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연예인 성격 더럽더라’, ‘남자관계 복잡하던데’
종종 어디선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극적인 말들이 SNS나 댓글들에서 보일 때가 있다.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좋아요와 본 글에 동의하는 의견 등으로 인해 점차 힘을 가지게 되고, 삽시간에 번져나가기 시작한다. 실은 사람들은 무엇이 진실인지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그저 내 입맛에 맞고, 당장 누군가를 마음껏 씹고 뜯을 수 있는 화풀이 대상이나 자극적인 먹잇감이 필요한 것 뿐이다. 이런 현실을 12년 앞서 발칙하게 풍자한 곡이 있다.
| 가인 – Truth or Dare (진실 혹은 대담) (2014)
‘가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첫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는 자극적인 묘사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를 정도로 점차 부풀어진다.
2014년에 나온 가인의 <Truth or Dare>뮤직비디오는 가인에 대한 대중과 동료, 스텝들의 자극적인 폭로를 보여주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졌다. 뒷담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연출, 가인의 실제 모습을 훔쳐보는 것 같은 장면들로 인해 더욱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 소문인지 점차 알 수 없어진다. 작은 소문은 사람들의 입을 거칠수록 부풀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사람들의 말에 기반해 가인이라는 대상을 머리 속에 그려나가며 내가 직접 본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앞서 들은 자극적인 가십들을 가인의 몸짓 하나, 눈빛 하나에 필터처럼 덧씌우게 된다.
뒤이어 등장하는 가인의 모습은 정말 대중들이 열광할 정도로 섹시하고 고혹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중들은 화면 속 피사체에 환호하면서도, 동시에 그 피사체를 깎아내릴 자극적인 비하인드를 끊임없이 갈구하게 만든다. 가인은 그러한 대중들에게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억울해하기보다는 더욱 자극적인 모습으로 본인을 보여주며 대중들을 오히려 만족시킨다. 그 결과, 그 화려한 모습은 아름다움보다 자신을 소모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왠지모르게 연민을 자아낸다.

‘다들 (살아가는 게) 연기 아닌가요?’
무심한 가인의 마지막 말에서 이 풍자가 완성된다. 가인에 대해 자극적으로 폭로했던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즐기는 관객에게도 ‘너희는 얼마나 진실하게 살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 셈이다.
<Truth or Dare>가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우리가 보고 싶은 ‘자극’의 필터를 덧씌워 소비한다. 2014년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속에서 지인들이 던지던 무책임한 말들은, 오늘날 SNS의 댓글과 커뮤니티의 게시글로 이름만 바뀐 채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오히려 숏폼과 SNS를 통해 진실을 확인할 수 없는 뉴스나 가십이 초 단위로 재생산되는 지금의 현실에 비춰보면 이 곡은 시대를 앞서간 예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시대에 어떤 아티스트가 이런 식의 대담한 질문을 대중에게 던질 수 있을까?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1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대중들은 어떤 식으로 반응하게 될까?
‘소문이란 많을 수록 좋아’
자극적인 대중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과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의 악순환은 여전히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