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다시금 일어서며 새로이 정의해나가는 순간들, 크래비티(CRAVITY) EP 8집 타이틀곡 [AWAKE] 리뷰

지난 4월 29일, 크래비티(CRAVITY)가 EP 8집 <ReDeFINE>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앨범은 작년 이뤄진 리브랜딩 이후 발매된 앨범인 만큼 크래비티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오늘 리뷰해 볼 곡은 이번 EP 8집의 타이틀곡, <AWAKE>입니다.

*본 글은 앨범 소개글을 바탕으로 개인의 견해와 감상 위주로 해석한 글로, 창작자의 의도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글의 해석은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알립니다)

 

1. 타이틀곡 <AWAKE>

 

 

먼저,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뮤직비디오의 컨셉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스페이스 무드의 신스와 강렬한 비트가 어우러진 다크 신스팝 사운드, 중독성 있는 코러스, 파트마다 변주되는 구성은 곡의 다이내맥한 전개와 에너지를 더욱 극대화한다.”-<ReDeFINE> 앨범 소개글 中

앨범 소개글을 통해 엿볼 수 있듯 <AWAKE>는 강렬한 비트의 어두운 신스팝 사운드와 코러스가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이번 곡은 전체적으로 무게감 있게 진행되지만 동시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도 하며, 이러한 다이나믹한 전개 속 에너지가 돋보입니다. 이렇듯 <AWAKE>는 강렬한 무게감과 그 속의 다이나믹함을 지닌 곡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곡의 뮤직비디오는 독특하게도 ‘사제(예비 사제)’를 컨셉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부, 혹은 사제’에 관한 컨셉은 그간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자주 등장하였으나, 아이돌들의 작품 활동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컨셉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번 MV는 티저 공개와 동시에 특히나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은 (예비)사제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성당을 배경으로 신학도의 삶을 살아가는 멤버들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종교적인 컨셉과 곡 특유의 무게감이 어우러져 상당히 진중한 분위기를 자아납니다.

성당, 사제와 같은 종교적인 요소들 외에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제재가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곳곳에는 ‘뱀’이 연상되는 형체가 다양한 모습으로, 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과연 이 ‘뱀’처럼 보이는 제재가 이번 곡과 뮤직비디오를 통틀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또한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예비) 사제’라는 컨셉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2. 앨범 [ReDeFINE]의 메시지

“[ReDeFINE] 이라는 제목은 결국 ‘지금의 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일’에 가깝다. 한 번 정해진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매번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다시 정의해나가는 과정.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 이번 앨범의 크래비티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중략) 불안과 회복, 망설임과 결심, 낯선 두려움과 익숨한 열정이 한 앨범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ReDeFINE> 앨범 소개글 中

이번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redefine’은 ‘재정의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번 앨범의 메시지 또한 ‘지금의 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일’, 즉 ‘재정의’에 있습니다. 앨범 소개글 속에서 ‘재정의’는 ‘한 번 정해진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다시 정의해나가는 과정’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무너지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는데요, 이는 그 과정에 ‘무너짐’ 또한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즉, 크래비티가 이번 앨범을 통해 그려나가고자 한 redefine란, ‘끝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으켜 세우며 새롭게 정의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AWAEK>는 이러한 ‘redefine’의 과정이 가장 선명하게 담겨 있는 곡입니다.

“타이틀곡 ‘AWAKE’는 이번 앨범의 중심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은 사실 또 다른 시작이며, 흔들린 뒤에야 비로소 더 또렷한 자신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중략) 파트마다 분위기를 바꾸는 구성은 ‘한 번의 각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시 깨어나는 상태’를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ReDeFINE> 앨범 소개글 中

<AWAKE> 속 재정의는 ‘끝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 ‘흔들린 뒤에야 비로소 더 또렷한 자신을 만나게 되는 과정’으로 표현되는데요, 이는 뮤직비디오 속 여러 상징과 서사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3. <AWAKE> 속 드러나는 ‘Redefine’의 과정

  • 우로보로스

앞서 짚어보았던 MV 속 ‘뱀’ 형체에 대해 기억하시나요? ‘뱀’처럼 보이는 이 요소는 더 정확히는 ‘우로보로스’입니다.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우로보로스’(Ouroboros)예요. 그리스어로 ‘꼬리를 삼키는 자’란 뜻으로 종교적으로 ‘뱀’을 지칭하는데요. 자신의 꼬리를 계속 물면서 상처를 반복하지만 위에서 바라보면 그것이 무한대의 원으로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완벽한 원을 만들어 무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심었어요. 그런 의미로 뮤직비디오에 ‘사제’와 ‘우로보로스’를 넣은 거고요.” – 멤버 형준의 인터뷰 中

‘우로보로스’는 자신의 꼬리를 먹는 형상으로 그려지는 뱀으로, 무한, 영원, 더 나아가 무한한 순환의 상징으로 그려지는 요소입니다. 뮤비 속 등장하는 우로보로스는 무한히 반복되는 redefine의 과정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것이 곧 ‘무한한 확장’, ‘끝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이어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불안정과 무너짐의 흔적

“뮤직비디오를 찍기 전에 멤버들에게 각자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어요. 그 두려움을 생각하면서 몸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두려운 존재가 와도 쓰러지고 아파하는 모습들을 연기했죠. 또 우로보로스라는 테마가 나오는데, 뱀과 기차로 표현했거든요. 처음과 끝의 장면이 같아요. 끝이 곧 시작이라는 걸 담으려고 했어요” – 멤버 형준의 인터뷰 中

멤버 형준은 뮤직비디오 촬영 전 멤버들에게 각자가 느끼는 공포에 대한 설문이 진행됐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때 멤버들이 답변한 각자의 ‘두려움’은 뮤직비디오에서도 나타납니다.

두려운 것으로 벌레를 꼽았던 멤버 성민의 두려움은 뱀에 물린 자국으로 표현되었다. 옆으로는 일상과 청춘의 변화가 두렵다고 답한 멤보 정모와, 다가오는 현실이 두렵다고 답한 멤버 민희의 뮤직비디오 속 모습.

이외에도 뮤직비디오 속에는 멤버들이 방황하거나 무너지는 듯한 장면들이 다수 포착됩니다.

그러나 앨범 소개글에서도 ‘무너지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듯, 이러한 두려움으로 인한 무너짐 또한 ‘재정의’의 일부이며, 결국 그 무너짐 끝에 새롭게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금 정의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해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뮤직비디오의 중심 요소인 ‘(예비)사제’ 컨셉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에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크래비티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예비 사제는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한, 아직은 불완전한 존재로 정의하는데요. 우리도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거죠.” – 멤버 성민의 인터뷰 中

크래비티가 <AWAKE>에서 그리고 있는 ‘재정의’의 과정은 두려움을 마주하고 무너지기도 하는 등 불완전함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다시 정의해나가는 행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함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완전한 존재인 ‘예비 사제’의 모습은 ‘재정의’의 과정 속 불완전함과 아주 닮아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컨셉으로 ‘사제(신부)’를 내세웠던 건 이러한 이유에서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No matter where we are

No matter what it takes

새벽은 찾아와

Now I’m reaching for the fire

이제는 Pick up my pieces

눈이 먼다 해도 All in

끊임없는 Rising

이젠 날 멈추지 못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새벽(두려움, 무너짐)은 찾아오지만 기꺼이 ‘재정의’의 굴레 속으로 몸을 던져 그 끝에 다시금 일어서는 과정, 즉 redefine의 과정은 이처럼 곡의 가사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결론적으로 <AWAKE>는 불완전함과 무너짐, 그리고 그 끝에 새롭게 자신을 정의해나가는 ‘redefine’의 과정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들릴수록, 더 또렷해지는 이름” -<ReDeFINE> 앨범 소개글 中

이번 앨범 [ReDeFINE]과 타이틀곡 <AWAKE>는 그 제목처럼 ‘재정의’의 과정을 선명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 밝은 면만 비추지 않고 그 속의 방황이나 두려움을 수반한 ‘재정의’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이전 앨범의 타이틀곡인 ‘Now or Never’에서는 목표를 향한 강한 열망과 도전 의지를 감각적으로 그려내었는데요, 저는 이처럼 수많은 방황과 도전, 두려움과 무너짐 등 그저 밝지만은 않은 삶의 이면들을 입체적으로, 또한 진정성 있게 그려내는 점이 크래비티만의 매력적인 색깔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크래비티만의 색깔이 담긴 작품 세계는 또 어떠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무너지고 다시금 일어서며 새로이 정의해나가는 순간들, 크래비티의 <AWAKE> 였습니다

 

참조 및 인용 자료 출처

CRAVITY 크래비티 ‘AWAKE’ MV

크래비티가 꿈꾸는 ‘리디파인’…”‘개그비티’ 넘어 본업 천재로 각인되고파” [D:인터뷰]

고대 신화 속 원(圓)과 우로보로스

크래비티를 ‘재정의’한다[인터뷰]

[인터뷰①]크래비티 “신보 키워드는 불안, 다가오는 현실이 두려워…사실 벌레도 무섭다” | 스포츠조선

크래비티(CRAVITY)- <ReDeFINE> 앨범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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