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의 귀환? YENA(최예나), 캐치캐치 리뷰

 

 

최예나의 캐치캐치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눈을 뗄 수가 없다. 영상 곳곳에는 촌스러운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그 요소들이 최예나라는 아티스트와 너무 잘 어울려서 촌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초코송이 같은 동글동글한 단발머리에, 소화하기 힘든 흑백 줄무늬 의상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그동안 최예나가 보여준 음악적 행보는 늘 귀여움과 당돌함이라는 두 키워드 사이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전과 확연히 다른 신선함을 준다.

 

 

뮤직비디오 댓글을 살펴보면 대부분 “2세대 아이돌의 황금기를 소환한 느낌이다” 또는 “티아라와 오렌지캬라멜이 생각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2세대 아이돌 느낌과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룹들의 에너지를 최예나만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재현했기 때문이다. 사실 K-POP 팬들에게 2세대 아이돌 특유의 감성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세계관이나 세련된 노래가 주류가 된 지금의 아이돌 시장에서, 2세대 감성은 가끔 연말 시상식의 특별 커버 무대에서나 잠깐 맛볼 수 있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했다. 잠깐 보여준 무대에서도 편곡과 세련된 의상 때문에 2세대의 감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예나는 아예 작정하고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아 컴백했다.

 

 

옛날 콘셉트를 내세우는 것은 아티스트 입장에서 상당한 모험이다. 자칫하면 촌스럽다는 인상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시도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예나가 대중에게 비치는 자신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가진 통통 튀고 장난스러운 에너지가 뽕끼 있는 음악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뮤직비디오 내부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최근 아이돌들이 추구하는 세련되고 멋있는 이미지는 과감히 덜어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복고풍 의상과 2세대 시절을 연상시키는 일차원적인 제스처의 안무다. 가사 내용을 그대로 몸으로 설명하는 안무는 직관적이고 중독적이어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오토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2세대 특유의 기계적인 목소리를 구현했는데, 이것이 곡 전체의 키치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시각적으로도 토끼 실루엣이나 여우 꼬리 같은 귀여운 요소들을 활용해 옛날 뮤직비디오 특유의 감성을 담아냈다. 특히 이번 곡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가사다. 2세대 아이돌 음악의 특징 중 하나는 엉뚱함과 맥락 없음이었는데, 논리적인 서사보다는 리듬감과 재미에 집중했던 그때 그 시절의 작법이 이번 곡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가사를 보면 “겉으로 봐서는 날 몰라요 커다란 나무도 잘 올라요 시력은 얼마나 또 좋게요”라는 부분이 나온다. 이를 가만히 뜯어보면 앞뒤 문맥이 전혀 맞지 않지만, 그 지점이 매력 포인트가 된다. 앞뒤 문장의 글자 수를 맞추고 ‘몰라요’와 ‘올라요’로 라임을 살리는 방식은 과거 K-POP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히트곡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맥락이 없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콘셉트로서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최예나는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귀엽고 통통 튀는 큰 틀 안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요즘처럼 모든 아티스트가 하이엔드 감성과 무거운 서사를 쫓는 시대에, 최예나처럼 작정하고 즐거움과 키치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의 존재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 YENA(최예나) – ‘캐치 캐치’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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