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 반전의 연속, 드라마 “악의 꽃”

드라마 <악의 꽃>은 2020년 7월 29일부터 9월 23일까지 방영된 tv N 수목 드라마다.

<악의 꽃>은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14년간 사랑해 온 남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라는 잔혹한 의심에서 출발하는 이 드라마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의 예측을 완벽하게 뒤엎는 반전을 선보였다. 드라마엔 다양한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흥미롭게 하였는데 핵심 반전 세 가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첫 번째 반전, “행복을 연기한 남자” 백희성의 진짜 정체

드라마의 포문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다정한 남편이자 완벽한 아빠인 금속공예가 ‘백희성(이준기)’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강력계 형사인 아내 차지원(문채원)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딸 은하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그였다.

하지만 카메라가 그의 서늘한 무표정을 비추는 순간, 드라마는 첫 번째 반전을 선사한다. 그가 18년 전 온 나라를 뒤흔든 ‘연주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도민석의 아들이자, 현재 수배 중인 용의자 ‘도현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나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도현수는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인물로 묘사된다. 거울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연습하고, 아내 앞에서는 철저히 ‘좋은 남편’을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극 초반, ‘주인공이 진짜 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극을 지켜보게 된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이 사실은 가장 위험한 인물의 은신처였다는 설정 자체가 소름 돋는 첫 번째 반전이었다.

 

두 번째 반전, 희대의 연쇄살인마? 껍데기 뒤에 숨겨진 무고한 진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극은 더 거대한 반전과 마주한다. 바로 도현수는 단 한 번도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과거 마을 이장이 남매를 상대로 기괴한 굿을 하려 하자, 누나인 도해수(장희진)가 우발적으로 이장을 살해했다. 동생인 도현수는 누나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도망치며 스스로 용의자가 되는 길을 택했을 뿐이다. 세상은 그가 ‘살인마 도민석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싸늘하고 기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연쇄살인마의 피를 이어받은 괴물로 낙인찍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던 도현수는 사실 그 누구보다 누나를 지키고 싶어 했고, 아내 지원의 곁에서 평범한 행복을 지키고 싶어 했던 피해자였다. ‘악의 꽃’인 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세상의 악의 속에서 처절하게 피어난 가련한 존재였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 최고의 반전으로 평가받는다.

 

세 번째 반전, 식물인간의 각성, ‘진짜 백희성’의 섬뜩한 정체

<악의 꽃>에서 가장 소름 돋는 역대급 반전을 꼽으라면 단연 ‘진짜 백희성(김지훈)’의 각성이다.

주인공 도현수가 ‘백희성’이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세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 비 오는 날 밤, 진짜 백희성이 운전을 하던 중 도로로 뛰어든 도현수를 차로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이후 진짜 백희성은 의문의 이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그의 부모는 아들의 비밀을 감추기 위해 수배 중이던 도현수에게 아들의 신분으로 살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진짜 백희성은 대저택 비밀의 방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하지만 중반부, 이 식물인간이 눈을 뜨면서 드라마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놀랍게도 과거 도민석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던 ‘연주시 연쇄살인사건의 진짜 공범’이 바로 식물인간 상태였던 진짜 백희성이었다.

김지훈 배우의 광기 어린 연기력이 폭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휠체어에 앉아 무해한 눈빛을 보내던 그가 자신을 돌보던 도우미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도현수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치밀하게 덫을 놓는 과정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결국 이 드라마는 ‘진짜 백희성의 신분을 훔쳐 착하게 살려던 남자’와 ‘자신의 신분 뒤에 숨어 악행을 이어가던 진짜 백희성’의 잔혹한 데칼코마니를 보여준다.

형사인 아내 차지원은 남편의 정체가 도현수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그의 오랜 상처와 무고함을 깨닫고 그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너는 나만 믿으면 돼”라며 도현수의 구원자가 되어주는 지원의 사랑은, 스릴러라는 장르 속에서 밀도 높은 감성 멜로를 완성해 냈다.

드라마 <악의 꽃>은 단순히 시청자를 속이기 위한 일회성 반전에 집착하지 않았다. 인물들의 전사와 심리 상태를 촘촘하게 쌓아 올린 후, 가장 극적인 순간에 비밀의 문을 하나씩 열어젖혔다.

이 팽팽한 반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구원과 사랑을 심도 있게 다루었기에, 종영한 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 작품은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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