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사랑이라는 이름의 빛

사랑은 무엇일까? 연인 관계에서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 사랑이라 불리는 것들은 많지만 명확히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 단어이다. 사람마다 경험하는 방식도, 느끼는 깊이도 모두 다르기에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도 추상적인 감정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종종 사랑을 설명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고 해석하며 살아간다.

 

영화 <파반느>는 이러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파반느>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고아성, 문상민, 그리고 변요한 주연의 영화이다.

 

경록(문상민)은 어린 시절 톱스타인 아버지의 버림을 받고 넉넉치 못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는 현대무용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에 부딪쳐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새로 일하게 된 백화점에서 미정(고아성)을 만나게 된다. 미정은 백화점에서 ‘공룡’이라는 별명을 가진 ‘왕따’이다.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가진 미정에게 경록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둘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위로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관심에서 시작된 관계였지만,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점차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간다.

 

 

 

 

이 영화에서는 유독 ‘빛’과 관련된 대사와 연출이 반복된다. 이는 서로의 어두운 부분을 밝혀주는 미정과 경록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느껴졌다. “사랑이란 서로의 영혼에 빛을 밝혀주는 것”이라는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이를 통해 나는 사랑이란 거창한 감정이기보다,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빛이 되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경록과 미정은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점차 환한 미소를 되찾는다. 그리고 결국 서로에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비춰주는 존재가 된다.

어쩌면 사랑은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일지도 모른다. 지치고 힘든 순간에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게 하고, 불확실한 내일을 조금은 기대하게 만드는 것. 그렇게 사소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영화에서 요한(변요한)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랑은 오해다. 영원할 거라는 오해.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를 이해하는 것. 결국 사랑은 상상하는 일이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그 무엇이다.” 이 대사는 사랑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것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유독 “사랑은 오해다”라는 말이 반복되는데, 나는 이를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사랑의 본질을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느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한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을 믿고 싶어지는 감정. 불완전함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기대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결국 사랑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라기보다, 각자가 만들어가는 감정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빛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해이자 기대일 수도 있다. <파반느>는 그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언제나 확신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고, 기쁨과 상처를 함께 남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를 원한다. 어쩌면 사랑은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주기도 하고, 또 어떤 순간에는 그 빛에 기대어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끝이 어떻게 되든, 그 순간 서로를 이해하려 했던 마음, 함께 시간을 나누며 느꼈던 감정들이 결국 우리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순간을 믿고 싶어지는 것, 그리고 그 믿음 속에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은 언제나 불확실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삶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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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만드는 아이돌, 프로듀스 101

2016년에 데뷔하고 2017년에 해체한 걸그룹 I.O.I (아이오아이)를 아는가? 최근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아이오아이가 재결합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10년 전 오직 약 8개월 활동했음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 팀, 사실 당신이 뽑았을지도 모른다. 한국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을 일으켰던  ‘프로듀스 101’ 시즌 1이 그들의 시작이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하루 종일 ‘픽미 픽미 업’을 불러댔다. 그 뒤엔 ‘얌얌’. ‘핑거 핑거팁스’. 피구를 하며 불렀던 기억이 있다.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내가 걸그룹을 만드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니. 그리고 생각했다. ‘세상엔 자신의 꿈이 간절한 사람이 많구나.’     ‘프로듀스 101’은 Mnet에서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방영한 11부작 예능이다. 50여 개의 기획사에 소속된 101명의 여자 연습생 중, 서바이벌을 통해 살아남은 11명만이 새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모든 방식은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 말 그대로 오로지 시청자의 투표로만 만들어지는 걸그룹이었다.    레벨 테스트, 그룹 배틀 평가, 포지션별 심층 평가, 콘셉트 평가, 데뷔곡 평가를 거치며 총 4번의 순위 발표식이 이루어진다. 완벽한 고음을 뽑아내고 엔딩 요정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그룹 배틀 평가 <다시 만난 세계>, 그 시절 장기 자랑에 무조건 있었던 포지션 평가 <BANG BANG>,  명곡이라 불리는 콘셉트 평가 <같은 곳에서>까지.     또한 ‘프로듀스 101’ 시즌 1 이후로 프로듀스 시리즈는 세 차례나 더 지속되었으며, 이외에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프로듀스 101’ 시즌 1의 화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추억에 이리도 열광하는 것일까? ‘프로듀스 101’이 있기 전까지의 오디션들은 심사위원이 존재했다. 전문가의 냉정한 평가와 이에 따른 성적이 프로그램을 결정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은 달랐다. 시청자가 프로듀서가 되어,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연습생들은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님’이라 칭하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까지 한다. 당시 시청자들은 관객을 넘어서, ‘나의 원픽 소녀’를 데뷔시키기 위해 매일 투표하고 홍보하는 열정적인 기획자였다.     연습생들의 서사 또한 한몫했다. 소속사에서 연예인의 형태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나온 완성형 아이돌이 아닌, 연습생 신분으로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춤 실력이 부족해 눈물을 흘리던 연습생이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안무를 소화해 내는 과정은 성장 드라마 같았다. 신비주의는 제로. 과정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이는 ‘국민 프로듀서’에게 감동을 전했으며, ‘내가 이 아이를 데뷔시켜야 한다’는 팬덤의 의지로 이어졌다.   최종 데뷔 순위권에 안착한 11명은 Ideal Of Idol의 약자인 I.O.I로 데뷔했다. 당대 TWICE, Red Velvet, BLACKPINK (일명 트레블), 1위 킬러였던 여자친구 등 여러 인기 걸그룹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이들과 맞먹는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음악방송 9관왕이나 신인상을 3차례나 수상하는 것은 물론, 활동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속옷을 갈아입을 시간만 주어져도 너무 감사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시청자가 직접 뽑은 걸그룹인 만큼,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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