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은 뉴진스의 위로 ‘Cool With You’ & ‘Get Up’

뉴진스(NewJeans)의 ‘Cool With You’ & ‘Get Up’ (Side B) 뮤직비디오는 그리스 신화 속 에로스와 프시케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신화적 모티브를 현대의 도시 배경으로 가져와 감각적으로 풀어낸 것은 신선했지만 결말 부분은 처음 접했을 때 단번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영상 속에서 배우 정호연은 한 인간 남성을 사랑하게 되어 신의 권능을 포기하고 스스로 인간의 삶을 선택한 에로스를 연기한다. 반면 배우 양조위는 에로스의 금기된 사랑을 심판하는 절대적인 신, 즉 아프로디테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들의 주변을 맴도는 뉴진스 멤버들은 에로스의 선택과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될 비극적인 운명을 지켜보는 천사 또는 신적 존재들로 해석할 수 있다.Side B의 전반부는 신의 지위를 기꺼이 버린 에로스가 사랑하는 남성과 함께 평범하면서도 달콤한 일상을 즐기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등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을 누리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은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아프로디테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끝을 보게 된다. 아프로디테의 개입으로 남자는 바로 눈앞에 선 에로스를 전혀 알아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다른 여성에게 사랑에 빠지고 만다. 신의 권능을 버린 대가로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을 순식간에 빼앗긴 에로스는 깊은 상실감과 슬픔에 잠긴 채 어두운 건물 안을 홀로 방황하게 된다.

방황의 끝에서 에로스는 춤을 추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잠시 후 무언가 결심한 듯 묘한 표정을 지은 채 다시 홀로 걸어 나간다. 영상 내내 관찰자 역할에 머물던 뉴진스 멤버들이 갑자기 에로스의 눈앞에 직접 등장하는 이 장면은 단번에 받아들이기 조금 어려웠다. 이때 배우 정호연이 보여주는 절제된 표정 연기 역시 에로스의 내면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않아서 위로를 얻은 것인지 혹은 여전히 슬픔과 고독 속에 갇혀 있는 것인지 모호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을 감상한 이후 다양한 해석을 참고하고 결말 부분에 삽입된 곡의 제목이 ‘Get Up’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 장면이 궁극적으로 에로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였음을 뒤늦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이 조금만 더 직관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뉴진스 멤버들이 슬픔에 잠긴 에로스를 조금 더 직접적으로 위로하거나, 서로를 마주 보는 시선의 교환을 화면에 조금 더 길게 담아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정호연의 묘한 표정 변화가 절망에서 위로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시청자들이 한눈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결말이 직관적이지 않아서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단번에 알아차리기 힘든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연출이었기에 감상이 끝난 뒤에 더 오래 잔상이 남았다. 단번에 답을 주는 대신 여백을 남겨 놓아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다양한 해석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해 에로스의 다음 이야기를 채워 나가 볼 수도 있었다. 숨겨진 힌트를 찾고 서사를 완성해 가는 즐거움을 안겨준 매력적인 뮤직비디오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 출처 : NewJeans (뉴진스) ‘Cool With You’ & ‘Get Up’ Official MV (side B)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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