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끈 MZ세대가 영지의 식탁으로 모이는 이유: ‘차쥐뿔’ 시즌 4 분석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하 차쥐뿔)>이 드디어 시즌 4로 돌아왔습니다. 동영상 50개로 구독자 400만 명, 1000만 조회수가 넘는 동영상만 18개, 나머지 영상들마저도 몇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브계 술방 1인자 <차쥐뿔>. <차쥐뿔>은 래퍼 이영지의 집에서 게스트와 이영지가 술을 마시며, 취중진담을 나누는 방송입니다. 지난 5월 1일, 시즌 4의 첫 에피소드가 베일을 벗자마자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공개 단 이틀 만에 조회수 240만회를 돌파한 이 수치는, 단순히 웹 예능을 넘어 대중이 좋아하는 ‘날것의 토크’에 대한 갈증을 보여줍니다.
기준 TV 방송 미디어가 정교하게 짜인 대본과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할 때, <차쥐뿔>은 친숙한 공간과 ‘술 한 잔’이라는 보편적인 매개체로 시청자의 심리적 문턱을 낮췄습니다. 저 또한 <차쥐뿔> 36화가 공개되자마자 시청했는데요, 게스트는 여자의 악마, 에스파 닝닝이었습니다.


먼저 <차쥐뿔>의 공간 변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래도 높은 조명과 카메라 군단이 위압감을 주는 기존 토크쇼와 달리, 좁은 식탁과 아기자기한 안주들로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했던 방송인데요. 이번 시즌은 이영지의 할머니 댁에서 진행이 됩니다. 이영지가 실제로 20년간 살았던 집이라고 하죠. 실제로 친구도 많이 초대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시청자는 마치 친구의 할머니 집에 놀러 간 듯한 느낌을 받으며, 술자리를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강한 밀착감을 경험합니다. 결국 이 콘텐츠의 핵심은 연예인의 화려함이 아닌, 여전히 그 공간이 주는 친밀감에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이 콘텐츠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단연 호스트 이영지입니다. 그녀는 단순한 진행자를 넘어, 게스트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번 영상에서 말하죠. “사실 저희 그렇게 안 친해요.” 닝닝과 이영지 둘다 2002년생으로 동갑이지만, 생각만큼 친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영지는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만남에서도 특유의 높은 텐션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동시에, 상대의 진지한 고민에는 깊게 몰입하는 공감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번 화에서도 닝닝과 인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결국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시즌 4의 화려한 귀환은 오늘날 ‘방송 예능’의 정의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더 이상 시청자들은 채널 번호나 정해진 편성 시간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움직이는 기준은 오직 하나, ‘지금 나를 가장 즐겁게 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콘텐츠인가’라는 본질적인 가치입니다. 이틀 만에 240만 명의 선택을 받은 이 현상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거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 대작 예능들 사이에서, 단출한 식탁 하나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차쥐뿔>의 성공은 결국 ‘진정성 있는 소통’이야말로 콘텐츠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시사합니다.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시즌 4가 이어갈 앞으로의 여정이 단순히 조회수 기록 경신에 그치지 않고, 또 어떤 새로운 예능의 문법을 제시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TV 앞에 앉는 대신, 영지의 식탁에 초대받기를 기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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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데뷔하고 2017년에 해체한 걸그룹 I.O.I (아이오아이)를 아는가? 최근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아이오아이가 재결합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10년 전 오직 약 8개월 활동했음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 팀, 사실 당신이 뽑았을지도 모른다. 한국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을 일으켰던  ‘프로듀스 101’ 시즌 1이 그들의 시작이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하루 종일 ‘픽미 픽미 업’을 불러댔다. 그 뒤엔 ‘얌얌’. ‘핑거 핑거팁스’. 피구를 하며 불렀던 기억이 있다.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내가 걸그룹을 만드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니. 그리고 생각했다. ‘세상엔 자신의 꿈이 간절한 사람이 많구나.’     ‘프로듀스 101’은 Mnet에서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방영한 11부작 예능이다. 50여 개의 기획사에 소속된 101명의 여자 연습생 중, 서바이벌을 통해 살아남은 11명만이 새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모든 방식은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 말 그대로 오로지 시청자의 투표로만 만들어지는 걸그룹이었다.    레벨 테스트, 그룹 배틀 평가, 포지션별 심층 평가, 콘셉트 평가, 데뷔곡 평가를 거치며 총 4번의 순위 발표식이 이루어진다. 완벽한 고음을 뽑아내고 엔딩 요정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그룹 배틀 평가 <다시 만난 세계>, 그 시절 장기 자랑에 무조건 있었던 포지션 평가 <BANG BANG>,  명곡이라 불리는 콘셉트 평가 <같은 곳에서>까지.     또한 ‘프로듀스 101’ 시즌 1 이후로 프로듀스 시리즈는 세 차례나 더 지속되었으며, 이외에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프로듀스 101’ 시즌 1의 화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추억에 이리도 열광하는 것일까? ‘프로듀스 101’이 있기 전까지의 오디션들은 심사위원이 존재했다. 전문가의 냉정한 평가와 이에 따른 성적이 프로그램을 결정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은 달랐다. 시청자가 프로듀서가 되어,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연습생들은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님’이라 칭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까지 한다. 당시 시청자들은 관객을 넘어서, ‘나의 원픽 소녀’를 데뷔시키기 위해 매일 투표하고 홍보하는 열정적인 기획자였다.     연습생들의 서사 또한 한몫했다. 소속사에서 연예인의 형태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나온 완성형 아이돌이 아닌, 연습생 신분으로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춤 실력이 부족해 눈물을 흘리던 연습생이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안무를 소화해 내는 과정은 성장 드라마 같았다. 신비주의는 제로. 과정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이는 ‘국민 프로듀서’에게 감동을 전했으며, ‘내가 이 아이를 데뷔시켜야 한다’는 팬덤의 의지로 이어졌다.   최종 데뷔 순위권에 안착한 11명은 Ideal Of Idol의 약자인 I.O.I로 데뷔했다. 당대 TWICE, Red Velvet, BLACKPINK (일명 트레블), 1위 킬러였던 여자친구 등 여러 인기 걸그룹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이들과 맞먹는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음악방송 9관왕이나 신인상을 3차례나 수상하는 것은 물론, 활동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속옷을 갈아입을 시간만 주어져도 너무 감사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시청자가 직접 뽑은 걸그룹인 만큼,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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