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TIS가 말하는 GREEN과 RED — 〈Red Red〉 리뷰

 

3세대 이후 여자 아이돌의 노래가 대중을 사로잡기 시작하면서, 남자 아이돌은 차트에서 한발 물러서게 됐다.

물론 남자 아이돌 노래가 전혀 유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라이즈의 〈Get A Guitar〉,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보이넥스트도어의 〈오늘만 I LOVE YOU〉 등 5세대 남자 아이돌부터는 조금씩 다시 대중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 흐름을 이어 오랜만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한 남자 아이돌 노래가 있다.

바로 CORTIS의 〈RedRed〉다.

과연 그들의 어떤 점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1. 자유를 추구하는 CORTIS

 

CORTIS는 작년 8월 18일 빅히트뮤직 소속으로 데뷔한 힙합·록 기반의 5인조 그룹이다.

팀명 CORTIS는 ‘COLOR OUTSIDE THE LINES’의 알파벳을 불규칙하게 조합해 만든 이름으로, 규칙과 기준에서 자유로운 팀이라는 컨셉을 담고 있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첫 선공개 곡 〈GO!〉부터 〈FaSHioN〉까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들이 만드는 음악을 보고 있으면 팀명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자유분방한 노래와 컨셉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며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을 〈RedRed〉 리뷰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2. 〈RedRed〉

 

 

CORTIS의 두 번째 EP [Green Green]의 타이틀곡 〈RedRed〉가 5월 4일 발매됐다.

투박한 신시사이저가 돋보이는 신스웨이브와 일렉트로닉 팝을 장르로 하는 이 곡은, 앨범명과 타이틀 곡명처럼 ‘GREEN’과 ‘RED’를 소재로 팀이 무엇을 지향하고 무엇을 지양하는지 이야기한다.

 

지금이야 재밌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 안무까지 전부 좋아하게 됐지만, 처음 발매됐을 당시에는 나를 포함한 많은 케이팝 팬이 적잖이 당황했다.

“도가니 사리기”, “궁뎅이 가리기”라는 가사가 멤버들 입에서 직접 발음되는 걸 듣고, 내가 들은 게 맞나 싶어 몇 번이나 다시 돌려봤을 정도다.

선공개 곡 〈YOUNGCREATORCREW〉로 이미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였던 터라, CORTIS는 이상한 음악을 만드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이상한 음악이 현재 차트 1, 2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국내외 리스너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자 이번엔 “요즘 노래들은 쓰레기다”, “대중의 감성을 모르겠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객관적으로 보면, 가사에 쓰인 단어들이 격식 있거나 품위 있는 표현은 아니다.

‘따바라’, ‘궁뎅이’, ‘도가니’ 같은 줄임말이나 낮잡아 부르는 말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곡이 생각 없이 만들어진 곡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사의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멤버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분명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다섯이 고개를 빙빙 입꼬린 올라가 히히

핸드폰 바꿔 놔 DND

Seeing all kinds of green green

I’ll do that sh- all with my team

누군가 싫어할 짓 알 바가 아니여 get it get it

신호등 바뀌었어 green green

 

1절 가사를 보면, CORTIS는 핸드폰을 방해 금지 모드로 설정하자 자신들을 방해하던 요소들이 모두 사라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로운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들을 팀원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자신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평가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를 드러낸다.

 

팔랑귀 팔랑귀 (that’s red-red)

눈치나 살피기 (that’s red-red)

도가니 사리기 (that’s red-red)

넘어가 울타리 green green

궁뎅이 가리기 (that’s red-red)

주변을 살피기 (that’s red-red)

쿨한 척 척하기 (that’s red-red)

You should come mess with the team

 

코러스에서는 남의 말에 휘둘리고, 눈치를 살피고, 쿨한 척하는 것.

그게 바로 RED라고 말하며, CORTIS는 그러지 말고 자유로운 우리와 함께하자고 한다.

 

They called me a freak

홀린 듯이, yeah

만들던 tracks, yeah

듣고 모인 friends, yeah

하루가 갈수록 늘어가 pack

 

2절 가사에선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괴짜라 부르지만, 그 괴짜가 만든 음악을 듣고 하나둘 모여드는 사람들은 매일 늘어날것이라는 포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팀명부터 가사까지, CORTIS는 일관되게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괴짜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러니 이 노래의 자유로움이 불편하다면, 그건 단지 취향의 차이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전 세계를 열광시킨 〈강남스타일〉도 깊은 사유를 담은 곡은 아니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었다면, 음악의 목적은 이미 이룬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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