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기자의 책임과 진실의 무게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

2014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피노키오>는 사회부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드림하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집필한 박혜련 작가의 작품이자, 이종석과 박신혜가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피노키오>는 방영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명장면들이 꾸준히 회자되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피노키오 증후군,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한다?

드라마 <피노키오>는 동화 피노키오의 흥미로운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만약 피노키오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극 중 ‘최인하’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원작 동화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를 딸꾹질이라는 설정으로 변형해 현실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합니다. 하지만 인하는 거짓말을 하는 순간 들키기 때문에 참 난감하죠. 그래서 인하는 팩트만을 전달하는 직업인 기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피노키오’라는 소재를 기자들의 이야기와 잘 결합해 신선하게 풀어냈다고 느꼈습니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진실과 거짓의 경계, 그리고 기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언론의 무게와 책임

사실 ‘최달포’의 원래 이름은 ‘기하명’이었습니다. 소방대원이었던 하명의 아버지는 화재 진압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하명의 아버지는 범죄자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하명은 가족을 잃고 사람들의 비난까지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명의 가족은 여론몰이의 희생양이 되었고, 하명 역시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에 대한 깊은 불신과 증오를 품게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매일 수많은 정보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됩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진실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무분별한 가짜뉴스와 자극적인 기사들이 넘쳐나면서,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은 가십거리로 쉽게 전락하기도 합니다. 일부 언론은 진실을 외면한 채 왜곡된 사실을 보도하고, 사이버 렉카는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정보를 퍼다 나릅니다. 그 과정에서 대중들은 여론에 휩쓸려 또 다른 마녀사냥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명장면과 명대사

<피노키오>에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인상적인 명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깊었던 두 장면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피노키오와 진실

“사람들은 피노키오가 진실만 말한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사람들은 기자들도 진실만 전한다고 생각해요. 피노키오도 기자들도 그걸 알았어야죠, 사람들이 자기 말을 무조건 믿는다는 거. 그래서!! 자기 말이 다른 사람들 말보다 무섭다는 걸 알았어야 합니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장면입니다. 저는 이 대사를 통해 피노키오라는 설정의 그림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피노키오의 말을 무조건적인 진실로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피노키오는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라,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본인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딸꾹질을 하지 않는 것이죠.

 

# 보고 싶은 뉴스 vs 봐야 하는 뉴스

“보고 싶은 뉴스는 아니지만 봐야 할 뉴스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보고 싶은 뉴스와 봐야 하는 뉴스에 대해 기자들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우리는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동시에 정보를 선택해 소비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자칫 뉴스의 편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뉴스만 접하다 보면, 어느새 편견과 왜곡된 기준이 형성되고, 그 틀 안에서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뉴스를 놓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은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에 빠르게 반응하며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진실이 밝혀지면, 정작 그 사실에는 쉽게 관심을 거두곤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고 싶은 뉴스가 아니라 봐야 하는 뉴스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 보는 태도일 것입니다.

 


 

저는 <피노키오>의 기획의도를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기획의도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보는 뉴스는 과연 사실로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요?”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과,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집니다. <피노키오>는 가짜뉴스와 자극적인 보도가 넘쳐나는 오늘날의 현실과 맞닿아 있으며, ‘진실을 전하는 일’과 ‘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 모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사진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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