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쫓던 ‘갓생’의 신기루>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갓생(God+생)’이었다. 새벽 5시에 눈을 떠 미라클 모닝을 실증하고, 빽빽한 플래너를 채우며, 영양제를 챙겨 먹고 운동을 하는 삶. 소셜 미디어의 피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지런함을 증명하는 이들의 기록으로 넘쳐난다.
나 또한 그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화면 속 멋진 타인들의 삶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다짐했고, 그들의 루틴을 그대로 내 삶에 이식하려 애썼다. 하지만 미디어가 비추는 갓생을 모방하는 일은 늘 어딘가 공허했다. 타인의 속도와 기준에 맞춘 하루는 몸을 지치게 만들었고, 조금이라도 계획이 어그러지는 날에는 자책감이 밀려왔다. 분명 행복하려고 시작한 갓생인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러던 중 최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우주소녀 다영 편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오랫동안 놓치고 있었던, 갓생의 진짜 본질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보여준 다영의 일상은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녀는 아침 5시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단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하는 데 쏟아 부었다. 다영의 일상을 보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 방대한 활동의 스펙트럼이었다. 단순히 아이돌 본업에만 충실한 것을 넘어 외국어 공부, 운동, 심지어 중장비 자격증 취득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하나를 꾸준히 하기도 벅찬 일들을 다영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즐기고 있었다.
스튜디오의 패널들은 연신 감탄을 터뜨렸고, 모니터 화면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 역시 깊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저토록 에너제틱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단순한 부러움을 넘어, 그녀가 뿜어내는 긍정적인 기운이 화면을 뚫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영의 꽉 찬 하루가 다른 이들의 갓생과 결정적으로 달랐던 점은, 그것이 ‘누군가를 모방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미디어 속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가공된 이미지로서의 부지런함을 소비할 때, 다영은 철저하게 ‘본인만의 목표와 필요’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가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잡기 위해, 혹은 자기 내면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시작한 일들이었다.
방송 중 흘러나온 다영의 태도는 가식 없는 진정성 그 자체였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은 그녀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오직 과거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주체적인 선택들로 채워진 하루였기에, 그녀의 부지런함에는 피로감 대신 건강한 활력이 가득했다.

우주소녀 다영의 《전참시》 출연 분량은 단순한 연예인 관찰 예능을 넘어, 나에게 하나의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그녀를 보고 깨달은 것은, 참된 의미의 ‘갓생’이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가 하는 양적인 수치나 얼마나 유행을 따랐는가 하는 형태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진짜 갓생은 타인의 시선과 미디어의 환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위한 생활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순간에 성장함을 느끼며, 향후 어떤 미래를 그리고 싶은지 아는 것.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 나만의 속도로 하루를 채워 나가는 것. 비록 그것이 새벽 5시 기상이 아닐지라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사소한 루틴일지라도 상관없다. 내 선택에 주체성이 깃들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만의 완벽한 ‘갓생’이다.
이제 나는 미디어가 규정한 갓생의 프레임을 깨고 걸어 나오려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한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 나만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다영이 보여준, 그리고 내가 앞으로 살아내야 할 진정한 의미의 ‘갓생’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