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 누가 좀 말려줘라

 

바람2 라는 이름으로 홍보되고 있는 영화다.

정우 배우가 직접 광고도 하며 상영 중이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는 상황이다.

바람은 2009년 작으로 배우 정우의 학창 시절을 담고 있다.

리얼한 부산 사투리와 현실적으로 찌질한 캐릭터는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그라믄 안돼”, “내 서른마흔다섯살이다” 처럼 재밌는 대사들이 밈화 된 것 또한 흥행의 요소로 꼽힌다.

떄문에 바람은 “비공식 천만영화”라는 별명 또한 가지고 있다.

“그라믄 안돼, 친구들끼리 싸우고 그라믄 안돼”

 

짱구는 바람의 후속작으로 서울로 상경해 배우를 지망하는 정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줄거리

오디션 낙방에 지친 짱구, 고향인 부산으로 쉬러간다.

클럽에서 부킹 중 우연히 만난 민희에게 첫눈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를 의심하다 헤어지게 된다.

실연을 통해 성장한 짱구는 배우로서 성공하게 된다.

이해가 되는가?

줄거리라 축약하다 보니 저런가 싶지만 아쉽게도 저게 영화의 내용이다.

보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첫눈에 반했다는 설정에 힘을 싣기 위해 민희 역으로 f(x)의 크리스탈을 캐스팅 했다만 그것만으로는 헐겁다.

본인이 배우가 되는 과정을 다룬 것일 텐데 그 서사에 민희란 인물이 필요했을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진정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 것은 오디션 중에 만난 감독들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응원해준 이는 영화 스태프 한명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조연으로 영화에서 큰 비중 없이 등장한다.

배우가 되는 이야기에서 배우가 되는데 영향을 준 인물이 단역이라면 주연은 어떤 역할로 등장하는가?

주연이다 보니 서사를 이끌어간다.

그 서사는 민희와 정우의 연애담.

첫째는 이게 배우가 되는 이야기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둘째는 그 연애담 조차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

라는 문제를 가진다.

정우는 민희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는 사실 남자친구가 없었다 밝히며 정우와 연애를 시작한다.

만남 중에도 그녀는 연락이 안되는 일이 잦았기에 의심은 쌓이게 된다.

그러던 와중 친구 장재가 그녀가 호스트바에 다니며 돈을 탕진한다고 알려주며 의심은 확신이 된다.

정우는 민희를 찾아가 추궁하고 그녀는 왜 자신을 믿지 못하냐 화를 내며 이별하게 된다.

이 내용이 영화의 메인 서사라 봐야하는데 메인 서사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정우가 각성할 계기를 주는 나쁜 여성 역할이 필요한 것인가?

그래서 이별 장면에서 뜬금없이

“너같은 애들은 네가 1-2년 뒤에 네가 스타가 될거 같지? 안그래, 10년이 지나도 오디션이나 보러 다닐껄?”

라는 비난을 한 것일까?

민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 그녀가 실제로 나쁜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도 모호하다.

그리고 나쁠 수도 있는 그녀가 정우의 각성의 계기인가도 애매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등장한 것이지.

그녀의 존재는 정우가 배우 활동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듯한 인상만을 남긴다.

그리고 이는 결국 배우가 되는 엔딩의 감동을 저해시킨다.

 

 

리얼리티

바람에서의 리얼리티 요소는 굉장히 폭력성이 강했다.

청소년이 흡연을 하고, 직접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음주와 폭행, 갈취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0년대 중후반이라는 시대적 특성 탓에 폭력성은 용인되며 배우의 솔직한 고백으로 해소된다.

영화의 메시지가 평범한 학교생활을 할 걸이란 후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Wish라는 부제는 그러한 바람과 건강한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짱구에서 드러나는 리얼리티는 해당 맥락과는 거리가 있다.

신체적 폭력보단 정서적으로 거친 편이다.

부킹 중 만난 여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빻았다” 라 표현하거나,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과 잠을 잔다거나, 돈을 벌기 위해 깡냉이라는 동생이 호스트바에 출근하는 것 등 말이다.

그러한 리얼할 수는 있어도 현대 사회에서 쉽게 용인하기 어려운 정서다.

또한 그렇게 확보한 리얼리티가 작동하지 않는다.

리얼함을 통해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까닭.

그렇다고 배우가 되는데 그러한 배경을 극복하는가?

영화는 그냥 불쾌한 장면을 보여줄 뿐이다.

“박화영”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영화들과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처절함

정우가 오디션을 보는데 있어 진지한 모습은 등장하는가?

남의 연기를 따라하다 자신의 목소리로 연기하란 지적을 받고, 민희와 술을 먹다 오디션에서 졸며 대사가 없는 단역이라고 배역을 거절한다.

“바람은 이루어진다” 라는 부제와 달리 강하게 바라고 있다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오디션 장면에서 그는 타인의 연기를 오글거리게 따라하거나 개발 연기만을 보여줄 뿐이다.

 

청년들의 고뇌를 담는 성장 드라마라고 하기엔 고뇌는 느껴지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궁핍하다 하지만 자취방은 넓고 오디션을 전전하는 배우 지망생임에도 중고차를 사 부산을 갈 여유가 있다.

깡냉이는 할머니가 아프셔서 돈이 필요하다며 택배 일을 그만두고 호스트바로 출근하는 것.

이 부분 어디에서 청년의 고뇌를 느껴야 할까.

이 이야기가 과연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인가?

심지어 이 세명의 인물은 단독 포스터가 있지만 극중 역할은 딱히 없다.

정우 개인의 친구를 모티프로 만든 인물 같지만 그들을 모르는 우리에게 그들의 존재는 무의미하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나서 다음과 같은 감상이 들었다.

“되게 친하지 않은 친구의 인스타 프로필에 있는 블로그 글을 보고 온 것 같다.”

자기들만 아는 이야기를 영웅적으로 풀어놓으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영웅적은 아니겠다, 거친면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인간적인 면을 강조한 듯 하다.

그러나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아저씨의 겨드랑이 냄새를 “사람냄새”라 평하지 않듯 영화는 꽤나 불쾌한 경험을 남겼다.

 

109번째 오디션 장면에서, 최민식 배우의 연기를 자기대로 해석하여 연기하는 모습은 꽤나 호소력이 짙다.

바람 의 장례식 장면, 짱구박사 를 외치며 다가오는 아버지를 보며 울음을 참지 못하는 정우 배우의 모습.

응답하라 1994에서 등장한 쓰레기 라는 캐릭터 등을 보면 배우의 역량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감독으로의 도전은 짱구에서는 좌절되었다 표현해야겠다.

배우라는 바람이 이루어졌으니, 감독이란 바람은 접어두는 편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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