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지난 4월 13일 미니 8집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를 발매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전원 재계약을 체결한 뒤 첫 컴백이었다.
https://youtu.be/jOnLqqDRfY4?si=hjnQEGij28rgkoPu
사실 그동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노래를 그렇게 즐겨 듣는 편은 아니었다. TXT 하면 세계관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전개하여 앨범마다 곡에 세계관이 녹여져 있었다. 3-4세대 K-POP 아이돌 시장에서 세계관이라는 요소는 그룹만의 독보적인 캐릭터와 서사를 부여해 아이돌과 팬 사이, 팬과 팬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음악성과 IP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많은 아이돌 중에서도 TXT가 세계관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는데,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음악을 보고 듣기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깊은 세계관 구조와, 데뷔 초의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와 같이 그룹명만큼 긴 노래 제목이 TXT 노래의 특징이기도 했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세계관 스토리가 음악과 가사에 녹여져 있는 것이 음악을 감상하는 일종의 묘미로 작용하고 단순한 음악 이상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요소가 되었지만, 팬이 아닌 입장에서는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노래를 들으면 가사와 멜로디가 전하는 스토리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언뜻 듣기에는 심오한 가사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의 음악이 대중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그룹의 인지도에 비해 ‘대중에게 각인된 뚜렷한 대표곡이 없다.’라는 말이 있던 것도 이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재계약 후 첫 컴백 곡인 이번 타이틀 곡 ‘하루에 하루만 더 (Stick With You)’은 처음 숏폼으로 음악을 접했을 때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데뷔 후 첫 그랜드 슬램(주요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단일 앨범 활동 곡으로 한 주 동안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달성했으며, 무엇보다 재계약 이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도를 좋은 방향으로 시작했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 부분이 있었다.

1.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 그렇지만 잃지 않은 그룹의 서사
‘하루에 하루만 더 (Stick With You)’는 기존 TXT 노래와는 사뭇 다르게, 이별을 앞둔 연인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머물러 줘
하루에 하루만 더
헤어질 수 없어
I’ll just stick with you
언제부턴지 몰라도
미지근한 너의 태도
낯설기만 한 표정, 말투도
더 무슨 말을 할까
난 또 입술만 깨물어
Every night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면 생각났던 몽환적이거나 ‘소년’스러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연차가 쌓이며 성장한 멤버들의 성숙함과 연인들의 이별이라는 주제는 잘 어우러지며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몰입도를 만들어 낸다.

곡에 깃든 애절함은 꿈을 향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진심과 닮았다. 꿈을 붙잡고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사랑의 감정에 빗대 표현한다. 이는 재계약 이후 다시금 전진하기 위해 출발선에 선 팀의 지금과 같다.
-앨범 상세 정보
이 주제와 가사를 높이 평가하고 싶은 점은, 대중에게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주제로 현실적인 공감을 일으켰지만, 그 이면에는 꼭 연인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팀의 꿈을 사랑에 빗대어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별 스토리 안에, 자신들의 꿈을 하루하루 더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담음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통해 대중들의 공감을 일으킴과 동시에 기존의 서사 또한 이어 나가 팬들에게도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가사에서는 계속해서 ‘하루’를 강조하는데, 이 점 또한 팀명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의 “내일(TOMORROW)”과 연결되어, 또 새로운 하루(=내일)를 꿈꾸는 그룹의 정체성과 연결된다는 점 또한 그룹 본연의 색과 방향성이 드러나, 기존 그룹의 서사를 완전히 ‘탈바꿈’하기보다 새롭게 ‘확장’ 시켜 나갔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2. 2-3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가사와 멜로디
이 곡이 리스너들에게 신선하게 인식된 점은 특히 ‘한국어 가사’이다. K-POP의 글로벌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한국어 가사보다 영어 가사의 비중이 큰 곡들이 많아졌고, TXT 또한 많은 영어 가사가 포함된 곡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해외에서 엄청난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TXT가 이번에 시도한 건 과감한 비중의 한국어 가사였다. 거의 모든 가사가 한국어로 있으며, 그마저도 단순히 따라 부르기 쉬운 라임을 맞추는 방향이 아닌 이별이라는 주제로 서정적이고 서사가 있는 흐름의 가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가사뿐만 아니라 멜로디 또한 트렌디한 하우스 혹은 EDM과 같이 후배 아티스트들이 활용하는 숏폼 챌린지에 어울리는 임팩트가 강한 멜로디라기보다는, 2-3세대 K-POP의 향수를 자극하는 꽤나 고전적인 멜로디를 택했다. 이는 챌린지 위주로 돌아가 ‘음악이 가볍다’고 평가되기도 하는 4-5세대 K-POP 시장에서 2-3세대를 그리워하던 이들의 향수를 일으키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3. 눈길을 끈 이색 챌린지
하지만 이들은 이 곡으로 ‘챌린지’를 놓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를 잘 활용해 색다른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머물러 줘 하루에 하루만 더”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어울리는 텃팅 안무는 챌린지에 최적화된 안무로서 많은 이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또한 이와 함께 카더가든의 ‘나무’ 챌린지로 알려진, 배속한 음악에 맞추어 빠르게 스텝을 밟는 챌린지를 앨범 명의 ‘가시나무’와 연결 지어 재해석한 ‘가시나무챌린지’와, 샤워기로 얼굴에 물을 뿌리며 노래에 맞추어 슬픈 표정을 지어 보는 챌린지는, ‘무리’한 멤버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는, 기존에 없던 신선한 이색 챌린지로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이런 챌린지는 팬들과 대중에게 재미 요소로 작용하여 음악의 새로운 즐길거리로 다가왔다.



재계약으로 새롭게 시작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2막에서 처음 선보인 이 앨범은 기존과 다른 성숙하고 애절한 매력을 선사함과 동시에 기존의 서사 또한 이어 나가는 팀의 정체성이 담긴 앨범이었다. 이번 앨범으로 이러한 새로운 모습 또한 잘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자신들의 음악성과 가능성을 확장해 나간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새롭게 써 내려가는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사진 출처 – HYBE LABELS 및 TOMORROW X TOGETHER OFFI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