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설정과 메시지에서 벗어나서, 설국열차는 영화로서도 훌륭하다. 중간칸에서 롱테이크 전투를 치르다가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너는 순간 모두 싸움을 멈추고 해피뉴이어를 외치는 것에 이어서, 암흑 속의 전투와 횃불로 그 난관을 타파하는 것까지. 그 부분은 통째로 잘라내고 싶을 만큼 뛰어난 연출의 연속이었다.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만든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앤솔로지 영화다. 감독은 물론이고 배우도 공유하지 않은 세 작품이 공통된 주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데 묶여서 상영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공유하는 주제는 단연 ‘극장’이다. 극장은 영화를 보러 가는 곳이므로 물론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영화도 포함되어 있지만, 중점은 분명히 ‘극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