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대남 방송하던 위의 애들 때문에 남한에서 자꾸 월북하니까, 본보기로 방송하던 인민군들 잡으려고 구멍을 튼 거죠. 멍청한 선배들이 그 개구멍 닫는 걸 깜빡한 겁니다.
그래서 인민군 모가지 땄다고 술 쳐먹고 코골며 자빠져 잘 때, 위의 애들이 넘어온 거지. 화염방사기 들고.”

GP에서 나중석 하사가 지뢰를 밟은 부대원 신아휘 일병을 구하다 대신 사망한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해당 사건은 단순 사고사로 정리되었지만, 유가족과 지인들이 지속적으로 재수사를 요청했고, 군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점점 커져 간다.

이로 인해 평소 나중석과 친밀했던 임지섭 중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수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재수사가 진행될수록 GP는 마치 섬처럼 모든 것이 폐쇄적이며, 외부와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특수한 공간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사건을 조사하며 임지섭은 간부들을 하대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 신아휘의 태도를 보며, 그가 사건의 원인 인물이라고 확신하고 의심을 키워 간다.

자신이 아끼던 하사의 죽음 때문에 분노한 임지섭은 신아휘를 폭행하며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강요하지만, 그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불고기’라는 말뿐이다.
신아휘는 그 말을 내뱉으며 자신의 팔에 남은 화상 자국을 보여준다.

화가 난 임지섭이 촛불을 가져다 대자, 불꽃을 본 신아휘는 과거의 사고를 떠올린 듯 극심한 공포와 고통에 휩싸이며 고통스러워한다.
그제서야 사건의 진짜 전말이 드러난다.


나중석은 평소 부하들을 괴롭히는 가혹행위의 가해자였고, 그날도 ‘불고기’ 얘기를 하며 순수했던 신아휘를 조롱하고 있었다.

지뢰밭 한가운데에서 나중석의 폭언과 지뢰에 대한 공포에 질린 신아휘는, 불안감에 자신을 끝없이 괴롭히던 나중석을 밀쳐 버린다.
그로 인해 격분한 나중석이 다시 그에게 다가오다 지뢰를 밟아 폭사하고 만다.

GP는 이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한다.
가혹행위와 지휘 책임 문제를 덮기 위해, ‘가혹행위 중 사망’ 사건을 ‘부하를 구하다 순직한 영웅담’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나중석은 신아휘를 구하다 죽은 영웅으로 포장되었고, 그 유가족에게는 연금까지 지급된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는 신아휘는 그날의 트라우마로 점점 무너져 간다.
결국 그는 간부들을 대놓고 무시하고 하극상을 일삼는 문제 병사로 변해 간다, 마치 자신을 괴롭히던 나중석 하사처럼.
그가 반복해서 중얼대던 “불고기”라는 말은, 지뢰밭에서 시작된 비극과 그날의 불꽃을 상징하는 왜곡된 기억의 조각으로 남게 된다.

처음부터 신아휘가 범인인 것처럼 몰아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은 신아휘의 과거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드러나는 장면을 기점으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단편적인 말과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신아휘를 ‘가해자’라고 단정 지으려 했던 자신의 시선이 깨지는 경험과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불고기 괴담’ 에피소드는 이렇게 반전을 통해 한 병사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군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이 얼마나 쉽게 누군가의 목소리를 지우고 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 보여주며,
그렇게 왜곡된 진실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차갑게 비춘다.

개요: 한국 스릴러 (6부작)
오픈: 2023.07.28
채널: 넷플릭스
원작 웹툰: D.P 개의 날
줄거리: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출연 배우: 정해인, 구교환, 손석구, 최현욱, 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