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뒤의 진실, 아이브 ‘Either Way’가 건네는 위로와 반전

아이브(IVE)라고 하면 대중은 흔히 ‘화려함’, ‘당당함’, 그리고 ‘부족함 없는 완벽한 소녀들’을 떠올립니다. 데뷔 때부터 그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아주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며 독보적인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공개 곡이었던 ‘Either Way’의 뮤직비디오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아이브의 정석적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며 시작부터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오늘은 아이브 ‘Either Way’가 건네는 위로와 반전에 대하여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초반 분위기는 다소 무겁고 쓸쓸합니다. 화려한 무대 의상 대신 편안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일상복을 입은 멤버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안유진의 파격적인 숏컷 변신은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를 넘어, 대중이 규정해온 ‘예쁜 아이돌’이라는 틀을 깨버리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멤버들은 각자 고립된 공간에서 슬픈 눈빛으로 화면을 응시하거나 길을 잃은 듯 방황합니다. 이는 SNS나 인터넷 속 수많은 말들에 상처받고,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혀버린 현대인의 자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늘 완벽하게 웃고 있어야 했던 아이브가 처음으로 ‘아프고 흔들리는 나’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이 곡의 첫 번째 반전입니다.

곡이 진행되면서 가사는 타인이 나에 대해 말하는 수많은 오해와 편견들을 나열합니다. “걔는 이렇다더라”, “쟤는 저렇다더라” 하는 무책임한 말들 속에서 멤버들은 혼란스러워합니다. 하지만 영상의 중반을 넘어서며 서사는 극적인 반전을 맞이합니다. 혼자였던 멤버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비로소 안도감을 찾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이 슬픔을 억지로 감추려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서로를 마주 보며 눈물을 닦아주고 환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슬픔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보여주는 아주 강력한 시각적 장치가 됩니다.

이 뮤직비디오의 진정한 반전은 결말에 담긴 메시지에서 완성됩니다. 단순히 “슬펐지만 이제 행복해졌어”라는 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가 맞고 틀린 게 아니라, 이 모든 모습이 나다”라는 가사처럼, 타인이 보는 나도, 내가 아는 나도, 심지어는 나조차 몰랐던 못난 모습까지도 모두 나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아이브가 그동안 노래해온 ‘자기애’가 단순히 잘난 모습을 뽐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의 약점과 아픔까지 포용하는 성숙한 단계로 진화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Either Way’는 아이브라는 그룹이 가진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작품입니다. 화려한 춤이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없이도, 인물들의 표정과 분위기만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사는 우리에게 “조금 흔들려도 괜찮고, 그 모습조차 너야”라고 말해주는 이 뮤직비디오의 서사는, 아이브가 왜 이 시대의 아이콘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줍니다. 겉모습의 화려함을 걷어내고 마음의 중심을 보여준 이 반전 가득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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