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en Troubles는 99년도로 보내는 러브 레터입니다.
빨갛게 치켜뜬 눈으로 뜨거운 여름 햇살을 받아내며 방황하던 어린 시절.
지나고 보니 평범한 건 하나도 없었고, 내 마음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조휴일-
열일곱은 누군가 에게 가장 뜨거웠던 기억일 수도, 혹은 지우고 싶은 흑역사 일 수도 있다.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하며, 뭔가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한 근거 없는 자신감도 차오른다.
그런 설렘과 어색함 속에 대부분의 열일곱들은 자신의 가장 뜨거운 날을 살아간다. 이 앨범에서 조휴일은 자신의 열일곱을 노래하는데, 어쩌면 가장 개인적일 수 있는 서사에 듣는 사람들을 깊게 몰입하게 되며, 자신의 뜨거웠던 열일곱의 여름을 떠올리게 된다. 개인의 그 열일곱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기억이였는지 상관 없이, 음악을 통해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인생작으로 꼽은 이유는, 나의 열일곱~열아홉의 기억을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음악적으로도 너무 선호하는 앨범이지만, 내가 이 앨범을 처음 들었던 시절과, 조휴일이 앨범 속에서 이야기하는 시절이 겹치고, 그가 느꼈던 감정에 더욱 깊게 공감했던 경험이 깊게 남아 있다.

“열일곱,여름,그리고 매미”
이 세개의 단어가 이 앨범을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든 이 앨범은 조휴일의 열일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열일곱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여름이라는 계절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열일곱은 미숙함과 설렘을 담고 있으면서,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간다.
이러한 뜨거움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계절은 역시 여름이기 때문에, 이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름과 잘 어울리도록 진행된다.
강렬하게 구성된 기타 사운드와,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초반 트랙들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그리고 매미, 매미야말로 정말 앨범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해당 앨범 lp 안쪽의 커버에는 매미 그림이 그려져 있고, 마지막 트랙인 <our own summer>가 끝난 이후에는 매미 소리가 이어진다. 또, <매미들>이라는 트랙은 열일곱의 모습을 매미에 비유한다.
7년간의 긴 시간을 땅 속에서 버텨낸 후,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울면서 짧은 시간을 불태우는 매미들처럼, 열일곱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이 앨범은 이야기한다.

“뜨거웠던 여름밤, 가장 뜨거웠던 라이브”
2023년, 검정치마는 12년만에 펜타포트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본인은 입시와 같이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해당 페스티벌의 영상을 보며 매우 큰 감명을 받았고, 어쩌면 이 앨범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펜타포트 페스티벌은 7월말~8월초 1년중 가장 더운 순간에 개최된다. 이런 특유의 페스티벌 분위기와 뜨거운 여름과 젊음, 매미의 울음소리를 노래하는 <teen troubles>의 수록곡들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특히, 해가 지지 않은 시간대에 시작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며 해가 진 이후 절정에 도달하는 모습은 정말 검정치마와 펜타포트 페스티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언가를 보여준다.
이후 본인도 검정치마의 단독 콘서트에 함께 했었지만, 이 영상에서 보여지는 관객들이 받은 만큼의 감동은 받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왜 인생작인가?”
“인생작” 이라는 것을 꼽을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해 보았다.
좋은 앨범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사운드,서사,실험적인 면모, 음악씬에 미친 영향 등등이 고려되지만, 어떤 작품이 내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나에게 준 영향력이나 나의 삶에 있어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앨범을 인생작으로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열일곱을 노래하고 있고, 내가 그 시절을 살아갈 때 많이 듣고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단순하게 화자의 노래와 서사에 공감하는 것이 아닌, 이후 시간이 흘러 이 노래를 들을때, 그 순간을 살아가던 나의 모습과 추억들이 떠오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