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Velvet 레드벨벳 ‘피카부 (Peek-A-Boo)’ MV 리뷰 : 귀여운 놀이 뒤에 숨겨진 잔혹한 스릴러

레드벨벳의 ‘피카부(Peek-A-Boo)’ 뮤직비디오는 음산한 분위기로 시작된다. 화면에 등장하는 다섯 멤버는 다 같이 커다란 달을 바라보고 있다. 늦은 밤, 피자 배달원이 이들의 저택에 발을 들이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두운 밤의 저택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곳에 고립된 배달원과 다섯 명의 여자라는 구도는 그 자체로 공포 영화 같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저택에 들어선 배달원은 예리와 처음 마주치며 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경계심을 풀고 으스스한 저택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서며, 어느새 멤버들과 웃으며 술래잡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후 다 같이 눈을 가린 채 식탁에 앉아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남자가 눈을 가린 상태로 젤리를 먹기 시작하자 갑자기 나머지 멤버들이 사라진다. 이 장면은 처음에는 멤버들이 배달원에게 장난을 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갑자기 멤버 웬디가 배달원을 도와주면서 뮤직비디오의 전개가 반전되기 시작한다. 웬디는 남자의 눈을 가린 천을 풀어주고 그를 밖으로 이끌기 시작한다. 다른 멤버들 역시 번갈아 등장하며 배달부가 저택 밖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멤버들의 도움으로 저택을 빠져나온 배달원은 겨우 택시를 타고 밤길을 달린 끝에 공중전화박스를 발견한다. 이 순간 배달원은 비로소 안도감을 느낀다. 그가 급하게 전화를 걸고 신호를 기다리는 순간 멤버 슬기가 차에서 내려 배달원 앞에 나타난다. 혹시 슬기 역시 마지막 조력자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지만 결국 배달원의 옷만 남겨진 채로 뮤직비디오는 끝이 난다. 배달원이 목숨을 걸고 감행한 필사적인 탈출은 애초에 다섯 멤버의 통제 아래 놓인 잔혹한 ‘놀이(Peek-A-Boo)’에 불과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가장 큰 반전은 음악이 모두 끝난 뒤 마지막 장면에 드러난다. 화면은 티셔츠가 들어있는 유리 장식장을 천천히 비춘다. 뮤직비디오의 중간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장식장 속에 수많은 티셔츠가 진열되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서로 다른 피자 브랜드의 배달원 유니폼이다. 초반에는 배달원이 멤버들과 웃으며 놀고 있는 분위기 때문에 쉽게 알아채기 어렵지만, 다시 보면 이전에도 수많은 피자 배달원들이 이 저택에 들어온 후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유리 장식장 자리에는 방금 전까지 다급하게 전화를 하던 배달원의 셔츠가 새로 걸려 있다.

그 외에도 저택 곳곳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피자 상자들과 공중전화기에 붙어있는 실종 포스터 역시 다시 보면 이들이 지속적으로 피자 배달원을 유인해 놀이를 한 뒤 없애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들에게 피자 주문은 식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놀이에 걸려들어 희생될 배달원들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처럼 ‘피카부(Peek-A-Boo)’ 뮤직비디오는 술래잡기라는 어린이들의 귀여운 놀이 뒤에 잔혹한 이야기를 숨겨놓은 완성도 높은 반전 스릴러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Red Velvet 레드벨벳 ‘피카부 (Peek-A-Boo)’ MV

뮤직비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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