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맞이하는 시작, 윤하의 [END THEORY] 리뷰

여러분의 인생작은 무엇인가요?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했던 시기, 특히나 힘들었던 시기에 함께해 주었던, 힘이 되어주었던 그런 작품들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생작을 꼽으라면 많고 많은 음악들 가운데 망설임 없이 이 앨범을 꼽고 싶습니다. 끝과 함께할 시작을 응원해주었던 작품, 오늘 리뷰해 볼 작품은 윤하의 정규 6집, [END THEORY]입니다.

*본 글은 앨범 소개글을 바탕으로 개인의 견해와 감상 위주로 해석한 글로, 창작자의 의도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글의 해석은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알립니다)

 

윤하의 [END THEORY]는 지난 21년 11월 16일에 발매된 윤하의 정규 6집입니다. 22년 3월 30일에는 기존의 앨범에 3곡이 추가되어 [END THEORY: FINAL EDITION] 라는 이름의 리패키지 앨범이 발매되기도 했는데요, 추가 수록곡 3곡 중 <사건의 지평선>은 역주행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기도 합니다. [END THEORY],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끝(에 대한) 이론’ 정도로 읽히는데요, 보통 ‘끝’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감상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사랑의 끝, 이야기의 끝, 꿈의 끝, 세상의 끝.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긍정적인 느낌보다는 슬프고 절망적인 느낌이 연상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끝’에 대한 이론을 제목으로 내세운 윤하의 [END THEORY]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걸까요? 윤하는 이 앨범에서 ‘끝’에 대해 어떻게 노래하고 있을까요?

 

 

1. <P.R.R.W>- 과거의 끝과 시작을 향한 다짐

 

비가역적인 시간은 끝을 향해 달려간다. 주어진 시간이 흐른다라면, 기꺼이 과거를 보내고 타임라인에 맞춰 시간에 올라타겠다는 내용
-<end theory> 앨범 소개글

 

앨범의 시작을 여는 첫 번째 수록곡인 <P.R.R.W>입니다. 제목의 ‘P.R.R.W’는 곡에서 반복되는 가사가 “the process, result and the reason why”인 것을 미루어보았을 때 ‘과정, 결과, 그리고 이유’의 약자임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가지 못해 지난 그 길론 움켜쥐지 못 해 흘러버릴 뿐 지금이 아닌 언젠가를 그리워하는 나조차도 봐, 그때의 내가 아니니

결국 끝을 향해 가는 비극이라도

남겨진 내 몫이니까

걱정을 가장한 거짓들에 뒤엉키고 속지 않도록 난, 그만 바라보겠어

 

시간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비가역적으로 흐릅니다. 우린 필연적으로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존재이죠. ‘비가역적인 시간 속에서 기꺼이 과거를 보내고 시간에 올라타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이 곡은 그렇기에 더욱더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다짐, 일종의 선언으로 다가옵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언제나 한편으론 서글프면서도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노래의 멜로디 라인도 어딘가 쓸쓸하고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 정서에 그치지 않고 결국엔 강한 힘으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앨범의 서문을 여는 첫 번째 수록곡으로서 시작, 다짐, 용기가 전해지는 곡입니다.

 

 

2. <나는 계획이 있다> – 함께하는 시작의 설렘

 

설레게 했던 계획의 끝에는 실행만이 남아있다.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동료들과 실행할 것! 혼자 보다 둘이, 둘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계획은 완성된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두 번째 수록곡 <나는 계획이 있다>입니다. 1번 트랙이 과거와의 작별,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었다면 2번 트랙은 본격적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그 첫 순간의 설렘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혼자가 아닌 곁의 동료들과 함께이기에, 시작엔 두려움 대신 설렘이 가득합니다. 계획의 실행과 함께하는 시작. 그 계획엔 ‘함께’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그 계획은 ‘함께’가 있었기에 비로소 완성되었는지도 모르죠.

 

막연한 불안과 조급해진 마음마저 함께인 그 순간 사소해져 갈 뿐

Go far 멀리 멀리 모험을 시작해 계획이 있어 걱정은 마

함께여서 괜찮아 마음은 전해질테니 오랜 시간을 찾아 헤맨 꿈 서롤 가득 껴안아 

 

멀리 나아가는 모험엔 ‘함께’하는 계획이 있기에 두려움이나 걱정은 사소한 일이 되어갑니다. 함께하는 시작의 설렘이 강렬하게 퍼져나가는 듯한 곡입니다.

 

 

3. <오르트 구름>- 끝, 그 경계선을 넘어

 

끝이라고 생각했던 태양계 권계면. 그 이후에도 보이저 호는 나아간다. 미지의 세계로 출발한 보이저 호의 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도 마찬가지.
-<end theory> 앨범 소개글

 

‘오르트구름’은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되는 가상적인 천체집단입니다. 보이저 호에게 있어 ‘오르트 구름’은 끝이라 생각했던 곳, 더 나아가 한계라고 여겨왔던 경계선이며 그 너머는 미지의 영역이자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의 영역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벅찬 맘으로 이 궤도를 벗어나

껍질을 깨뜨려버리자 두려움은 이제 거둬 오로지 나를 믿어

두 눈 앞의 끝, 사뿐 넘어가 한계 밖의 trip, 짜릿하잖아 녹이 슨 심장에 쉼 없이 피는 꿈

끝이라 생각한 순간 넓은 세상이 날 감싸 안아

무모다해도 믿어 난 나의 여정을 믿어 난

 

두 눈앞에 끝이 보여도 그 위로 사뿐 넘어가며, 무모하대도 나의 여정을 믿는 마음. 한계를 넘어 미지의 영역으로 뛰어드는 순간이지만 두려움보단 믿음을 굳게 간직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녹이 슨 심장에는 쉼 없이 피어나는 꿈이 있기에, 한계선 앞에서도 두려움보단 설렘과 벅참이 가득합니다. 끝이라 여겨왔던 경계선을 넘어 더 멀리 나아가는 벅찬 순간이 윤하의 힘 있는 보컬과 함께 그려지는 곡입니다.

 

 

4. <물의 여행> – 끝으로 맺음으로써 시작되는 또 다른 여정

 

물처럼 유연하게, 겁 없이 용감하게, 한계 없이 나아가고자 하는 다짐. 고여있던 어제를 끝으로 규정하고 안녕을 건넨다. 미니멀하지만 파워풀한 비트의 포문을 몽환적인 피아노가 열어낸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이 곡에서 ‘끝’은 ‘어제’입니다. 움푹 패인 상처를 간직한, 고여 있던 나의 ‘어제’는 끝으로 규정하고, 안녕을 건넨 채로 물처럼 유연하게, 용감히, 한계 없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다짐이 보여집니다.

 

움푹이 패인 상처들을 또 한 번 보듬고 일어나 천 개의 물방울이 되어 결국 절벽을 지나갈 테니 Say bye, 고여 있던 나의 어제에게 get back 안녕을 건넬 거야 아직은 그저 한 줄기의 미약한 가능성이지만 흐르고 흘러 언젠가는 멀리 바다로 나가볼 거야

 

아직 미약하고 작디 작은 가능성일지라도, 과거의 자신과 작별을 고한 자신은 분명 과거보다 더욱 강해진 자신일 것입니다. 작별을 고함으로서 시작되는 이 여정은 넓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안녕을 고함으로서, 끝으로 맺음으로써 시작되는 또 다른 여정이 웅장하면서도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울려 퍼지는 듯한 곡입니다.

 

 

5. <잘 지내>- 인연의 끝을 매듭지으며

 

인연의 끝은 언제나 개운할 수만은 없지만, 그 과정에 의미가 있다. 모든 날은 너와 나를 만들었고 그렇게 하루 더 성장한다. 쓸쓸하지만 밝은 듯한 어쿠스틱 기타와 힘있고 락킹한 기타 사운드가 만감의 교차를 들려준다. 1절의 스네어를 기점으로 과거의 프레임을 보내주는 것이 인상적.”
-<end theory> 앨범 소개글

 

이 곡은 ‘인연의 끝’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떤 인연이든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서글프고 슬픈 감정이 앞서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잘 지내>는 인연의 끝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지만 ‘슬픔’에만 집중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모든 이별의 과정에는 의미가 있고, 또 다른 성장이 잠들어 있기도 하죠.

 

인연은 우연히도 다가와 떠나가고 노력할수록 상처가 되어서 이런 내가 됐지만

How U doing 잘 지내, 그랬으면 해 실수였던 말들에 아프지 말고 돌아갈 수 없어도 기억하고 있어 마음 깊은 곳에 있어

Where’re U going 지금쯤 함께였다면 좋았겠다 생각해 그래도 어떤 이유가 있을거야 모쪼록 난 좋아 너도 잘 지냈으면 해

 

가끔은 이별의 슬픔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난 잘 지내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라는 메시지가 반복되며 이별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기억하며, 관계의 끝을 매듭짓는 과정이 연상됩니다. 인연의 끝을 정의하고 매듭짓는 과정을 쓸쓸하면서도 담담하게 담아내는 듯한 곡입니다.

 

 

6. <반짝 빛을 내>- 시작의 순간, 작아 보일지라도 선명히 빛나는 반짝임의 순간

 

방 안 가득한 눅눅했던 날들을 정리하고,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드디어 반짝, 빛을 낼 시간이 왔다. 6/8박자 새 출발을 알리는 듯한 벅참을 전해준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꾸깃꾸깃한 이불 겹겹이 차곡차곡 쌓여 있던 이 눅눅함 이제는 보내줄까 해 그래도 될까?

닫힌 문을 열고 익숙한 듯 낯선 풍경 속에 걸음걸음 디디며 칠흑 같은 순간 반짝, 빛을 내

끝이라는 건 늘 시작보다 더 힘든 걸 알아 그늘졌던 텅 빈 맘을 가득히 채워 더 밝게 빛나

 

이제는 보내줄까 해, 그래도 될까? 눅눅했던 방 안에 하나의 작은 질문이 떠오릅니다. 모든 끝엔 아주 큰 결심이 따르듯, 고여있던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과 그 시작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여있는 순간에 끝을 선언한 그 순간부터 이미 새로운 세계는 시작된 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발 한 발 디디며 나아간 끝에는 비로소 반짝, 빛을 냅니다. 그 빛은 반짝, 아주 작아보일지 모르나 그럼에도 선명히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시작의 반짝임, 그 순간이 그려지는 곡입니다.

 

 

7. <6230>- 끝이 도래할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 시계가 째깍인다. 지구가 끝을 경고할 때, 우리는 이 시간을 사랑하는데에 써야 하지 않을까.
-<end theory> 앨범 소개글

 

이 곡의 ‘끝’은 지구의 끝, 즉 ‘우리 세상의 끝’입니다. 곡 초반부터 배경으로 일정하게 박수 소리 같은 사운드가 들리는데요, 이 일정하게 울리는 사운드는 마치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기후위기 시계가 째깍인다’ 라는 곡의 소개글과 반복되는 가사인 ‘Tick Tock’을 생각했을 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끝없이 째깍이는 기후위기 시계, 지구가 끝을 경고하는 상황. 어쩌면 지금의 우리 상황과 별 다르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이 곡의 경우 지구에 끝이 도래하기까지 ‘6년 230일’ 밖에 남지 않은 다소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되지만 우리 또한 조금 더 시간이 많을 뿐 지구가 끝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뉴스에서 읊어주던데 6년 230일 남았대 이번엔 좀 심각하던데 들었어 우리 몫이래

Tik-Tok Tik-Tok 멈춰버린 너와 나 남은 시간은 6년 230일 Tik-Tok Tik-Tok 초침은 또 움직여 So let’s walk and talk 우린 사랑해야 해

 

사형선고가 내려진 세상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초침은 또 움직이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6년 230일. 그 상황 속에서 화자는 상대에게 우린 사랑해야 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끝이 선언된 이후에 사랑의 필요성을 느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는 화자.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사랑 아닐까요?

 

 

8. <Truly>- 나의 끝을 지켜줄 사람

 

아직도 꿈을 꾸지만, 마지막 숨을 지켜줄 사람 있을까. 강하게 마음을 먹어도 늘 불안하다. 클린톤의 일렉기타 사운드가 염세적인 가사를 표현해 준다. 점점 더 고조되는 드럼과 기타 사운드가 담긴 모던 락.”
-<end theory> 앨범 소개글

 

눈을 감는 순간, 마지막 숨을 지켜줄 사람이 곁에 있을까. <Truly>는 그 물음에 대한 곡입니다. 언젠가 세상을 등지고 떠나게 되는 순간 나의 곁을 지켜줄 사람, 나를 위해줄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고 또 연을 맺는 건 서로의 삶을 함께 짊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런 관계는 시작하는 것도, 형성하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벅차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이런 나라도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지. 그 물음에는 자꾸만 염세적인 생각만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단정하긴 일러 가끔 노력하지만 상처받긴 싫어 난 회복이 더딘 터라

누군가의 삶을 함께 짊어지기엔 나조차도 당장 여유롭지가 않아

내 마지막 숨을 지켜줄 사람 있을까 아직도 어딘가 난 꿈을 꾸게 돼 갈팡질팡 하는 날 안아줄 수 있을까 말이 좀 안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그러한 관계를 바라게 되는 건 우리 모두에게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조금은 말이 안 되는 일처럼 보이기도 하고 허황된 꿈일지라도 우리는 언제까지고 바라고, 또 묻습니다. 나의 끝을 지켜줄 사람 있을까?

 

 

9. 타이틀곡 <별의 조각>- 우연했던 먼지 덩어리, 별의 조각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맞바꾸지 못할 만큼 소중한 것이 생겨간다. 모두가 별의 조각, 지구의 이방인, 그 조각들이 맞춰질 때 비로소 빛을 내는 별이 되는 게 아닐까. 윤하의 목소리를 극대화시킨 팝 발라드 장르의 곡으로, 단 4개의 코드만으로 옥타브를 나누어 동일 반복되는 벌스, 코러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별의 조각>의 가사 속에는 의도치 않은 사고로 지구에 떨어진 ‘별의 조각’이 등장합니다. 우연한 사고로 지구로 오게 된 별의 조각은 지구에서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않은 이방인이지만 점차 불시착한 이곳을 사랑하게 됩니다.

 

의도치 않은 사고와 우연했던 먼지덩어린 별의 조각이 되어서 여기 온 거겠지

돌아갈 수 있다 해도 사랑해 버린 모든 건 이 별에 살아 숨을 쉬어 난 떠날 수 없어

태어난 곳이 아니어도 고르지 못했다고 해도 나를 실수했다 해도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우리는 때론 이방인이 되곤 합니다. 가끔은 이 세계가 나와는 아주 다른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자신은 이 세계의 어떠한 ‘실수’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그렇게 한없이 자신이 작아지기도 하고 또 세상으로부터 배척되고 고립된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윤하는 모두가 별의 조각이자 지구의 이방인이며, 그 조각들이 맞춰질 때 하나의 찬란한 별이 되어 빛을 바란다고 말합니다. 우연했던 먼지덩어리였다 해도 결국 조각이 맞춰지는 그 언젠가 찬란히 빛을 바라는 존재. 우린 모두 우연했던 별의 조각이었던 게 아닐까요.

 

 

10. <하나의 달> 이곳이 끝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닿지 못하고 만질 수 없다 해도, 바라보는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닿지 못하고 만질 수도 없는 꿈을 바라보는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어떤 마음일까요?

 

이젠, 어둠 속에 헤매이게 돼도 깊은 밤에 찾아온다 해도 새벽 빛에 사라진다 해도 여기

Even If I can’t reach the light I can see in here Even If you are not with me

I feel you in here

끝내,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아도 닿지 못할 꿈이어도 그저 바라보며 담을 수 있다면 여기

 

달은 끝내 닿지 못하고, 만질 수도 없는 꿈입니다. 그러나 끝내 닿지 못할 꿈이어도 ‘이곳(here)’에서 ‘나’는 달을 바라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에서 이곳(here)은 꿈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곳’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은 이곳(here)이 꿈의 연장선이 되어주길 바라는, 꿈이 이대로 끝을 맞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11. <Savior>- 별의 조각을 맞춰준 구원자

 

불안하고 불완전한 별의 조각을 맞춰주고 하나의 별이 되게 해 준 너라는 구원자에게 부르는 노래. 끝은 곧 출발임을 알리는 나팔소리로 시작되는 이 곡은, 담담한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지는 하프시 코드 연주로 깊이를 더해간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도 없던 불완전한 나를 안아준 사람. 이 곡에는 ‘불안하고 불완전한 별의 조각을 맞춰 나란 사람이 별이 되게 해준 구원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곡은 곧 그 구원자를 향한 노래입니다.

 

여기로 가다 보면 결국 끝은 오겠지. 다음이 있다는 건 뜬소문뿐이니까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 같은 건 없었어 그대가 날 발견해 주기 전엔

Savior 불완전한 나를 안아준 그 품에 기대 꿈을 꿔 내 모든 걸 걸고

여기로 가다보면 결국 끝은 오겠지

그대가 날 발견해주기 전엔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은 없고 그 다음은 믿지 않으며 결국 이 앞에서 맞이하게 될 것은 ‘끝’일 것이라 생각하는 ‘나’. 그러나 그런 ‘나’ 앞에 구원자가 나타납니다. 그 품에 기대 꿈을 꾸고 믿음을 얻으며 ‘나’는 점차 변화하고 마침내 찬란히 빛나는 하나의 별이 됩니다. 구원자는 결국 ‘나’의 별의 조각을 맞춰준 존재였던 것이죠. 곡의 분위기 또한 전체적으로 따스하고 다정한, 그리고 한켠으론 벅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끝에서 태어나는 시작

[END THEORY]의 곡들은 결국 모두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탄생은 끝에서 시작된다. 예외는 없도록 설계되어있다.”
-<end theory> 앨범 소개글

 

‘끝’,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나는 또 다른 ‘시작’. 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속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시작을 그리고 있으며, 결국 끝은 곧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메시지가 곧 윤하가 그려낸 끝에 대한 이론 즉, END THEORY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끝을 마주하고 또 경험합니다. 인연의 끝, 꿈의 끝, 끝은 언제나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오히려 슬프고 쓸쓸한 것에 가깝게 느껴지죠. 하지만 그 끝에서조차, 혹은 그 끝이 있었기에 또 다른 시작이 태어납니다. 끝이 있었기에 시작은 태어날 수 있고, 결국 모든 끝은 곧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끝에 대한 이론이자 동시에 시작에 대한 이론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끝에서 맞이하는 시작, 윤하의 [END THEORY]였습니다.

 

 

참고 및 인용 자료 출처

  • [END THEORY] 앨범 소개글(인용 및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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