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2024년 개봉한 영화 ‘청설’입니다.
2009년에 대만에서 개봉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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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수어로 대화하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살피기 위해 행해지는 이들의 배려 깊은 행동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은 간지러움과 따스함을 선사합니다.
[침묵의 사]
남들은 모두 앞서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주인공 ‘용준(홍경)’ 역시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 길을 잃은 청춘입니다.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나간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
그곳에서 용준은 운명처럼 자신의 이상형 ‘여름(노윤서)’과 마주칩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강렬한 끌림.
부끄러움도 잊은 채 용준은 그녀에게 서툴지만 솔직한 진심을 전하기 시작하고, 여름의 동생 ‘가을(김민주)’은 그런 용준의 순수한 용기를 곁에서 응원해 줍니다.
하지만 여름과 가까워지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손으로 말을 건네는 여름에게 다가가기 위해,
용준은 귀로 듣는 법 대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법을 배워나갑니다.
[경고 소리]
소리 없는 대화 속에 서로의 온기가 닿았다고 믿으며 마침내 곁에 섰다고 생각한 찰나,
어째서인지 여름은 자꾸만 용준에게서 멀어지려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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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세상에 사는 가을에게는 늘 자신을 과보호하는 언니 여름이 있었지만
정작 가을은 자신의 인생보다 동생의 삶에 온 시간을 쏟아붓는 언니를 더 걱정해 왔습니다.
가을은 언니에게도 소중한 본인만의 인생이 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죠.
그런 두 자매의 견고한 세계에 가족 외의 존재인 ‘용준’이 찾아온 것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을의 세계에는 소리가 없었습니다. 찢어질 듯 날카로운 화재 경고음도 그녀에게는 닿지 못했죠.
뒤늦게 연기를 보고 깨어난 가을은 공포 속에서 건물을 헤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여름은 설명도 없이 용준을 남겨둔 채 집으로 달려갑니다.
이 사건 이후 여름은 동생을 혼자 두었다는 지독한 죄책감에 빠져 용준을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그 일 이후 용준은 이유를 모른채 자신을 피하는 여름이 걱정되었고
여름은 가을 곁에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죄책감에 빠져 용준과의 만남을 없앴것입니다.
그러나 용준은 계속해서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그 노력은 여름에게도 닿아
푸른 수영장을 배경으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말과 수어 곧 언어]
우리는 왜 편지를 쓸 때 고민될까요?
내가 전하고 싶은 이 감정 느낌 총체적인 이 무언가를 그들에게 표현하고 싶지만
그것을 담을만한 단어를 고민하느라 1장의 편지를 위해 2장 3장의 편지지가 버려지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입을 통해 말하는 것 또한 언어의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원하는 바가 있는데 어떤 단어도 이를 정확히 짚고있지 않을 때
즉, 우리는 어떤 사적인 생각, 감정을 품고 이를 상대방에게 혹은 자신(ex 일기)에게도 전하려 노력합니다.
굉장히 사적 인 것, 심지어는 나 자신이 다시 떠올려 보려 해도 동일하게 재현되기는 어려운 그 사적인 것 말입니다.
그 사적인 감정은 ‘언어’라는 필터를 거치는 순간 어느 정도 여과되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수만 가지 단어를 덧대며 진심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닿으려 노력합니다.
<청설>의 대화 방식인 ‘수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어 또한 결국 마음을 전하는 하나의 언어이기에, 용준과 여름은 서로의 세계에 닿기 위해 부단히 애를 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클럽 씬입니다.
엄청난 소음이 울려 퍼지는 공간이지만, 영화는 순간 침묵에 잠기고 용준은 자매를 스피커 앞으로 이끕니다.
소리는 곧 파동이기에, 스피커를 만지는 손끝을 통해 리듬의 진동이 그들에게 전달되죠.
세상이 고요한 두 사람을 위해 주변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선물한 셈입니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촉각으로 느끼게 해준 용준의 이 세심한 배려야말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소통’의 모습이 아닐까요?

영화 <청설>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가?”라고요.
입 밖으로 내뱉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스피커의 떨림을 함께 느끼려 손을 맞대던 용준의 진심이 더 크게 들리는 건 왜일까요.
청춘들의 막막한 현실과 풋풋한 사랑을 세련되게 담아낸 이 영화, 여러분에게는 어떤 파동으로 남았을지 궁금합니다.
다음에도 깊이 있는 영화적 해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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