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할 나에게 [한로로]

여러분들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메시지”가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주로 이런 메시지는 가사에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인기를 끌었던 한로로의 <사랑하게 될 거야>라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사랑하게 될 거야”라는 제목만 들으면 어떤 음악처럼 느껴지시나요?

 

제목만 가볍게 들으면 이 음악은 사랑에 관한 음악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저도 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당시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과거 기억들을 떠올리며,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을지라도 결국 그 사람을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픈 기억을 만들어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다짐은 타인을 얼마나 사랑해야 가능한 것일까 생각했었습니다. 이렇게 작사가의 의도를 몰랐을 때는 이 음악이 당연히 사랑에 관한 음악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방송에 이 음악의 주인공인 한로로가 출연했는데요. 이후 이 음악을 쓰게 된 이유와 가사의 의미를 알게 된 후, 저는 이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의미와는 반전된 의미의 음악이었던 것인데요. 이 음악의 제목인 <사랑하게 될 거야>는 지난날을 겪어 온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이 음악은 한로로가 스스로를 정말 많이 미워할 때 만들어진 곡이라고 합니다. 미래를 암시하는 미래형 시제를 사용해 ‘언젠가 날 사랑하게 될 거야’라는 확신을 갖고 싶을 때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요. 당시 한로로는 스스로가 음악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을 사랑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었다고 합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패기 있게 시작했지만, 점점 패기가 떨어져 가는 자신을 보며 한심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음악을 붙잡아야 미래의 자신이 행복할 것 같았지만, 불확실한 마음에 ‘계속 붙잡아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자신이 슬프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이 방송 이후, 음악 속에 숨은 반전된 사실은 더 널리 알려졌고 대중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죠.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곳의 나는 얼마만큼 울었는지 이곳의 나는 누구보다 잘 알기에”라는 가사가 과거의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는 의미처럼 들립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라는 말은 과거의 못난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라이브 영상 유튜브 댓글을 보면 “그냥 사랑 노래인 줄 알고 들었지만 곡 소개를 알고 난 뒤 더 좋아졌다”, “용서의 대상이 전남친이 아니라 과거의 나였구나”와 같은 반응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음악은 반전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대상은 스스로이기보다는 주로 타인이기 때문에, 이 음악이 스스로에게 전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음악을 통해 나의 사랑이 가장 필요한 대상은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에는 이렇듯 겉보기에 느껴지는 의미와는 반전되는 속뜻이 담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의도를 알고 감상한다면 더욱 깊이 있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된 후, 노래를 다시 감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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