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착한 외지인과 우리가 되어가는 이야기, 레드벨벳

지난 2025년, 10주년을 맞은 레드벨벳이 컴백한 곡, Cosmic을 아시나요?

레드벨벳은 특유의 오싹한 분위기를 다루며 음악 활동을 이어온 그룹으로, 이러한 ‘잔혹동화’ 같은 감성은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레드벨벳의 음악을 들어보면 밝고 아름다운 이미지 속에 어딘가 불안하고 기묘한 감각이 공존하는데 이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Cosmic>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에는 <미드소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낯선 공동체에 외지인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점점 기이한 규칙과 의식에 휘말리며, 결국 그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공포 영화입니다.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하기 전에, <Cosmic>의 곡소개를 보면
“외딴 별, 혼자였던 내게 불시착한 여행자 ‘너’가 우연히 나타나 운명같은 사랑을 느끼며 나의 가장 소중한 것도 다 내어주고싶은, 마치 우주의 크기만큼 어마어마한 사랑을 배우고 느끼며 서로의 예쁜 마음을 나누는 감동적이고 벅차오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설명에서 볼 수 있듯, 특히 데뷔 10년을 맞이한 만큼 이 노래는 팬들과 레드벨벳의 관계성을 의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곡은 베이스와 디스코 드럼리듬이 신스 스트링의 조화가 밝지만 어딘가 아련한 느낌을 주는 특징이 있어서 오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고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영화의 구체적인 서사와는 별개로 시각적인 요소와 분위기에서 <미드소마>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상, 이미지, 배경 등에서 드러나는 낯선 공동체의 분위기와 함께, 외지인이 그 안에 들어와 점차 동화되는 구조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섬뜩하고 폭력적으로 그려지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보다 부드럽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고 느꼈습니다.

 그럼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뮤직비디오는 하늘에서 낯선 사람이 떨어지며 시작합니다. 이는 레드벨벳이라는 행성에 레베럽(레드벨벳 팬덤명)이 불시착하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후 여러 명의 멤버들이 외지인을 데리고 마을로 들어옵니다. 이후 “네가 궁금해져 밤새 질문할 수도 있어”라는 가사와 함께, 멤버들은 갇힌 외지인을 훔쳐보고 장난을 치며 스스로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앞서 언급한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성을 떠올렸습니다. 나를 좋아해달라는 입장에서 스스로를 꾸미고,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팬을 얻기 위한 아티스트의 태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은 이 공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멤버들에게 계속 붙잡히며 탈출에 실패합니다. 결국 원탁에 둘러앉아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드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Midsommar에서도 주인공이 마을에서 도망치려 하지만 실패하게 되는데,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보다 부드럽게 표현됩니다. 특히 “조금 더 머무르면 어때 나의 별은 조금 외롭대 아껴둔 노래를 들려줄게”라는 가사를 함께 고려해보면, 외지인을 붙잡는 이유가 잔혹한 이유가 아니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미드소마의 엔딩과 유사하게 하지 축제를 연상시키며 마무리됩니다. 영화에서는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외지인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즉 ‘우리’가 되는 이야기로 변형되어 표현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풀어내기도 합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뮤직비디오도 많지만, 곡 소개나 가사와 함께 살펴보면 흥미로운 해석과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짧은 3분이라는 시간 속에 담긴 서사를 함께 이해하며 음악을 감상한다면, 보다 풍부한 감정을 느끼고 더 깊이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You May Also Like...

13년이 지나도 플레이리스트에 남는 앨범 — XOXO (Kiss&Hug) Repackage

2013년 8월 5일, EXO는 정규 1집의 기존 수록곡 11곡에 새 타이틀곡 ‘으르렁’과 수록곡 2곡을 추가한 총 14트랙의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했다. 원래 타이틀곡이었던 ‘늑대와 미녀’는 EXO에게 첫 음악방송 1위를 안겨준 곡으로, 최근 데모 버전이 공개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으르렁’ 역시 당시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EXO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곡으로, “으르렁은 애국가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지금까지도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본문보기 »
error: 콘텐츠가 보호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