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82MAJOR(82메이저)가 다섯 번째 미니 앨범 [FEELM]을 발매했다.
‘FEELM’은 ‘Feel’과 ‘Film’을 결합한 타이틀로,
다양한 감정의 순간들을 하나의 필름처럼 담아낸 앨범이다. (FEELM 앨범 상세 정보)

심상치 않은 음악성과 매력, 82MAJOR(82메이저)
82메이저는 팀명부터 독특하다. 팔이메이저? 팔십이메이저? 숫자가 들어간 이름으로 어떻게 읽는 것이 맞는지도 언뜻 봐서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 82MAJOR는 공식적으로는 [에이티투메이저]라고 부르며, 줄여서 “에투메”라고 불리기도 한다. 숫자 82는 대한민국의 국가번호 ‘+82’에서 온 것으로, 우리나라 국가번호 82와 메이저(MAJOR)를 차용하여, 한국을 넘어 세계의 메이저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한다. 멤버 또한 한국인 5명(남성모, 박석준, 조성일, 황성빈, 김도균), 한국계 캐나다인 1명(윤예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멤버 전원이 한국식 이름 석 자를 활동명으로 사용한다는 점까지 ‘한국’적 그룹임을 몸소 느낄 수 있다.
팀명뿐만 아니라 82메이저의 음악 또한 범상치 않다. 보컬 포지션이 대다수인 다른 케이팝 팀들과는 다르게, 6명의 멤버 중 주 포지션이 랩인 멤버가 4명으로, 과반수가 래퍼에 해당하며, 보컬 포지션인 멤버들도 상당한 랩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나, 자작곡을 선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능력은 독보적인 음악성으로 나타나는데, 기존 케이팝과는 사뭇 다른, ‘힙합’베이스의 음악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82메이저의 대표적인 곡으로는 ‘촉(Choke)’, ‘혀끝(Stuck)’, ‘트로피 (TROPHY)’ 등이 있다.
케이팝이라는 음악 장르에서 음악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시각적 매력도, 즉 ‘미감’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산업 특성상 아무리 좋은 음악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팬들과 대중에게 선보이는 시각적 요소가 제대로 결합하지 못한다면 팀과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호감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 속 82메이저는 단순히 ‘예쁜 것’, ‘멋있는 것’을 넘어, 82메이저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연출에 초점을 맞추었다. 힙합이라는 음악성에 맞는 스타일링, 감성적인 해외 배경이 아닌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감 없는 한국 도시의 모습, 재밌으면서도 전혀 우습지는 않은 ‘B급 감성’스러운 장면 등. 이상적이고 환상적인 장면 위주로 담았던 기존 케이팝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독보적인 스토리를 통해 계속해서 생각나고 기억나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레드오션 시장 속 중소 기획사의 마케팅
82메이저의 소속사는 그레이트엠 엔터테인먼트로, FNC 출신으로 유명한 김영선 대표가 설립한 중소 기획사이다. 당장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대중의 눈에 띄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케이팝 산업 특성상, 중소 기획사는 대형 기획사에 비해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 막대한 자본과 기획사 자체의 인지도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팀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팬덤을 구축하고 인기를 끌지만,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은 인기는커녕 사실상 앨범 하나를 더 발매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점점 커져가는 케이팝 시장 속에서 매년 수많은 아이돌 팀이 데뷔하지만, 결국 우리가 기억하고 살아남는 팀은 몇 없지 않은가.
이 레드오션 속에서 중소 기획사 소속인 82메이저는, 여러 매체를 통해 지속적인 노출과 소통으로 대중에게 다가간 점이 눈에 띈다. 데뷔 전 레어하우스(RAREHOUSE)라는 이름으로 자작곡, 댄스,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활동하였고,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음악을 홍보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멤버들의 미공개 자작곡을 선보인 점 또한 82메이저만의 음악성과 프로듀싱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이에 더해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많은 횟수의 콘서트 개최인데, 2023년 10월에 데뷔했음에도 불과하고 약 2년간 무려 5번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해 왔다. 데뷔 초부터 공연장의 규모가 작더라도 실제 무대 경험을 통해 ‘공연형 아이돌’의 입지를 다지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팬들과의 만남을 꾸준히 해 온 점이 무대의 퀄리티 상승과 홍보 효과로 작용했다고 본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82메이저는 빌보드 차트인 등 해외 인기를 구축해 왔으며, 국내에서도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차별화된 색으로 인지도를 높여 가는 중이다. 이러한 팀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SM은 3.0 체제의 전략으로 82메이저에 대한 멀티 레이블 외부 투자를 시작했다. 중소 기획사의 성공적인 브랜드 구축으로 대형 기획사와 한 배를 타게 된 것이다.




차세대 넘버원으로의 확신, 5TH MINI ALBUM [FEELM]
이와 같은 행보를 다져온 82메이저가 이번에 발매한 [FEELM]은 총 5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멤버들이 모든 곡의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수록곡의 주제는 크게 ‘사랑’과 ‘자신감’이라는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첫 트랙인 ‘W.T.F’과 마지막 트랙인 ‘YESSIR!’은 기존 82메이저의 색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나답게 나아가겠다는 자신감을 담았다.


주목해야 할 트랙은 앨범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타이틀곡 ‘Sign’과 ‘CAGE’, ‘CIRCLES’이다. ‘자신감’에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 82메이저의 곡 색과는 사뭇 다른,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곡들이다.
타이틀곡은 ‘Sign’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절제된, 82메이저만의 성숙한 매력을 담았다. 핵심 가사인 ‘I said girl you are my sign’의 ‘sign’은, 흔히 ‘운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이 곡에서는 상대에 대한 호감을 ‘Sign’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기존 82메이저의 강렬한 음악성과는 사뭇 다르지만, 힙합 기반의 팀 색을 유지함과 동시에 절제와 몽환이라는 미묘한 변화를 주어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뮤직비디오는 틀에 박힌 일상을 아무런 감정 없이 살아가도록 세뇌된 사람들을 멤버들이 사랑으로 구해 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의 시작은 하늘에서 남성들이 비처럼 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르네 마그리트의 명화인 [골콘다]를 차용한 것이다. [골콘다]는 본래 풍요를 꿈꾸며 틀에 박힌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을 의미하는데, 뮤직비디오에서는 그렇게 감정 없이 살도록 세뇌된 사람들이 분홍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표정을 가리는 가면과 같은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 개성 없이 똑같은 일상만 반복하도록 세뇌된 모습을 표현한 듯하다.


이 세뇌된 사람들에게 붉은 날개 타투를 가진 멤버들이 꽃다발로 하트 모양의 총알을 쏘면 다시 눈동자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날개’ 타투와 ‘하트’ 총알을 보아,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사랑의 신인 에로스(큐피드)를 모티브로 하여, 멤버들이 총알을 쏴 사람들에게 사랑을 심어주어 구해내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에 더해 뮤직비디오에는 슈트 착장, 물에서의 안무 등 멤버들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성숙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담아냈다. 타이틀 곡 뿐만 아니라 수록곡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82메이저만의 음악성으로 풀어내며 또다시 팬들과 대중을 놀라게 했다. 기존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팀의 강점과 독보적인 색은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이 또 한 번 82메이저의 도약을 기대하게 한다.


독보적인 색과 그에 상응하는 실력,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센스 있는 미감까지. 이번 앨범은 ‘현시점 가장 주목할 만한 K-POP 그룹은 82메이저이다’라고 외쳤던 나의 확신을 더욱 견고히 했다. 차별화된 음악성과 미감, 지속적인 소통은 한 번 더 보고 싶은, 계속해서 생각나는 그룹을 만들었고 이들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감히 외친다, 차세대 K-POP의 메이저, 82메이저!

사진 출처 – 82MAJOR
참고 자료
이슬, “글로벌 틱톡커→K팝 아이돌까지…82MAJOR ‘슈어 띵’ 챌린지 열풍”, 엑스포츠 뉴스, 2023.09.27. https://www.xportsnews.com/article/1775390
최연지, “’공연형 아이돌’ 82메이저 북미투어 간다… 국내 단독 콘서트 성료”, 더쎈뉴스, 2025.06.09. https://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7401
천윤혜, “82메이저에 촉 왔다?…SM, 외부 투자 첫 사례 왜 나왔나 [엔터코노미]”, MTN, 2025.05.29.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5052716072139215
82MAJOR 공식 유튜브, 2026.04.29.https://youtu.be/JaDe-ux3ESc?si=dLNmGbvVjFQsEDfA
우정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18] 르네 마그리트, ‘골콘다’”, 조선일보, 2011.06.28.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6/28/2011062802447.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