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을 좋아하면 죽는다’는 법칙의 마지막 변수 _ ‘마녀’

마녀는 시작부터 강한 궁금증을 던지는 드라마였다.

“정말 박미정은 마녀일까?”

사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질문 때문이었다. 단순한 미스터리 로맨스라기보다는, 박미정이라는 인물에게 정말 저주 같은 법칙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사람들의 공포와 편견이 만들어낸 희생양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드라마는 그 궁금증 하나만으로도 계속해서 다음 화를 보게 만든다.

드라마의 로그라인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다치거나 죽게 되면서 ‘마녀’라 불리며 마을에서 쫓겨난 한 여자와, 그런 그녀를 죽음의 법칙으로부터 구해주려는 한 남자의 목숨 건

미스터리 로맨스이다. 로그라인만 봤을 때는 누명을 벗기고 구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연히 박미정은 마녀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보기 시작했다.

박미정은 자신을 낳다 엄마를 잃고, 아빠와 둘이 살아간다. 예쁜 외모 때문에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한 남학생들이 계속해서 사고를 당하기 시작한다.

처음 미정이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던 남학생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후에도 감전 사고와 낙뢰 사고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건이 반복될수록 미정이조차도 스스로를 두려워하게 된다.

결국 미정이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급식 대신 도시락을 혼자 먹고, 최대한 남학생들과 엮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미정이를 이해하기보다 두려워했다.

“박미정을 좋아하면 죽는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된 말이 학교 전체로 퍼지고, 결국 마을 사람들까지 미정이를 ‘마녀’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미정이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을 뿐인데, 그녀는 점점 세상 밖으로 밀려난다. 학교를 그만두고, 사람들을 피해 새벽에만 밖에 나가는 삶을 살게 된 미정이의 모습은 너무 외로워 보였다.

특히 이 드라마가 더 씁쓸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결국 사람들은 진실보다 소문을 더 쉽게 믿는다는 점이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 사람을 공동체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이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박미정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판타지 설정 속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 속에서 상처받는 인물처럼 보였다.

그런 미정이를 계속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동진이다. 이동진의 시선에는 늘 박미정이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짝사랑처럼 보였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그 감정은

집착과 구원 사이 어딘가로 변해간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반전은, 결국 박미정에게 정말 ‘죽음의 법칙’이 존재했다는 점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마지막까지도 “결국 오해겠지”라고 생각하며 보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이동진 역시 박미정이 마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예상과 다르게, 정말 박미정을 좋아하거나 사랑하면 사고를 당한다는 설정을 끝까지 밀고 간다.

이 부분이 이 드라마의 가장 흥미로운 반전이었다. 단순히 소문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법칙이 존재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후반부에 가서는 “박미정은 마녀가 아니다”를 증명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럼에도 박미정은 사랑받을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컸다.

왜냐하면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의 중심이 미스터리보다는 이동진의 행동에 쏠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동진은 박미정이 마녀가 아니라는 걸 밝히기 위해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그녀를 관찰하며, 죽음의 법칙을 하나씩 테스트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점점 스토커처럼 보였다.

박미정이 사는 집을 알아내고, 그녀가 보이는 원룸을 계약하고, 일부러 배달 일을 하며 계속 주변을 맴도는 모습은 “한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랑”이라기보다

집착에 가까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특히 후반부의 몇몇 장면들은 긴장감을 만들기 위한 연출이라는 건 알겠지만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버스에서 한강으로 뛰어드는 장면 역시 몰입하기보다는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또한 굳이 서브 러브라인과 또 다른 ‘마녀 같은 사례’를 넣어야 했는지도 의문이었다.

오히려 그런 설정들이 들어가면서 정작 박미정과 이동진의 감정선이 흐려진 느낌도 있었다.

나라면 차라리 둘의 관계와 감정 변화에 더 집중했을 것 같다. 초반부가 강렬했던 이유도 결국 “박미정은 정말 마녀인가?”라는 질문과,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이동진의 감정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반부에는 미스터리보다도 두 사람의 감정선에 더 집중했다면 훨씬 설득력 있는 로맨스가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끝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결국 박미정이라는 인물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평생 숨어 살아야 했던 사람.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조차 두려워해야 했던 사람. 그런 미정이에게 이동진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그래서 더 슬프게 다가왔다.

“미정아 이제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그래도 괜찮아. 정말 괜찮아.”

아마 미정이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이동진의 독백 역시 이 드라마의 핵심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방법은 단 하나, 그녀가 날 사랑해주는 것뿐이다.”

죽음의 법칙을 깨는 유일한 방법이 결국 사랑이었다는 점. 그것이 이 드라마가 보여준 가장 아이러니한 반전이었다.

초반에는 강한 미스터리와 긴장감으로 몰입하게 만들었고, 후반에는 다소 아쉬움도 남았지만, “사랑이 정말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만큼은 끝까지 남기는 작품이었다.

‘박미정은 정말 마녀인가?’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집착, 구원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는 반전 미스터리 로맨스. 설정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고,

초반 몰입감 또한 강했던 만큼 후반의 전개가 더 아쉽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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