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NCT’는 2016년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24인조 보이그룹으로, 그룹명의 뜻인 ‘Neo Culture Technology’에 맞게 음악뿐만 아니라 세계관, 심지어 팀 구성까지 굉장히 새롭고 남다른 행보를 보여줘 왔다.
현재는 종료된 체계이지만, NCT는 멤버 ‘무한 확장’ 시스템을 기반으로, 처음 데뷔한 멤버들에 계속해서 멤버가 추가되어 멤버 수가 무한으로 늘어나는 체제를 가지고 있었고, 모든 멤버가 한 앨범에 함께 참여하기보다 주로 ‘NCT 127’, ‘NCT DREAM’, ‘WayV’와 같은 서브 그룹으로 나누어 고정된 팀 활동을 해 왔다. 이렇게 많은 멤버 수와 복잡한 시스템에 따라 팬이 아닌 입장에서는 NCT라는 팀에 대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매우 잦았다. 팬층을 키우는 데 이러한 시스템이 높은 진입장벽이라는 의견 또한 많았다.
NCT만의 독보적인 체계, 유닛 활동
하지만 NCT는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서 꾸준히 새로운 콘셉트와 다양한 음악으로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전달해 왔고, 그 결과 큰 팬덤 구축과 인기를 바탕으로 대세 KPOP 보이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NCT 127이 강렬하고 화려한, 성숙한 매력을 주로 내세웠다면, NCT DREAM은 비교적 청량하고 밝은 콘셉트로 대중을 사로잡았으며, WayV는 중국을 기반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냈다. 여기서 주목할 NCT의 서브 그룹은 ‘NCT U’이다. NCT U의 ‘U’는 “United”의 약자로, 고정된 멤버로 팀 활동을 하는 일반 KPOP 팀과 다르게, 매 곡마다 곡의 콘셉트에 맞게 멤버를 다르게 구성하여, 멤버 구성과 멤버 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번 달라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NCT U 활동은 데뷔곡 ‘일곱 번째 감각 (The 7th Sense)’과 ‘WITHOUT YOU’을 제외하고는 독립해서 앨범이 발매되지 않았고, 모든 NCT 멤버가 참여하는 NCT 단체 앨범에 포함되어 이뤄졌다.






NCT 단체 앨범은 2018년 [NCT 2018 EMPATHY]를 시작으로, 2020년 [NCT RESONANCE], 2021년 [Universe], 2023년 [Golden Age]가 있다. 이렇게 많은 멤버가 모두에 참여해 파트를 분배하고 앨범을 완성한다는 것은 기존 KPOP에서는 이례적인 일이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NCT 또한 꽤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2021년 발매된 [Universe – The 3rd Album]을 살펴보고자 한다.
꿈을 통해 하나가 되는 NCT : Universe – The 3rd Album
2021년 발매된 [Universe]는 NCT가 모두 참여한 3번째 단체 활동으로, NCT U를 포함한 각 서브 그룹의 수록곡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NCT의 세계관은 ‘공감’, ‘공명’과 같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꿈’을 강조한다. NCT 멤버들은 꿈을 통해 만날 수 있고, 꿈속에서 공감하며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는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이 이 앨범에서도 잘 드러났다. ‘꿈의 자전’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시작을 일으키겠다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담은 NCT 127의 ‘Earthquake’, 꿈을 통해 연결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꿈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NCT DREAM의 ‘Dreaming’, ‘꿈의 공전’을 통해 기적을 믿고 음악을 통해 공감하며 모두의 ‘Humanity’를 일깨우자는 메시지를 영어로 표현한 WayV의 ‘Miracle’과 같은 기존 서브 그룹의 수록곡 일부를 뮤직비디오 형태로 구현한 트랙 비디오를 순차적으로 공개한 후, 각 고정 서브 그룹의 다양한 멤버가 NCT U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타이틀 곡 ‘Universe (Let’s Play Ball)’를 앨범의 핵심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Universe (Let’s Play Ball)’의 경우 야구를 주 콘셉트로 잡고 ‘너라는 우주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과정은 아름답고 운명적’이라는 내용을 담아 ‘내 세상의 모든 것을 너와 함께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꿈을 향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신나는 힙합과 R&B, 댄스가 특징이다.




발전한 단체곡, 하지만 이게 최선이었나
이렇게 각 서브 그룹과 NCT U 활동을 선보인 후, 마지막으로 NCT 단체 앨범에서만 볼 수 있는, ‘NCT 2021’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의 NCT 모든 멤버가 참여하는 단체곡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갔다. 하지만, NCT 2021의 단체 곡 ‘Beautiful’의 뮤비를 감상했을 때, 당혹스러움과 실망스러움이 컸다.
두 번째 타이틀 곡 ‘Beautiful’은 피아노와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진 팝 발라드 곡으로, 정규 3집에 참여한 모든 멤버가 함께 했으며, 가사에는 삶이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당신은 세상에서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잊지 말고, 꿈을 좇아 계속 달려나가자는 메시지로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 – 앨범 상세 정보
밤이 오면 빛을 내는 별들도
노을만 남긴 채 지는 저 태양도
다 저마다 독특한 색을 가져
Beautiful yeah
세상 모든 게 제자릴 찾을 때
더 아름답게 빛나는 건 왜일까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해요
Beautiful beautiful you are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사 자체는 큰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NCT 멤버가 참여하는 이 기회에 과연 이게 최선이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팝 발라드 곡으로, 기존 NCT를 포함한 KPOP 곡의 느낌보다는 광고에 나올 법한, 캠페인 음악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일부에서는 종교 음악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NCT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다는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나름의 발전을 시도한 것이 드러난 곡이긴 하다. 2018년 첫 단체 앨범인 [NCT 2018 EMPATHY]의 단체곡 ‘Black on Black’의 경우, 다인원을 활용한 화려한 테크닉 기반의 퍼포먼스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랩 위주의 곡으로, 랩 포지션의 일부 멤버만 가창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댄스만 선보이며 단체 곡이라는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두 번째 단체곡인 2020년 ‘RESONANCE’의 경우, 거의 모든 멤버가 가창하긴 했지만 문제는 곡 자체가 앨범의 수록곡을 믹싱한 곡이기 때문에 한 곡처럼 느껴지지 않고 그저 여러 곡의 일부를 메들리처럼 어우러지지 못한 채로 섞은 느낌이 강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앞선 시도를 바탕으로, ‘Beautiful’의 경우 하나의 곡을 파트를 나누어 모든 멤버들이 가창하고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임으로써 한 팀으로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 곡이 독보적인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NCT만의 색을, 모든 멤버가 함께 하는 이 자리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NCT가 모두 모였을 때의 결말이, 광고나 종교 음악에서 나올 법한 발라드였나. 개인적으로는 곡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NCT 특유의 ‘난해하다’, ‘네오하다’라고 느껴지는 신선한 음악성을 드러내는 곡을 기반으로 좀 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면 했다. ‘Black on Black’의 경우 모든 멤버가 가창 하지는 못했지만 다인원인 NCT만이 선보일 수 있는 엄청난 퍼포먼스로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앞선 NCT 2018, NCT 2020 활동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함과 더불어 적어도 NCT에게 남는 특별한, 그리고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곡이어야 했다는 의견이다.


여전히 남은 숙제, 하나의 ‘NCT’라는 이름
이후 NCT는 2023년 [Golden Age – The 4th Album]에서도 단체곡 ‘Golden Age’를 선보였다. ‘Beautiful’보다 음악적으로는 더 세련된 매력이 느껴지고 정체성이 더 드러났다는 점에서는 높게 보지만, 퍼포먼스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24년 마지막 서브 그룹인 ‘NCT WISH’의 데뷔와 더불어, 여러 번의 멤버 변화를 겪은 NCT에게 여전히 공통된 하나의 ‘NCT’라는 숙제는 남아 있다. 각 서브 그룹으로서 활동하던 NCT가, 모두 모였을 때 “한 팀”이라고 할 수 있을지, 그것을 증명하는 단체곡의 과제는, 앞서 겪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반드시 기억하고 NCT로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으로 대중을 설득할 것인지라는 무거운 질문을 기반으로 이뤄내야 할 것이다. 앞선 활동들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팬들과 대중의 예상을 뛰어넘는, NCT라는 이름으로 모든 멤버가 참여하는 활동은 궁금증을 자아낼 수밖에 없기에, 새로운 NCT의 미래는 여전히 수많은 기대가 머무는 곳이다.


사진 출처 – SMT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