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표류기 – 국경을 넘을 희망의 클래식

 

 

2009년에 개봉한 김씨 표류기는 개봉 당시에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이후 입소문을 통해 재평가된 영화이다.

 

 

줄거리
주인공 김씨는 사업 실패와 빚에 시달리다 한강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지만, 죽지 못하고 밤섬에 표류하게 된다.

처음엔 절망하지만, 점차 섬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히며 자급자족의 삶을 시작한다.

짜장면을 만들어 먹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섬 생활을 시작한다.

한편, 또 다른 김씨(여성)는 사회와 단절된 채 방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과 카메라로 세상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다.

그녀는 우연히 망원렌즈로 밤섬의 남자를 발견하고, 그를 지켜보며 점점 세상과 다시 연결될 용기를 얻는다.

 

 

한강
우리는 프랑스 영화의 센강을 보며 낭만적인 로맨스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한강을 보며 무엇을 떠올릴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튀어나오는 공간?

더 테러 라이브 에서 처럼 폭탄이 터지는 공간?

김씨 표류기는 한강을 보다 한국적인 정서로 다룬다.

투신의 장소로 말이다.

동시에 그가 희망을 찾은 곳 역시 한강이란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강은 알아도 밤섬은 모를 외국인이 많을 듯하다.

프랑스의 센강, 영구의 템스강보다 압도적으로 넓은 폭.

그렇기에 존재할 수 있는 섬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여의도 빌딩 숲속 마주할 수 있는 보호 습지는 그 자체로 매력 포인트다.

한국의 맨햍튼인 여의도 빌딩 숲 맞은편에 보호 습지가 있으니 말이다.

 

 

민방위훈련
영화는 민방위훈련으로 시작해 민방위훈련으로 끝이 난다.

마치 세상이 멈춘 듯한 그 시간.

세상이 멈춰야만 움직일 수 있는 여성을 통해 영화는 민방위라는 불편한 일상을 낭만적으로 전환한다.

외국인 관점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모든 사람이 멈추는 이 시간은 매우 이국적이기에 흥미가 있을 듯하다.

세상이 멈춘 순간 세상을 등진 사람들이 만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매력적인 영화다.

 

 

짜장면
K-FOOD의 관심이 높다.

K-FOOD의 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에서 짜장면은 주인공의 희망의 소재로 기능한다.

여자 김씨가 보내준 짜장 3종 세트 (일반, 간짜장, 삼선짜장)을 마다하면서 말이다.

비둘기 똥에서 옥수수 씨앗을 길러내어 면을 만들어 먹는 과정.

그리고 눈물의 짜장면 먹방.


이걸 보고도 짜장면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배달
여자 김씨는 남자 김씨에게 짜장면을 배달시켜 준다.

“배달원은 어디든 가는 게 원칙이긴 한데 정말 너무하셨다.”

라며 오리배를 타고 배달하는 모습은 한국의 배달 문화를 코믹하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외국인에게 신선하게 보일 듯하다.

물론 요즘은 배달 어플 덕에 어디든 간다는 원칙은 많이 사라졌지만 배달의 유구한 역사(?)를 알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아파트

 

여자 김씨는 아파트를 몰래 나올 때 엘리베이터에 로봇을 두어 양동작전을 펼친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로봇이 경비원의 시간을 끌 동안 사람을 마주치지 않고 나가기 위함.

아파트에 경비원이 있다는 사실부터 외국인에겐 신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한국인에겐 익숙한 그림이지만 이 또한 외국인에겐 이국적인 구조물일 것으로 예상된다.

복도식 아파트를 내달리는 여자 김씨, 그녀를 따라 센서 등이 켜지는 장면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주제 의식의 보편성

영화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다룬다.

“김씨” 라는 가장 보편적인 성씨를 통해 작중 인물이 겪는 보편성을 강조한다.

 

 

남자 김씨.

남자 김씨는 제 3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 불량자는 사회에서의 추방을 의미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쫓겨난 밤섬에서 그는 외로움을 겪는다.

119에 건 구조 전화는 물론 여자친구 조차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단 한명 통신사 직원.

그러나 이 역시 새로나온 요금제를 소개하기 위함일 뿐이다.

무인도라고 하자 “고객님이 어디 계시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라며 상품 설명을 이어가는 것은 소소한 웃음 포인트.

 

 

김씨 표류기 - 나무위키

 

 

여자 김씨.

대인기피증을 가진 여자 김씨는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하였다.

SNS에서 타인의 사진을 자신인 체하며 사회에서 자신을 지우고 관심만을 받아 가며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두 인물의 연결되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룬다.

그 방법이 영어 한 두 단어라는 점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밤섬의 문구가 HELP에서 HELLO로 바뀐 순간 묘한 감동을 준다.

남자 김씨가 HOW ARE YOU 라 회신하는데 걸린 시간은 3개월 하고도 17일.

SNS의 발달로 동시적인 쌍방향 소통이 익숙한 현대인에게 둘의 연락 방법은 낭만적이다.

그렇기에 오해도 생기지만 (F*** YOU 라는 문구를 적는 등), 결국 두 김씨가 만나 “My name is 김정연” 이라 소개하며 끝나는 영화의 결말은 우습으면서도 희망차다.

두 김씨가 각각 겪은 외로움은 자본주의의 심화와 SNS 발달로 강화되었다.

특히 여자 김씨의 경우 사진 보정이 더욱 간편화, 고도화 됨에 따라 더욱 심화되었다.

여자 김씨처럼 타인의 사진을 도용하지 않아도 현실의 자신과 SNS의 자신과의 괴리를 만들었다.

현대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 덕에 이 영화는 국경 너머까지 닿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영화는 사회로 부터 쫓겨난 두 인물이 사회로 복귀하는 극복의 영화, 희망의 드라마다.

이 영화를 통해 국경을 너머의 사람들 또한 희망을 갖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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