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해 볼 작품은 <약한영웅>입니다. <약한영웅>은 2022년과 2025년 각각 Class1과 Class2로 나누어 공개되었습니다. 두 시즌 모두 원작웹툰의 내용을 각색하여 기존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성격을 병합하여 새로운 별개의 캐릭터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반영되지 않은 캐릭터들도 존재합니다. <약한영웅>은 몰입감있는 시나리오와 연출, 미장센과 영상미 등 전체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이끌어내며 기존 웹툰의 팬들 뿐만아니라 대중들, 그리고 평론가들까지 사로잡으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8부작이라는 적은 에피소드 안에서 서사에 대한 다양한 떡밥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추측을 유도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오늘은 이 <약한영웅> ‘Class1과 Class2’에 대한 분석을 간단히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약하지만 누구보다 정의로운 영웅들
이기는 것보다 지키고 싶었다 겉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타고난 두뇌와 분석력으로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해가는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끝내기 위해 싸워야만 한다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
위는 각각 시즌 1과 2의 로그라인입니다. 두 설명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폭력’인데요. <약한영웅>은 학원폭력에 관한 잔혹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주인공 ‘연시은’은 소위 학교폭력의 주범인 일진, 깡패 등과는 반대되는 인물이지만, 그가 폭력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앗아가려는 세력으로부터 그것들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되려 많은 것을 잃기도 하고 상황이 악화되기도 하면서 시은은 ‘옳은 방법은 무엇인지’,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관해 감정적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내적으로 점차 성장해갑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폭력이라는 부정한 방법에 저항하면서도 정의를 위해 폭력이 불가피한 상황속에서 요동치는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변화가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 사이의 평행이론
<약한영웅>은 연시은을 비롯한 친구들 무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Class1과 Class2의 무리는 각각 다음과 같은 유사한 역할들로 구성되며 유사한 평행이론을 보여줍니다.
연시은 (박지훈)
무리의 중심에는 역시 주인공 “연시은”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은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도, 느끼려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본인만을 위해 살아가며 남들에게 어떠한 간섭을 하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타인과 거리를 항상 두지만,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인물들과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참고있던 분노를 표출하게 되면서 인간관계라는 것의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점차 시은에게는 적과 편이라는 관계성이 자리잡게되며 적으로 부터 편을 지키기위해 행동적으로, 감정적으로 변화와 성장을 겪게됩니다.
오범석 – 서준태
이런 시은의 곁에는 범석과 준태같은 소위 “너드”와 같은 성격의 인물이 있습니다. 범석은 전학오기 전, 준태는 현재 학교에서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받고 일방적으로 맞거나 심부름을 하는 등 유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은 힘도 약하고 소극적인 인물이지만 시은을 비롯한 친구를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함께 맞서 싸우려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시은의 내재되어있던 정의감을 일깨워주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시간이 갈 수록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처음으로 누군가와 동등하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된 범석은 되려 그 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일그러지는 순간 과거의 트라우마가 생기며 점차 평등한 관계를 넘어 우월감과 권력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히며 어두운 길로 나아가며, 결국 Class1의 메인 빌런으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준태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조언을 해준 시은 덕에 용기를 가지게 되고 자신이 받은 만큼 친구들에게 먼저 도움을 주기위해 끝까지 노력하며 결국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며 두려움을 정의감으로 승화시키게 됩니다.
안수호 – 박후민/고현탁
또 시은에게는 싸움에 능하지만 절대 유해하고 불순한 의도로는 행하지 않는 정의를 상징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Class1의 수호와 Class2의 후민/고탁인데요. 이 인물들은 각각 복싱과 농구 같은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무술에 가까운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인물들의 싸움이나 괴롭힘 등을 저지하고 역시나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만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친구들을 위해 먼저 나서서 그들을 보호해주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친구들의 위기에도 신속히 달려가 겁없이 앞에 서는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많이 다치기도 하고 쉽게 빌런들에게 휘말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친구들 앞에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세번째 수업에 대한 이야기
※ 스포주의! ※
Class2는 결국 시은이 속한 은장고의 승리로 마무리되며 연합은 해체하게 되며, 식물인간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수호가 깨어나 시은과 재회를 하며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엔딩 후 쿠키영상에서는 최창희(조정석)이 금성제(이준영)에게 후임이 필요하다며 천강 명함을 건넵니다. 그리고 Class2의 메인빌런 나백진(배나라)의 장례식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이 때 박후민은 최근까지 적으로 지냈지만 과거부터 둘도 없는 친구관계였던 나백진의 죽음에 눈물을 펑펑 흘리는데요, 만약 Class3가 제작된다면 후민을 중심으로 백진의 죽음에 관한 실마리를 찾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실제로 쿠키영상의 흐름상 최창희가 소속된 청강이라는 조직에서 나백진을 죽였거나 혹은 죽음으로 위장했을 거라는 추측이 많이 돌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은이 수호의 혼수상태로 인해 겪었던 죄책감과 고독감에 관한 이야기가 후민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시즌1에서는 무리 내에서의 균열과 무리간의 대립이 다뤄졌다면 시즌2에서는 거대한 악의 조직과의 대립으로 그 범위가 커졌는데요, 시즌3에서는 최창희와 금성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청강이라는 훨씬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또 고3이 된 주인공들이 진정한 성인으로 나아가기 이전 마지막으로 더욱 더 성장해 나가는 서사를 어떻게 풀어낼 지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상평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만큼 감각적으로도 서사적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각각 캐릭터들의 특성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주인공 “연시은”은 기존 일진, 학교폭력물 등에서 볼 수 없던 시니컬하고 무감정하면서도 비상한 두뇌를 가진 캐릭터성이 가장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표정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은의 액션씬에서는 작은 행동과 표정 변화 만으로도 긴장감이 극대화 되었고 이후 다양한 사건들로 상실감을 경험할 때 느껴지는 눈빛과 미세한 떨림은 시은의 감정을 너무나도 잘 느끼게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또한 시은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는 설정에 맞게 “뉴턴의 제 2법칙”, “파블로프의 개 실험”, “작용 반작용의 법칙(뉴턴의 제3법칙)” 등이 언급되는 장면들이 시은의 캐릭터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라고 생각하여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요, 가장 큰 건 시즌1과 2모두 공통적으로 친구들간의 유대감이 깊이있게 전달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성과 악당과의 대립에 주로 초점을 두어 “언제 이 친구들이 이정도로 친해졌지?”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타인을 기피하던 시은이가 이정도의 유대감이 쌓이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과의 관계성과 유대를 더 잘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특히 시즌2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즌1에 비해 스토리상의 스케일이 커져서 보는 재미가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큰 규모의 세계관을 완벽히 활용하지는 못했다고 느껴졌고 빌런의 규모가 커졌음에도 그 대립의 해결을 “바쿠”라는 최강자로 간단히 해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시즌1보다 핵심 인물들이 많아져서 몰입이 분산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으며, 이로인해 각각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에 깊게 몰입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치만 전체적으로봤을 때, 계속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었고 몰입감 있는 액션신, 캐릭터들의 매력, 미장센, 영상미 등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자 아이들의 우정과 이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라는 메시지 자체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고 작중의 디테일한 요소들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한 번 감상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수호야 또 싸워버렸어. 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