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그 이후, 〈요리하는 할배들〉

<흑백요리사>의 연이은 성공으로 승승장구 중인 스튜디오 슬램이 새로운 유튜브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요리하는 할배들>은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셰프들을 주축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30분에 업로드된다. 지난 3월 28일 0화를 시작으로 현재 방영 중이며, ‘in 대만’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 향후 시즌제나 특집 형태로의 확장도 짐작된다.

 

프로그램 공식 문구 : 흑백요리사 셰프들의 본격 효도 관광 프로젝트

출연진 : 후덕죽, 박효남, 김도윤, 윤남노

 


공식 포스터

 

 

셰프 버전 <꽃보다 할배>? 익숙함 속에 심은 변주

소개에서 알 수 있듯, 이 프로그램은 tvN의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와 유사한 콘셉트를 취하고 있다. 출연진의 조합이나 ‘효도 여행’이라는 키워드에서 특히 비슷한 뉘앙스가 풍긴다. 과거 <꽃할배>는 원로 배우들과 ‘짐꾼’ 이서진의 조합으로 대선배들을 보필하는 막내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3명의 요리계 대선배와 막내 겸 총무 윤남노 셰프라는 구성을 가져왔다. 최소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대선배들 사이에서 윤남노 셰프는 살뜰히 선배들을 챙기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은 ‘할배’라는 호칭의 범위다. <꽃할배>의 원로 배우들이 당시 모두 70대였던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3명의 선배 모두에게 ‘할배’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붙기에는 나이대가 다양하다. 만 77세인 후덕죽 셰프는 고령의 나이가 맞지만, 박효남 셰프는 만 64세, 김도윤 셰프는 51세다. 실제로 자막에서도 그는 ‘후할배’로 분명히 명시되지만, 박 셰프의 경우 ‘박할배’와 ‘효버지(효남+아버지)’라는 호칭이 혼용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요리하는 할배들>이 돋보이는 이유는 흔한 여행 예능의 포맷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방송계에서 요리와 셰프들이 핫 토픽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독 요리 콘텐츠가 아니라면 보통 연예인이나 전문 방송인이 진행과 분량 확보를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전 출연진이 셰프들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그들의 주 종목인 요리 실력을 뽐내는 서바이벌이나 쇼도 아니다. 전문 방송인 없이 다회성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것은, 제작진에게도 일종의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다.

 

 

“다큐인 듯 예능인 듯” 시청자가 응답한 담백한 맛

하지만 이러한 면이 <요리하는 할배들>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상 댓글과 SNS 상에서는 연예인의 개입이 적어 더 잔잔하고 다큐 같은 분위기가 좋다는 반응과, 셰프들이 편안하게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가들답게 대만 길거리를 구경하면서도 여러 식재료를 탐구하고, 식당에서 메뉴 하나를 먹을 때도 이를 분석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결과적으로 여행의 편안함과 셰프들의 전문적인 지식이 어우러져,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밥 친구’ 예능이 완성된 것이다. 이는 <흑백요리사>로 높아진 셰프들에 대한 관심과, 요리 콘텐츠에 특화된 제작진의 노하우가 맞물린 지점이라 볼 수 있다.

 

 

1회부터 잡히기 시작한 출연진의 캐릭터도 명확하다.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현지 음식 지식을 보여주는 수더분한 ‘후할배’, 긍정적이고 아버지 같은 매력의 ‘효너자이저’, 그리고 대만 사정에 밝아 잡학다식한 ‘도윤마로’까지 각자의 개성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막내 윤남노 셰프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선배들에게 다가가면서도 쉼 없이 먹는 ‘막뚱’ 캐릭터로 활약하며 프로그램의 웃음 포인트를 책임지고 있다.

 

 

이제 막 1회차를 넘긴 만큼 앞으로의 방향성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요리하는 할배들>의 출항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셰프들의 진솔한 여행기가 앞으로 어떤 반응을 이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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