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발표한 일곱 번째 미니 앨범 ‘BUBBLE GUM’ 이후에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한 케플러(Kep1er)가 3월 31일, 여덟 번째 미니 앨범 [CRACK CODE], 타이틀 곡 ‘KILLA (Face the other me)’로 돌아왔다.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을 통해 9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케플러는 2024년 7월 마시로와 강예서의 탈퇴에 이어 지난 3월 서영은이 탈퇴하며 6인조 그룹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한 후 확 달라진 강렬한 음악과 비주얼을 가지고 컴백했다. 이번 앨범 [CRACK CODE]는 누구나 마음속에는 감춰진 또 다른 자아가 존재하며 내면의 각성을 통해 그동안 나를 억눌렀던 한계를 깨부수고 진정한 킬러로 각성이 되면서 숨겨진 본성을 마주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케플러가 보여줄 내면의 각성은 그동안 억눌렀던 자아와 한계를 깨는 정교한 공정의 파동이며, 이번 앨범을 통해 그 파도의 선명한 기록이 될 것이다. 6인 체제로 변화된 이후 첫 컴백으로 케플러만의 힙합과 와일드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멤버들의 이야기처럼 밝은 분위기로 가득했던 지난 앨범들과 다른 분위기로 채워졌다.
1️⃣ I am Kep1
첫 번째 트랙, ‘I am Kep1’은 전쟁에 나서는 듯한 패기와 자신감을 담아낸 Hip Hop 트랙으로, 강렬한 드럼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는 곡이다. 공격적인 랩 플로우와 밀어붙이는 비트 전개를 통해 곡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거침없는 가사와 에너지를 통해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킬러로 각성한 숨겨진 본성을 강렬한 HooK과 폭발적인 사운드로 케플러만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가사에서 Kep1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중간엔 Kepler로 바꿔 발음하고 있어 케플러의 또 다른 자아와 변화된 모습을 언급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패기와 강렬함 담은 모습을 보여주는 트랙인 것 같다.
2️⃣ KILLA (Face the other me)
이번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인 ‘KILLA (Face the other me)’는 소제목에서부터 또 다른 나와 마주한다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내면에 숨겨져 있던 본능을 정교한 음색으로 불안했던 과거를 버리고 자아를 일으켜 세워 새롭게 각인시키고 있다. 강렬한 lead Synth와 Trap 기반의 드럼 사운드가 어우러진 Electronic Hip Hop 장의 곡으로,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 독특한 사운드 텍스처와 중독성 강한 킬링 파트가 돋보이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며 Outro의 브레이크 구성까지 더해진 세련된 비트 전개로 곡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확실히 데뷔 때부터 보여주던 케플러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전까지는 발랄하고 핑크색으로 물들여진 모습이라면 파워풀하고 강렬하며 킬러처럼 검은색으로 물들여져 있는 것 같다.
3️⃣ MIC CHECK
세 번째 트랙, ‘MIC CHECK’은 Hip Hop 기반의 비트 위에 몽환적인 사운드를 레이어하여 새롭고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담고 있다. 그들만의 힙합을 보여준다는 포부가 잘 드러나는 트랙인 것 같다. 비트에 보컬과 랩이 번갈아 전개되면서 꾸며진 모습이 아닌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중간에 들리는 종소리를 통해 링 위에 올라 증명하듯이 그들의 방향성과 태도를 나타낸다.
4️⃣ 있지…
네 번째 트랙, ‘있지…’는 설레는 고백의 감정을 담아낸 808 기반 R&B 장르의 곡으로 절제된 비트 위에 감각적인 샘플링이 돋보인다. 미니멀한 리듬과 부드러운 Syth 텍스처가 곡 전반에 은은한 긴장감을 더하고 겹겹히 쌓이는 보컬들이 고백 직전의 떨림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R&B 장르의 곡이라고 해서 힙합적인 요소가 아예 빠져있는 곡은 아니다. 단지, 강렬한 비트와 터지는 사운드가 들어간 다른 곡들에 비해 차분하고 은은한 감성이 느껴질 뿐이다. 곡의 영어 제목은 ‘Lowkey’라고 되어있는데 조용하면서 은근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 Addicted 2 Ya
마지막 다섯 번째 트랙, ‘Addicted 2 Ya’는 2000년대의 초반의 팝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중독적인 매력의 Dance Pop 트랙이다. Retro한 Synth 사운드를 바탕으로 리드미컬한 기타와 비트가 조화를 이루며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트렌디한 감각이 담겨있다. Retro와 현대적 감성의 균형 있는 조화를 통해 곡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더욱 성장해진 모습으로 케플러만의 힙합과 강렬함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에 걸맞게 전 곡에서 힙합적 요소와 비트가 느껴지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곡들 모두 비슷하게 느껴지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마음도 들긴 한다. 이번 앨범을 통해 퍼포먼스 맛집이라고 불리는 그들답게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자신들을 증명해 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