgRXFINA?si=sggj4NAue06OMTa1

 

⑥ 다음의 다음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내일을 향한 호기심과 설렘이 우리를 전진하게 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전자 사운드가 매력적인 얼터너티브 팝 곡입니다. “아파 올수록 더 크게 쉬는 숨 헤맨다 해도 나의 궤적을 그려”라는 가사는 수빈이 직접 작사하여 위로와 다짐을 동시에 전합니다. 거친 베이스와 강렬한 신디사이저, 빈티지한 질감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실험적인 음악을 완성한다. 힘 있게 밀어붙이는 드럼은 곡의 희망적인 분위기를 배가합니다. 재계약 후 새롭게 시작하는 현재와 맞닿은 정서가 앨범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3. 전체 감상평

이번 미니 8집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구축해온 거대한 서사적 세계관을 지나, 마침내 아티스트 본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기록입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찔려왔던 ‘가시’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 비주얼과 음악의 핵심 테마로 활용한 점은 이들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일렉트로닉, 신스 펑크, 알앤비 등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면서도 ‘불안 속의 성장’이라는 일관된 정서를 유지한 음악적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무엇보다 전 멤버가 곡 작업에 참여해 재계약 시점에 느꼈던 실제 고민을 음악적 실험으로 치환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단순한 상업적 결과물이 아닌, 하나의 예술적 고백록으로 다가옵니다. 바람이 멈춘 고요한 자리에서 다시 출발선에 선 이들이 보여주는 ‘다음의 다음’은 이제 불안이 아닌, 스스로 개척한 찬란한 궤적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하는 앨범입니다.

*이미지 출처: BIGHIT MUSI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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