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ATION’으로 보는 르세라핌의 방향성에 대해

르세라핌 곡에 대한 나의 작은 애정은 2024년 8월 발매된 <Crazy>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붐이던 하우스 장르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해당 곡은 하우스에 푹 빠져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룹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한 비운의 작품으로 내게 남게 되었다. 아직도 내게 깊게 남아 있는 그 작은 애정을 기반으로, 이번에 새로 발매한 싱글 <Celebration>을 살펴보며 르세라핌 그룹의 방향성과 브랜딩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CELEBRATION

르세라핌 (2026)

2025년 10월 발매된 싱글 <SPAGHETTI> 이후 선보인 <Celebration>은 멜로딕 테크노와 하드스타일이 섞인 강렬한 EDM 비트로 그 존재를 알렸다. 그동안 많은 이슈들에 휩싸였던 그룹인만큼, 변화와 역경의 과정에 대해 ‘두려움 인정하고 마주할 힘 얻은 순간을 축하하는 노래’로 풀어낸 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장르 특유의 강렬함과 반복성이 강조되다 보니, 이러한 서사가 충분히 확장되기보다는 오히려 간결하게 압축된 채 제시되며, 하나의 도입부처럼 느껴지는 인상도 남긴다. 선공개 곡이니 충분히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대중들의 반응

난해한 음악과 컨셉, 하이브에서 연달아 낸 EDM?

대중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하게 보인다. 컨셉이나 음악이 대중적이기보다는 난해하다는 의견과 함께 캣츠아이와 아일릿, 즉 ‘하이브에서 연달아 3팀의 걸그룹이 EDM 테크노 장르의 곡을 가져왔다’는 부분에 더 많이 주목하고 있는 중이다. ‘공장같다’, ‘개성을 잃었다’ 등, 이미 소속사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여론과 맞물리며, 세 그룹의 동시다발적인 EDM 테크노 시도는 대중에게 납득이 되지 않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듯하다.

 

르세라핌은 어떤 그룹으로 남으려고 하는가?

정규 2집‘‘PUREFLOW’ pt.1’은 다섯 멤버가 두려움을 인정하고 마주하는 과정에서 겪은 변화와 성장을 다룬다.
데뷔 초 ‘두려움이 없기에 강하다’라고 노래한 이들은 이번 음반을 계기로 ‘두려움을 알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르세라핌이 발매할 정규 2집의 메시지는 르세라핌이 데뷔 때부터 쌓아온 ‘성장’, ‘두려움과 극복’, ‘나의 여정’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전부터 르세라핌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두렵지 않다는 I’M Fearless를 애너그램 방식으로 배열한 이름도 그렇고 꾸준히 성장과 나다움, 나의 여정, 극복의 메시지를 노래한 것도.
그러나 이전의 이슈와 논란들로 인해 그러한 메시지가 대중에게 제대로 스며들고 있지 않는 상태로 보인다. <Crazy> 때 정면 돌파와 극복보다는 외면을 선택했던 점이 그동안의 쌓아온 그룹의 서사에 더욱 해만 끼쳤고, 그 결과 껍데기만 남은 메시지. 도리어 컨셉까지 점점 난해해지고 있다. 이빨에 낀 스파게티를 빼거나, 다같이 즐겨도 되는 분위기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갑자기 축제를 벌이는 것도.

4월에 갑자기 할로윈, 오컬트 장르로 다가온 것도 의외인 선택이었다. 르세라핌의 선택과 시도는 점점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오히려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그룹의 컨셉으로 방향을 잡은 것일까? 에너지와 당당함, 키치함, 난해함, 때로는 괴짜스러운 이미지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하는 가운데 과연 어떤 언어로 이들을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정규 2집이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해진다. 대중에게 다시 르세라핌의 서사를 각인할 수 있을까?
르세라핌은 정규 2집 앨범으로 다시 어떻게 정의될까?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르세라핌은 지금까지의 반응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 우회하거나 외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반응을 정면에서 마주하여 자신의 언어로 다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외부의 시선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다음 앨범에서는 그 거리를 좁히는 선택 역시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 결국 르세라핌이 어떤 그룹으로 남을 것인지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2집에서 보여질 태도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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