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는 세대를 불문하고 모이면 항상 이야기하는 대화 주제가 있다.
연애 이야기 또는 스포츠 이야기 아니면 군대 이야기
이 세 가지 주제들은 남자끼리 모여 있는 자리에 항상 나오는 이야기 주제이다.
특히 군대에 관한 이야기는 1년 전에 전역을 했든, 5년 전에 전역을 했든,
심지어 전역을 한지 20년이 지났든 상관없이 나이와 세대의 장벽을
허무는 엄청난 공감대를 지닌 대화 주제이다.
이렇게 엄청난 공감대를 지닌 군대 이야기
하지만 한 가지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
바로 ‘우리 때는 진짜 힘들었는데, 요즘 군대는~’ 같이 흔히 말하는 ‘라떼는~’ 이다.
사실 요즘 미디어나 뉴스가 비추는 군대의 모습은 다소 단편적이다.
‘스마트폰 사용’, ‘침대형 생활관’, ‘급식 개선’ 같은 단어들만 단골로 노출되다 보니,
이미 군대를 전역한 기성세대나 미필자들의 눈에는 요즘 군대가 그저 ‘편해진 곳’,
‘캠프 같은 곳’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미디어 속 화려하고 깔끔한 외형에 가려져, 군대라는 공간이 가진 본질적인 단면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의 단편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군대의 겉모습이 아닌 그 내부를 보여주며
출연자가 직접 그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는 군대의 리얼함을 보여주는 예능,
바로 이번 글에서 리뷰할 ‘일병 김원훈’이다.
재밌지만 PTSD 유발
뉴스나 기존 미디어와 달리 ‘일병 김원훈’ 에서 보여주는 요즘 군대는 다름 아닌
군필자들을 서늘하게 만드는 ‘유쾌한 PTSD유발’에 있다.
분명 장르는 예능이고 화면 속 분위기는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데,
화면 속 보이는 장면은 과거 추억 혹은 기억을 상기 시키며
Ptsd를 유발 시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이병에게 노래를 시키는 장기자랑 시간’이었다.
선임들이 억지로 윽박지르는 험악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요즘 군대답게 다 같이 웃고 즐기며 장난을 치는 화기애애한 공기에 가까웠다.
화면 속 상황도 마냥 유쾌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대한민국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 순간 이병의 기분을 알 것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웃어주고 분위기가 좋고 재밌지만,
정작 그 판에 던져진 당사자인 이병은 굉장히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무슨 노래를 불러야 선임들 취향에 맞을까?’, ‘지금 내 표정이 너무 굳어 보이나?’
같은 선임들의 가벼운 장난 한 마디에도 수백 가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생각나는
이병의 숨 막히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여기서 <일병 김원훈>이 주는 재미는 이것이다.
미디어나 뉴스는 겉보기의 ‘편해진 소통 문화’만 보여주고 실제로도
그러한 문화가 많이 발달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군필자만 보이는 계급이 주는 압박감을
보여주며 ‘나 때도 그랬었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시설은 좋아지고 분위기는 유연해졌을지 몰라도, 이병이 견뎌야 하는 압박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웃으며 보다가도 나도 모르게 ‘저 사람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군대의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이다.
사실 얼마 전 ‘일병 김원훈’ 관련 영상을 보다가 ‘요즘 군대는 너무 편해졌다’는 식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요즘 군대가 과거에 비하면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또 영상 속 단편적인 모습만 본다면 충분히 그러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생활이 편해졌다고 해서 군대라는 공간 자체가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졌어도 군인들에게 군대는 여전히 버티기 힘든 곳이고, 하루라도 빨리 전역해 집으로 나가고 싶은 장소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과거 이미 군을 전역한 이들 또한 깊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힘든 공간에서도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그저 편해졌다는 이유로 비난을 던지기보다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도 힘들게 나라를 지키며 하루하루 군대를 버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며,
이상으로 <일병 김원훈>에 관한 리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